5분 뛰고 & 5분 글쓰고

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1월 6일_혼자 걷는 법 (How to Walk Alone)

SSODANIST 2025. 11. 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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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춥지는 않다. 일교차가 크다. 미세먼지가 좀 있다.

기온: 최저5도, 최고 18ㄷ


가끔은 함께 걷는 것보다, 혼자 걷는 것이 더 멀리 데려다준다.

아침의 공기가 아직 차가운 시간, 이어폰도, 목적지도 없이 그냥 걸어본다. 어짜피 동네니까 ㅎ 누구의 속도에 맞출 필요도, 대화를 이어갈 이유도 없다. 발걸음이 가는 대로,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그때서야 나는 비로소 '나'라는 존재를 느낀다.

40대 후반, 공황장애와 함께 살아가며 나는 혼자 걷는 법을 배웠다. 처음엔 두려웠다. 혼자 있으면 불안이 찾아올 것 같았고, 공황이 오면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늘 누군가와 함께 있으려 했다.

하지만 어느 날 깨달았다. 진짜 두려운 건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었다는 걸. 그리고 그 두려움을 넘어섰을 때, 나는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 혼자 걷는다는 건, 자기와 대화하는 일이다

"I only went out for a walk and finally concluded to stay out till sundown, for going out,
I found, was really going in."

"나는 그저 산책하러 나갔다가 결국 해질 때까지 밖에 머물렀다.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 실은 안으로 들어가는 것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 존 뮤어

누구나 하루에 몇 분은 '조용한 대화'를 필요로 한다. 그 대화의 상대는 바로 자신이다.

"지금 괜찮은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나?"
"어디로 가고 싶은가?"
"무엇이 나를 진짜로 행복하게 만드나?"

이 질문들은 사람들 틈에서는 들리지 않는다. 회의실에서도, 카페에서도, 심지어 가족과 함께 있을 때도. 오직 혼자 걸을 때, 그 답이 마음 깊은 곳에서 천천히 올라온다.

걸으며 들려오는 건 발소리가 아니라, 내면의 회답이다.

경험상 걷는것보다 좋은 시간은 없다.

"I can only meditate when I am walking. When I stop, I cease to think; my mind only works with my legs."
"나는 걸을 때만 명상할 수 있다.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내 정신은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
— 장자크 루소

 

신경과학자들도 이를 뒷받침한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걷기는 창의성을 평균 60% 향상시킨다. 걸을 때 뇌의 여러 영역이 동시에 활성화되어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낸다.

스티브 잡스는 중요한 회의를 걸으며 했다. 마크 저커버그도 같은 방식을 따른다. 니체는 하루 8시간씩 걸으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구상했다.

위대한 생각은 책상이 아니라 길 위에서 태어난다.


🏔 홀로 걷는 자들의 이야기

헨리 데이빗 소로는 1845년, 월든 호숫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간 홀로 살았다. 그는 매일 최소 4시간씩 혼자 숲을 걸었다. 그의 책 월든에 나오는 이야기 이다.

"I never found the companion that was so companionable as solitude."
"나는 고독만큼 좋은 동반자를 찾아본 적이 없다."
- 헨리 데이빗 소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은둔자라고 불렀다. 하지만 소로는 세상에서 도망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혼자가 된 것이었다. 그는 "나는 숲으로 간 것이 아니라, 삶의 본질로 갔다."말했다.

체릴 스트레이드는 이혼과 어머니의 죽음으로 무너진 삶을 회복하기 위해 1,100마일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홀로 걸었다. 94일간의 여정을 그린 책 《와일드》에서 이렇게 말했다.

"I was amazed that what I needed to survive could be carried on my back.
And, most surprising of all, that I could carry it."

"내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등에 지고 갈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내가 그것을 짊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혼자 걷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용기다. 자신과 마주할 용기, 불편함을 견딜 용기, 답을 찾을 용기.
그래서 난 매일 걷는다. 비가와도 눈이와도 추워도 바람불어도...


☁️ 함께할 땐 몰랐던 길의 얼굴

누군가와 함께 걸을 땐 우리는 늘 '앞'을 본다. 목적지, 대화의 흐름, 혹은 상대의 속도에 시선이 묶인다. 그래서 빨리 걷고, 목적을 향해 가고, 도착하면 만족한다.

하지만 혼자 걸을 땐 다르다. 길가의 이름 모를 꽃, 낙엽이 부서지는 소리,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감촉,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모습 — 모든 게 새롭게 보인다.

세상은 그렇게 다시 '느껴지는' 곳이 된다. 혼자 걷는 시간은,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시간이다.

일본에는 '신린욕(森林浴, Shinrin-yoku)'이라는 개념이 있다. '숲 목욕'이라는 뜻으로, 숲 속을 천천히 걸으며 자연과 교감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 치바 대학 연구에 따르면, 숲 속을 15분만 걸어도:

  •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16% 감소
  • 혈압 2% 감소
  • 심박수 4% 감소
  • 부교감신경 활동 55% 증가

자연 속 혼자 걷기는 약이다.

나는 공황이 심했을 때, 약을 먹는 것만큼이나 혼자 공원을 걷는 것에 의지했다. 나무들이 나를 판단하지 않았고, 새들이 나를 재촉하지 않았고, 바람이 나를 위로했다.

그 시간들이 나를 살렸다.


🪶 고독과 외로움은 다르다

"Loneliness is the poverty of self; solitude is the richness of self."
"외로움은 자아의 빈곤이고, 고독은 자아의 풍요다."
— 메이 사턴

많은 사람들이 혼자 있는 것을 외로움과 혼동한다. 하지만 둘은 완전히 다르다.

외로움은 고통이다. 연결을 원하지만 얻지 못할 때 느끼는 결핍. 사람들 속에서도 외로울 수 있다. 오히려 사람들 속에서 더 외로울 때가 있다. 가짜 미소, 의미 없는 대화, 표면적인 관계.

고독은 선택이다. 혼자 있기로 결정하고, 그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 고독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정리하고, 재충전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심리학자 안소니 스토르는 《고독》에서 이렇게 말했다.

"The capacity to be alone is a valuable resource when changes of mental attitude are required. After major alterations in circumstances, fundamental reappraisal of the significance and meaning of existence may be needed."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은 정신적 태도의 변화가 필요할 때 귀중한 자원이 된다. 상황이 크게 변한 후에는 존재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혼자 걷는 법을 아는 사람은 고독을 친구로 삼을 줄 안다. 그는 혼자 있으면서도 세상을 느끼고, 조용히 있으면서도 여전히 살아 있다.

진짜 강한 사람은 혼자 있는 순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그 시간 속에서 자신을 더 단단하게 빚어낸다.


🎭 군중 속의 고독 vs 혼자 속의 평화

"I have lost friends, some by death... others through sheer inability to cross the street."
"나는 친구들을 잃었다. 어떤 이는 죽음으로... 다른 이들은 단지 길을 건너갈 수 없어서."
- 버지니아 울프

가장 외로운 순간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사람들 속에서 나를 숨겨야 할 때다. 진짜 나를 보여줄 수 없을 때, 가면을 쓰고 연기해야 할 때.

반대로 혼자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롭다. 누구에게도 설명할 필요 없고, 증명할 필요 없고, 인정받을 필요 없다.

"What is necessary, after all, is only this: solitude, vast inner solitude. To walk inside yourself and meet no one for hours — that is what you must be able to attain."
"결국 필요한 것은 이것뿐이다. 고독, 광대한 내면의 고독. 자신의 안을 걸으며 몇 시간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는 것 — 그것이 당신이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는 공황장애 치료를 받으며 사람들 속에서 괜찮은 척하는 것보다, 혼자 있으며 불안을 마주하는 것이 더 치유적이라는 것을이것을 배웠다. 

혼자 걸으며 나는 나 자신에게 정직해질 수 있었다. "지금 무섭다. 불안하다. 하지만 괜찮다. 이것도 지나간다."

그 정직함이 나를 치유했다.


🌙 혼자 걷는 사람의 리듬

혼자 걷다 보면 세상은 갑자기 천천히 움직인다. 그 속에서 나는 내 호흡, 내 생각, 내 리듬을 되찾는다.

달리기와 달리, 걷기엔 '여백'이 있다. 그 여백 속에서 나는 정리되고, 다시 살아갈 준비를 한다..

"All truly great thoughts are conceived while walking."
"진정으로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걸으며 잉태된다."
-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는 건강이 악화되었을 때도 매일 8시간씩 혼자 걸었다. 그는 스위스 알프스의 좁은 길을 오르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구상했다.

그는 "고독 속에서, 스스로에게 군중이 되라."라는 말도 남겼다.

혼자있는 시간 그리고 혼자걷는 시간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대목이다.

 

혼자 있을 때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 안에는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가 있다. 우리가 사랑한 사람들, 읽은 책들, 경험한 순간들이 있다.

혼자 걷는다는 것은 그 모든 것과 대화하는 것이다.


🚶‍♂️ 혼자 걷기의 실천

하버드 의대 연구에 따르면, 하루 30분 걷기는 몸과 마음에 아래와 같은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 우울증 위험 26% 감소
  • 불안 장애 위험 20% 감소
  • 인지 기능 향상
  • 수면의 질 개선

그리고 혼자 걸을 때 이 효과는 더 커진다. 왜냐하면 우리는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는 내가 추천하는 걷기 방법이다. 정답은 없지만 나는 무척 이방법으로 걸을때 자유로움을 느낀다.

 

혼자 걷기를 시작하는 방법:

  1. 이어폰을 빼라. 음악도, 팟캐스트도 없이. 세상의 소리를 들어라.
  2. 목적지를 정하지 마라. 발이 가는 대로 가라.
  3.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어라. 사진도 찍지 마라. 그냥 경험하라.
  4. 천천히 걸어라. 도착이 목표가 아니라 과정 자체가 목표다.
  5. 주변을 관찰하라. 하늘, 나무, 건물, 사람들. 판단하지 말고 그저 보라.
  6. 호흡에 집중하라. 들숨, 날숨. 발걸음과 호흡의 리듬.
  7. 생각이 떠오르면 환영하라. 억지로 명상하려 하지 마라. 생각이 흐르게 두라.

어쩌면 인생도 그런 걸지도 모른다. 함께 달리는 순간보다 혼자 걷는 여백에서 우리는 더 크게 성장한다.


🕯 오늘의 명상 — 혼자 걷는 용기

"If you are lonely when you're alone, you are in bad company."
"혼자 있을 때 외롭다면, 당신은 나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 장 폴 사르트르

오늘 하루 중, 단 10분이라도 혼자 걸어보자. 길이 어디로 향하든 상관없다. 그 길은 결국 '나에게로' 이어질 것이다.

걸으며 이렇게 말하자.

"나는 혼자서도 괜찮다. 혼자 걸을 수 있기에, 함께 걸을 때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다."

혼자 있을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함께 있을 수 있다. 혼자 걷는 법을 아는 사람은 결국 어디서든 흔들리지 않는다.


🌅 오늘, 당신에게

혹시 혼자 있는 것이 두렵나요?
침묵이 불편하고, 고요가 무섭나요?
늘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 안심이 되나요?

괜찮습니다.

혼자 걷는 법은 배울 수 있습니다.

처음엔 5분으로 시작하세요. 그다음엔 10분, 15분. 천천히 늘려가세요.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지면, 당신은 어디서든 평온할 수 있습니다.

혼자 걷는다고 외로운 것이 아닙니다.
혼자 걷는 것은 나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그 여정 끝에서 당신은 가장 소중한 친구를 만날 것입니다.

바로 당신 자신을.


"Knowing how to be solitary is central to the art of loving. When we can be alone, we can be with others without using them as a means of escape."
"고독할 줄 아는 것은 사랑의 기술의 핵심이다. 우리가 혼자 있을 수 있을 때, 다른 사람을 도피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
— 벨 훅스

혼자 걷는 법을 아는 사람은 결국 어디서든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세상 속에서도 자기만의 길을, 자기만의 속도로 걸어간다.

오늘도 나는 혼자 걷는다.
목적지는 없지만, 방향은 있다.
동반자는 없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는 나와 함께 걷고 있다.


오늘도, 우리는 혼자 걷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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