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1월 8일_작은 습관의 힘 (The Power of Tiny Habits)



날씨: 어제랑 비슷하다. 주말이라 그런지 더 포근한 느낌.
기온: 최저 9도, 최고 17도
우리는 무언가 바꾸려 할때 늘 큰 변화를 꿈꾼다.
"이번엔 정말 달라질 거야." "새해부터는 매일 운동할 거야." "이번 달부터는 책을 많이 읽을 거야."
그렇게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며칠은 열심히 하다가, 어느 날 문득 멈춘다. 그리고 자책한다. '역시 난 안 돼.'
하지만 삶은 그렇게 극적인 순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걸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됐다. 영화처럼 한순간에 모든 게 바뀌는 일은 없다. 진짜 힘은 작고 꾸준한 습관 속에서 나온다.
최근 공황장애로 무너진 내 삶을 다시 세운 건 거창한 결심이 아니었다. 단지 매일 아침 5분 달리기, 5분 글쓰기. 그 작은 약속이었다.
🌱 하루 5분이 만드는 큰 변화
처음 시작할 땐 솔직히 우습다고 생각했다. 5분? 5분이 뭘 바꿀 수 있을까.
처음 누구가의 이야기를 듣고 시작할 때도 반신반의했다. "일단 5분만 해보세요. 5분 달리고, 5분 글 쓰는 거예요. 그게 다예요." 나는 물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5분으로 뭐가 달라질까요?"
그는 미소 지었다. "5분은 시작하기에 완벽한 시간이에요. 너무 짧아서 핑계를 댈 수 없고, 너무 길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죠."
그래서 시작했다. 첫날, 운동화를 신고 현관문을 나섰다. 집 앞을 한 바퀴 돌았다. 정확히 최종 달린 시간은 4분 37초. 숨이 찼다. 다리가 무겁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공황이 올까 봐 무서웠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노트를 펼치고 5분간 그 느낌을 적었다. "오늘 밖에 나갔다. 무서웠지만, 해냈다." 둘째 날도 했다. 셋째 날도. 일주일이 지났다. 한 달이 지났다. 어느새 백 일이 지났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5분이 7분이 되고, 10분이 되고, 어느새 나는 30분을 달리고 있었다. 억지로 늘린 게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몸이 그 리듬을 기억했고, 마음이 그 시간을 필요로 했다.
하루 5분 글쓰기, 하루 5분 달리기. 짧은 시간 같지만, 그 5분이 모이면 일주일, 한 달, 1년의 내 모습이 달라진다. 계산해보니 놀라웠다. 하루 5분 글쓰기를 1년 하면 1,825분. 30시간이 넘는다. 30시간이면 중편소설 한 권을 쓸 수 있는 시간이다.
하루 5분 달리기를 1년 하면? 그건 단순히 시간의 문제가 아니었다. 심폐 기능이 좋아지고, 체력이 늘고, 무엇보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우리는 종종 '큰 시간'을 요구한다. "시간이 나면 운동할게." "여유가 생기면 글을 쓸게." 하지만 그 여유는 절대 오지 않는다. 시간은 만드는 것이지, 주어지는 게 아니니까.
사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느냐다. 작은 행동 하나가 내일의 나를 만든다.
🪶 습관은 내면을 단단하게 한다
불과 얼마 전, 아침에 일어나기 싫은 날이 있었다. 비가 내렸고, 몸이 무거웠고, '오늘은 그냥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그랬을 것이다. 핑계를 대고, 이불 속에 파묻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저녁에 자책했을 것이다. '역시 난 안 돼.' 하지만 그날 아침, 나는 일어났다. 왜냐하면 그게 이제 내 습관이었으니까. 생각하지 않았다. 판단하지 않았다. 그냥 운동화를 신었다. 밖은 추웠고, 비는 내렸고,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달렸다. 5분만. 집 앞을 한 바퀴. 돌아와서 옷을 갈아입고, 커피를 마시며 노트를 펼쳤다.
"오늘은 비가 왔다. 달리기 싫었다. 하지만 했다."
그날 작은 습관이 쌓이면 내 마음의 근육이 생긴다는 걸 깨달았다. 불안할 때도, 게을러지고 싶을 때도, 몸이 무거울 때도, "나는 오늘도 할 수 있다." 그 신념이 습관 속에서 생겨난다. 그건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다. 정체성의 문제다. 나는 더 이상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러너'다. 나는 더 이상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작가'다. 그 차이가 크다. 전자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후자는 그냥 그렇다. 물고기가 헤엄치듯, 새가 날듯, 나는 달리고 쓴다. 달리기에서 발걸음을 옮기듯 작은 반복이 결국 큰 변화를 만든다.
☀️ 습관과 자기 신뢰
공황장애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 신뢰의 상실이었다. 내 마음과 내몸을 믿을 수 없었다. 언제 공황이 올지, 언제 숨이 막힐지,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모든 게 두려웠다.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지하철을 타기 전에,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항상 긴장했다. '혹시 지금 공황이 오면 어떡하지?'
하지만 작은 습관이 그걸 바꿨다.
매일 아침 5분을 달렸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피곤해도, 아파도. 그리고 나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오늘 5분이라도 달리고,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고, 호흡을 고르며 마음을 다독이는 것. 그 작은 약속을 지킬 때마다 나는 나를 조금 더 믿게 됐다. '나는 할 수 있어.' 그 생각이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증거가 됐다. 백 번을 했으니까. 이백 번을 했으니까. 삼백 번을 했으니까.
그 작은 신뢰가 쌓이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며칠 전 중요한 자리가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밤새 걱정했을 것이다. 공황이 올까 봐, 말을 더듬을까 봐, 창피를 당할까 봐. 하지만 그날 아침, 나는 평소처럼 달렸다. 평소처럼 글을 썼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백 번도 넘게 약속을 지켰어. 오늘도 할 수 있어.'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떨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괜찮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나는 나를 믿었다는 것이다.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매일 하지는 못했다. 아팠던 날도 있었고, 여행 간 날도 있었고, 그냥 너무 힘들어서 못한 날도 있었다. 어느 날은 새벽 2시에 집에 도착해서, 침대에 쓰러지기 직전에 생각했다. '아, 오늘 달리기 못했네.' 자책이 밀려왔다. 하지만 이제는 완벽은 목표가 아니라는 걸 안다. 중요한 건 완벽하게 하는 게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거다.
못한 날이 있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다음 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일주일을 쉬었어도, 한 달을 쉬었어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 습관이 끊어졌다고 실패한 게 아니다. 다시 시작하지 않을 때 실패하는 거다.
어느 심리학자가 말했다. "습관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습관이 끊어졌을 때 다시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그 말이 나를 얼마나 자유롭게 했는지 모른다. 이제 나는 못한 날이 있어도 자책하지 않는다. 그냥 다음 날 다시 시작한다. "어제 못했네. 오늘은 하자." 그게 다다.
🌾 일상의 힘을 믿자
요즘 나는 삶을 바꾸는 건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며 삶을 바꾸는 건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식, 졸업식, 취직, 승진. 그런 순간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 순간들 사이에 있는 수천 개의 평범한 날들. 그게 진짜 삶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운동화 끈을 묶는 순간. 노트를 펼치고 펜을 드는 순간. 차를 내리고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 그 순간들이 모여서 인생이 된다.
우리는 매일 일상 속에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침대에서 5분 더 잘까, 아니면 일어날까. 과자를 먹을까, 아니면 물을 마실까. 유튜브를 볼까, 아니면 책을 읽을까.
그 작은 선택 하나하나가 쌓여서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1년이 되고, 10년이 되고, 결국 인생이 된다.
작은 선택 하나, 작은 행동 하나가 삶을 천천히 바꾼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큰 결심보다 작은 습관이 더 오래간다. 그것이 바로 오늘까지 이어온 '매일 오 분 쓰고 오 분 달리기'의 힘이다.
나는 이제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올해는 마라톤을 뛸 거야." "올해는 책을 열 권 읽을 거야." 그런 계획은 작심삼일로 끝나기 쉽다. 대신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오늘 5분 달릴 거야." "오늘 5분 글을 쓸 거야." 그게 다다. 내일은 내일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하루하루 쌓이다 보면, 어느새 마라톤을 뛰고 있고, 책을 열 권 읽고 있고, 나만의 원고를 완성하고 있다.
💫 습관은 나를 만든다
철학자가 말했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의 결과다."
나는 이제 그 말을 이해한다. 나는 내가 매일 하는 것들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매일 달리면 나는 러너가 된다. 매일 쓰면 나는 작가가 된다. 매일 친절하면 나는 친절한 사람이 된다. 매일 감사하면 나는 감사하는 사람이 된다.
정체성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매일의 작은 선택으로. 매일의 작은 행동으로 만들어진다.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이 내 정체성이 아니다. 매일 5분 달리는 사람, 매일 5분 쓰는 사람,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사람. 그게 내 정체성이다. 그리고 그 정체성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다. 나 스스로 매일 아침 운동화를 신기로 선택했다.
그 선택의 자유가 나를 자유롭게 만든다.
🕯 오늘의 명상 — 오늘의 5분을 소중히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묻고 싶다.
오늘 당신은 무엇을 5분 할 건가요?
거창할 필요 없다. 세상을 바꿀 필요도 없다. 그냥 당신을 위한 5분.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5분.
오늘 하루, 단 5분이라도 자신에게 투자하자.
스트레칭이든, 명상이든, 독서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무엇이든 좋다. 중요한 건 시작하는 것이다.
"오늘 이 작은 행동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
그 말을 기억하며, 오늘 5분을 시작해보자.
작고 꾸준한 습관이 모이면 삶은 어느새 더 단단하고, 더 자유로워진다.
💙 오늘, 당신에게
혹시 당신도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가 포기한 적이 있나요?
"이번엔 달라질 거야"라고 다짐했지만 며칠 못 가 멈춘 적이 있나요?
괜찮습니다.
다시 시작하세요. 하지만 이번엔 작게.
한 시간이 아니라 5분.
열 페이지가 아니라 한 문장.
10킬로미터가 아니라 한 블록.
너무 작아서 실패할 수 없을 만큼 작게 시작하세요.
그리고 매일 하세요. 완벽하지 않아도, 빠르지 않아도, 그냥 하세요.
그 작은 5분이 모이면, 당신은 1년 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나처럼.
오늘도 나는 5분 달렸다.
오늘도 나는 5분 썼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오늘도, 우리는 작은 습관으로 나를 만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