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1월 9일_내면의 평온, 바깥의 에너지 (Inner Peace, Outer Energy)

날씨: 청명하다. 미세먼지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기온: 최저 8도, 최고 17도
일요일 아침의 공기가 선선하게 스며든다.
발걸음을 옮기며 느끼는 숨의 흐름, 심장이 뛰는 리듬, 발바닥이 땅을 디딜 때마다 전해지는 단단한 감촉. 그 속에서 나는 오늘의 나를 다시 만난다.
요즘 내면이 평온해야 바깥에서도 에너지가 흐른다는 것을 자주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느낀다.
예전의 나는 몰랐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바쁘게 살고,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이 에너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쉬지 않고 달렸다. 멈추면 뒤처질 것 같았고, 느려지면 실패할 것 같았다.
하지만 공황장애가 찾아왔을 때, 그 모든 에너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 시절을 살아내며 진짜 에너지는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 안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 평온은 힘의 근원
일상은 늘 바쁘다. 회의, 메시지, 이메일, 전화. 끝나지 않는 일정, 쏟아지는 요청, 끊임없는 알림. 그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잃기 쉽다.
올여름 나는 완전히 소진됐다. 몸은 멀쩡했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슴이 무겁고, 하루 종일 안갯속을 걷는 것 같았다. 모든 게 의미 없게 느껴졌다.
회의에 앉아 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멀게 들렸다. 내 목소리도 내 것 같지 않았다. 그저 기계처럼 반응하고, 미소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그저 바깥을 향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었고 내면은 고갈됐다. 안이 비어 있는데 밖으로 무엇을 줄 수 있겠는가? 조금 멀리어 바라본 나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나는 그동안 내면을 돌보지 않았다. 그저 바쁘게 살면서 '나'를 잃어버렸다.
그래서 별짓을 다했다. 처음에는 암막커튼 뒤에 숨어 수면제로, 그리고는 시체처럼 누워서 유튜브를 보머 이시기를 어떻게 살아 나갈지 이것저것 시도하고 실패했다. 심지어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하는 시점까지 다다랐다. 그리고 그 시점 아주 작은 도전인 매일 아침 5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앉아서 숨을 쉬는 시간을 시작했다. 처음엔 견딜 수 없었다. 온갖 생각이 소용돌이쳤고, 불안이 밀려왔다. 머리속에서는 지속 소리쳤다.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되는데.' 하지만 계속했다. 매일 조금씩.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그 5분의 고요함이 하루 전체를 바꾸기 시작했다. 회의에서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사람들과 대화할 때 더 온전히 존재할 수 있었다. 내면이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상황도, 어떤 사람도 나를 지배할 수 없다는 걸 배웠다.
조용히 숨을 고르고, 마음을 정리하는 순간, 그 평온이 바로 힘이 된다. 그건 나약함이 아니라 회복이었고, 멈춤이 아니라 재충전이었다.
🪶 바깥의 에너지는 내 안에서 시작된다
여전리 평소와 같은 생활은 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변화고 있다. 프로젝트가 있을때 예전 같았으면 밤새 준비하고, 커피를 들이켜고, 긴장한 채로 회의실에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좀 달라졌다. 평소처럼 5분 달렸다. 5분 명상했다. 5분 글을 썼다. 그리고 회의실로 향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긴장하지 않았다. 아니, 긴장은 있었지만 그것에 휘둘리지 않았다. 내 안에 고요한 중심이 있었고, 그 중심에서 에너지가 흘러나왔다.
발표는 잘됐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진심이 담겨 있었다. 사람들의 눈을 보며 말할 수 있었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침착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얼굴에도 말투에도 나타나는 것을까? 회의가 끝나고 동료가 말했다. "오늘 뭔가 달라 보였어. 평온한데 에너지가 넘쳤어." 그때 비로소 바깥의 에너지는 내 안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나는 작은 몸짓과 작은 호흡부터 집중한다. 손끝의 따스함, 발바닥의 감각, 공기가 폐로 들어오는 느낌. 그 모든 것이 바깥으로 뻗어 나갈 에너지의 시작이다.
평온한 내면은 작은 친절로 드러난다. 동료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주는 작은 배려, 상대의 이야기를 온전히 듣는 집중. 그것이 사람들과 세상에 퍼진다.
어느 선승이 말했다. "고요한 연못은 달을 완벽하게 비춘다." 내 안이 평온할 때, 나는 세상을 더 명확하게 보고,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상황을 더 지혜롭게 다룰 수 있다.
☀️ 작은 행동이 큰 연결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몇 주 전, 동료와 의견 충돌이 있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즉각 반응했을 것이다. 목소리를 높이고, 내 의견을 밀어붙이고, 상대를 설득하려 애썼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 나는 한 박자 쉬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 안의 긴장을 느꼈다. '왜 나는 지금 화가 나 있지? 진짜 문제가 뭐지?' 그러자 보였다. 나는 화가 난 게 아니라 내 의견이 무시될까 봐, 내가 무능해 보일까 봐, 통제력을 잃을까 봐 불안했던 것이다.
그 불안을 인정하자 마음이 풀렸다. 그리고 동료의 말을 다시 들었다. 이번엔 방어적으로 가 아니라, 진심으로.
"네 말도 일리가 있네.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어. 같이 다시 생각해볼까?"
그 한마디가 모든 걸 바꿨다. 대립이 협력이 됐고, 갈등이 성장이 됐다.
급한 마음과 조급함은 오히려 에너지를 분산시킨다. 하지만 한 박자 쉬고, 호흡을 고르고, 진심으로 상대를 바라보면 작은 말과 행동에도 힘이 생긴다.
평온과 에너지는 분리되지 않는다. 내가 흔들리지 않을 때, 주위도 함께 흔들리지 않는다. 내가 평온할 때, 상대도 방어막을 내린다.
마치 파동처럼, 내 안의 평온이 주변으로 퍼져나간다. 가족에게, 동료에게,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게까지.
🌊 내면의 평온을 찾는 법
나는 매일 이런 루틴을 지켜가려 하고 있다.
1. 5분 침묵
일어나자마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핸드폰도 보지 않고, 뉴스도 확인하지 않는다. 그저 창밖을 보거나 눈을 감고 앉아 있는다.
2. 5분 호흡
깊게 숨을 쉰다. 들숨에 집중하고, 날숨에 긴장을 내보낸다. "나는 지금 여기 있다."
3. 5분 감사
오늘 감사한 것 세 가지를 떠올린다. 아주 작은 것도 좋다. 따뜻한 침대,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 어제 친구가 보낸 메시지.
4. 5분 달리기
밖으로 나가 천천히 달린다.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움직임 자체가 중요하다. 몸을 깨우고, 에너지를 순환시킨다.
5. 5분 글쓰기
오늘의 의도를 쓴다. "오늘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오늘 나는 무엇에 집중하고 싶은가?"
이 25분이 나의 하루를 바꾼다. 이 시간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는 엄청나다.
물론 매일 완벽하게 하지는 못한다. 어떤 날은 5분만 하고, 어떤 날은 아예 못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중요한 건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 균형의 예술
내면의 평온과 바깥의 에너지는 균형 속에서 완성된다.
너무 내면에만 집중하면 세상과 단절된다. 명상만 하고, 혼자만의 시간만 보내고, 사람들을 피한다. 그건 평온이 아니라 도피다.
반대로 너무 바깥에만 집중하면 자신을 잃는다. 끊임없이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바쁘게 산다. 하지만 공허하다. 뭔가 빠진 것 같다.
균형이 필요하다.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과 밖으로 나가는 시간. 고요한 시간과 활동적인 시간. 혼자 있는 시간과 함께 있는 시간.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에 집착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호흡, 마음, 행동에 집중할 때 우리의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달리기를 하며 체온이 올라오고 글을 쓰며 생각이 정리되는 것처럼, 내면과 바깥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삶의 리듬을 만든다.
마치 호흡처럼. 들숨과 날숨. 하나 없이는 다른 하나도 존재할 수 없다. 안으로 들어가야 밖으로 나갈 수 있고, 밖으로 나가야 다시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 공황 속에서 찾은 평온
솔직히 말하면, 공황장애는 여전히 내 삶의 일부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가끔 불쑥 찾아온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 예전엔 공황이 오면 완전히 무너졌다. 통제력을 잃고, 두려움에 압도당하고, '나는 끝났다'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다르다. 공황이 오면, 나는 안다. '아, 또 왔구나. 괜찮아. 이것도 지나간다.'
평온을 유지한다. 호흡에 집중한다. 저항하지 않는다. 그러면 공황은 더 빨리 지나간다.
역설적이지만, 공황장애가 나에게 내면의 평온을 가르쳐줬다. 극심한 불안 속에서 고요함을 찾는 법을 배웠다. 폭풍 속에서 중심을 지키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 평온이 이제는 일상의 모든 순간으로 확장됐다. 회의에서, 대화에서, 운전할 때, 줄을 서서 기다릴 때. 언제 어디서든 나는 내 안의 평온한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
🕯 오늘의 명상 — 내면에서 시작되는 에너지
오늘 하루, 잠시 눈을 감고 호흡을 느껴보자.
들숨... 날숨...
들숨... 날숨...
가슴이 올라오고 내려가는 것을 느껴보자. 심장이 뛰는 것을 느껴보자. 당신은 살아 있다. 지금 여기에.
그리고 조용히 말해보자.
"나는 내 안에서 평온하다. 그 평온이 세상 속에서 에너지가 된다."
명상이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다.
🌊 오늘, 당신에게
혹시 당신은 지금 소진되어 있나요?
끊임없이 바깥을 향해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나요?
내면은 고갈되어 있나요?
괜찮습니다.
멈춰도 됩니다. 안으로 들어가도 됩니다.
5분이면 충분합니다. 조용히 앉아서 숨을 쉬세요. 아무 생각도 하지 마세요.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그저 존재하세요.
그 5분이 당신을 채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충만함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흘러나올 것입니다.
내면의 평온을 지키는 사람은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자연스럽게 영향력을 발휘한다.
당신의 평온이 세상을 바꿉니다.
당신의 고요함이 다른 사람에게 평화를 줍니다.
당신의 중심이 주변을 안정시킵니다.
안에서 밖으로.
평온에서 에너지로.
고요함에서 힘으로.
오늘도 나는 5분 멈춘다.
그리고 그 멈춤이 하루를 움직인다.
내 안이 평온할 때, 세상은 저절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