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 & 생각

외로움은 느낌이고 고독은 선택이다.

SSODANIST 2025. 11. 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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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아름다운 고독

평일 이든 주말이든 불금이든 저녁에는 거의 집에 있다.

예전 같았으면 누군가와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을 시간이다.

여러 단톡방에는 "오늘 한잔?" 메시지가 오고 갔지만, 나는 조용히 읽고 창을 닫았다.

무례해서가 아니다.

이제는 그 자리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이 고요한 시간이 내게 주는 것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안다. 

사람들은 요즘 왜 그렇게 혼자 다니냐고 묻는다.

사람 만나야 한다고 친절한 충고들을 한다.

하지만 나는 고립된 게 아니라 외로운 것이 아니라 이 고독을 선택한 것이다.

 

젊었을 때는 몰랐다. 시작이 화려한 것들에 취해 살았다.
매일 밤 이어지던 술자리, 번개처럼 떠나는 여행, 새벽까지 이어지는 수다.

순간은 즐거웠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늘 남는 건 텅 빈 기분과 흐릿한 후회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외로움은 사람들 틈에서 느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외로움은 시끄러운 술집에서, 억지로 짓는 웃음 속에서, 관계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피로 속에서 누적되고 있다. 바로 그것이 진짜 고독이었다.

 

그래서 나는 끝이 아름다운 삶을 선택했다. 

요즘 내 아침은 새벽 다섯 시에 시작된다.

누가 시킨 것도, 증명할 필요도 없다.

그저 고요한 시간이 좋아서 차를 마시고, 창밖을 바라보고, 책을 펼친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이 시간. 세상이 깨어나기 전, 나만의 시간.

운동도 그렇다. 시작은 늘 무겁다.

몸이 말을 듣지 않고, 핑계는 스스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땀을 흘리고 난 후의 개운함은 그 느낌을 아는 사람만 안다. 

 

니체는 고독을 견딜 수 없는 자는 자유로울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마흔을 넘기고 나서야 이 말의 무게를 안다.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 자유다.

주말이면 혼자 무작정 걷는다 한다.

먼거리를 걷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숨이 차고, 다리가 아프고, 포기하고 싶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해서 느끼는 기분.

그리고  중간중간 마시는 시원한 물 한 모금.

그 순간에야 이것이 내가 원하던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요즘 사람들은 즉각적인 만족을 찾는다.

빠른 자극, 쉬운 재미, 편한 관계. 하지만 그런 것들은 금방 시들어버린다.

시작은 달콤하지만 끝은 허무하다.

이제 진짜 의미 있는 것들은 모두 시작이 무겁다는 것을 안다.

독서도, 글쓰기도, 명상도, 진지한 대화도. 시작하기 전에는 두렵고 귀찮다.

하지만 끝나고 나면 영혼이 채워진다. 그리고 결핍되었던 모든 것들이 채워진다.

 

사람들은 내가 외롭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SNS에 올릴 만한 화려한 모임도 없고, 자랑할 만한 인맥도 없다.

하지만 이 고요함 속에서 나는 더 단단해지고 있다.

짐 론의 말처럼, 쉬운 길은 점점 어려워지고 어려운 길은 점점 쉬워진다.

이제 나에게 새벽 기상은 쉬워졌고, 홀로 걷는 시간은 평화로워졌다.

대신 의미 없는 술자리는 견디기 어려워졌고, 피상적인 대화는 피곤해졌다.

 

이것이 나이 듦일까. 아니면 성장일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오늘 밤도 그렇게 혼자 시간을 보내다 잠이 든다.

하지만 외롭지 않다. 하루를 잘 살아냈다는 뿌듯함, 내일을 기대하는 설렘,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자부심. 이런 것들이 나를 채운다.

마흔의 끝자락에서 깨달았다.

행복은 시끄러운 곳에 있지 않다.

고요함 속에 있다.

많은 사람들 속에 있지 않다.

나 자신과의 깊은 대화 속에 있다.

끝이 아름다운 삶.

그것은 화려하지 않다.

조용하다. 하지만 단단하다.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누구에 의한 외로움 보다 스스로 선택한 고독에 익숙해져 보라

세상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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