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뛰고 & 5분 글쓰고

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6년 1월 8일 (목요일)_100가지 용기이야기 #32_느리게 가는 용기_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

SSODANIST 2026. 1. 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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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맑음, 목요일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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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은행에 갔다.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많았다. 번호표를 뽑으니 43번, 현재 진행 중인 번호는 27번이었다. 16명이나 기다려야 했다. 옆에 서 있던 젊은 남자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 진짜 오래 걸리네. 빨리 안 되나?" 직원이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 남자는 계속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나도 예전에는 저랬다. 기다리는 것을 못 견뎌했다. 신호등이 빨간불이면 짜증이 났고, 엘리베이터가 느리면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고, 음식이 늦게 나오면 불평했다. 항상 서둘렀다. 빨리빨리, 더 빨리. 느리면 뒤처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의자에 앉아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 며칠 전부터 읽던 책이었다. 천천히 한 페이지씩 읽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독서 시간이 됐다.

30분쯤 지났을 때 내 차례가 왔다. 업무를 보는데 10분 정도 걸렸다. 나오면서 생각했다. '40분이 걸렸네. 예전 같았으면 그 40분 동안 짜증만 났을 텐데, 오늘은 책을 읽었어. 나쁘지 않았어.' 은행을 나오는데 아까 그 젊은 남자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아, 진짜 시간 낭비했어. 40분이나 걸렸다니까!" 같은 40분인데 한 사람은 시간 낭비, 한 사람은 독서 시간. 차이는 마음가짐이었다.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옆 테이블 손님이 직원을 불렀다. "주문한 지 15분이 넘었는데 왜 안 나와요? 빨리 해주세요!" 직원이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지금 주방에서 준비 중입니다." 그 손님은 계속 시계를 보며 불평했다. 나는 그냥 앉아서 창밖을 봤다.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다니는 모습, 차들이 달리는 모습. 모두 어딘가로 서두르고 있었다. 나도 저랬구나. 항상 서둘렀구나. 그리고 깨달았다. 느리게 가는 것도 용기라는 것을.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 칼 오노레 - "느림의 힘"

저녁에 칼 오노레의 책 'In Praise of Slowness(느림의 찬양)'을 다시 펼쳤다. 캐나다 저널리스트인 그는 "슬로우 무브먼트"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책에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나눴다. 어느 날 공항에서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 오늘 밤에 책 읽어줄 거지?" "응, 하지만 빨리 읽어줄게. 아빠 바빠." 전화를 끊고 나서 충격을 받았다. '나는 아들에게 동화책조차 빨리 읽어주려고 하는구나.'

그때부터 그는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 항상 서두르고 있었다. 빨리 먹고, 빨리 일하고, 빨리 걷고, 빨리 말하고. 느리면 실패하는 것 같았다. 뒤처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빨리 산다고 더 많이 이루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많은 것을 놓치고 있었다. 아들과의 시간, 음식의 맛, 계절의 변화, 사람들과의 대화.

그는 실험을 시작했다. 천천히 먹기, 천천히 걷기, 천천히 일하기. 처음에는 불안했다. "이러다 뒤처지는 거 아니야?" 하지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천천히 먹으니 음식이 맛있었다. 천천히 일하니 실수가 줄었다. 천천히 걷니 주변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해졌다. 책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빠름은 현대의 종교가 됐습니다. 하지만 빨리 간다고 더 멀리 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천천히 가야 제대로 갑니다."


💪 서둘렀던 세월들

노트를 펼쳐 내가 서두르며 살았던 순간들을 적어봤다.

20대 후반, 회사에서 빠른 성과를 내려고 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승진하고, 빨리 인정받고, 빨리 성공하고 싶었다. 점심시간도 10분 만에 먹고 일했다. 회의 중에도 다음 일을 생각했다. 집에 와서도 계속 일 생각. 빨리빨리. 결과는? 1년 만에 탈진했다. 빨리 가려다 쓰러진 것이다.

30대 초반,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서둘렀다. "빨리 걷게 해야지", "빨리 말하게 해야지", "빨리 글자를 가르쳐야지". 돌이 되기 전에 걷게 하려고 억지로 세웠다. 아이는 울었다.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내가 서두른 것이다. 결국 아이는 아이 속도대로 걸었다. 13개월에. 내가 서두른다고 빨라지는 게 아니었다.

30대 후반, 운전할 때도 항상 서둘렀다. 신호등이 노란불이면 밟았다. 앞차가 느리면 추월했다. 5분이라도 빨리 도착하려고. 하지만 어느 날 사고가 날 뻔했다. 노란불에 달려가다가 옆에서 오던 차와 충돌할 뻔했다. 급브레이크를 밟고 멈췄다. 식은땀이 났다. '5분 빨리 가려다 목숨을 잃을 뻔했구나.'

모든 경우의 공통점이 있었다. "빨리 가야 해"라는 강박. "느리면 안 돼"라는 두려움. 하지만 결과는? 탈진하고, 사고 날 뻔하고, 많은 것을 놓쳤다. 빨리 간다고 더 잘 사는 게 아니었다.


🏃‍♂️ 오늘의 달리기 - 천천히 5분

오늘 아침 달릴 때 의도적으로 천천히 뛰었다. 평소보다 더 천천히. 거의 빨리 걷기 수준으로. 처음에는 이상했다. '이렇게 느려도 되나?' 하지만 계속 천천히 뛰었다. 주변을 보며 뛰었다. 나무들, 아침 하늘, 새들. 평소에는 못 봤던 것들이 보였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할머니, 산책하는 강아지, 일출의 색깔.

5분을 채우고 나니 평소보다 덜 지쳤다. 숨도 덜 찼다. 그리고 기분이 좋았다. 빨리 뛰려고 애쓰지 않으니 편했다. 누군가와 경쟁하지 않으니 자유로웠다. 내 속도로, 천천히, 즐기며. 이것이 진짜 달리기구나. 속도가 아니라 과정을. 결과가 아니라 순간을. 아내도 옆에서 천천히 뛰었다. "오늘 편하다." "나도. 천천히 뛰니까 좋네." "우리 앞으로 이렇게 뛰자." "좋아."

 


🔥 느리게 간 사람들

점심시간에 느림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봤다. 하야오 미야자키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인 그는 평생 "느리게 작업"하기로 유명했다. 그의 스튜디오는 CG를 거의 쓰지 않는다. 모든 장면을 손으로 그린다.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데 4-5년이 걸린다. 다른 스튜디오들은 1-2년 만에 만드는데.

투자자들이 물었다. "왜 이렇게 느리게 만드나요? CG를 쓰면 빠른데." 미야자키가 답했다. "빨리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서두르면 영혼이 없는 작품이 나옵니다." 그의 영화들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모노노케 히메' - 모두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었다. 그리고 모두 명작이 됐다.

또 다른 사례로 이탈리아의 "슬로우 푸드" 운동을 읽었다. 1986년 로마에 맥도날드가 들어왔다. 사람들이 빠른 음식에 열광했다. 하지만 한 미식가 카를로 페트리니가 반대했다. "음식은 빨리 먹는 것이 아닙니다. 천천히 만들고, 천천히 먹고, 음미하는 것입니다." 슬로우 푸드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비웃었다. "시대에 뒤떨어졌어", "빠름이 미래야". 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 슬로우 푸드는 전 세계적인 운동이 됐다. 160개국, 10만 명 이상의 회원. 사람들이 깨달았다. 빨리 먹는 것보다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페트리니는 말했다. "느림은 게으름이 아닙니다. 삶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 저녁의 성찰

밤 9시, 노트를 펼쳐 오늘을 정리했다. 오늘은 의도적으로 천천히 살았다. 은행에서 기다릴 때 짜증내지 않았다. 식당에서 음식을 천천히 먹었다. 달릴 때도 천천히 뛰었다. 예전 같았으면 모든 순간에 서둘렀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리고 깨달았다. 천천히 산다고 적게 이루는 게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더 많이 느끼고, 더 깊이 경험하고, 더 잘 살게 된다는 것을. 은행에서 40분을 기다렸지만 책 한 챕터를 읽었다. 시간 낭비가 아니라 투자였다.


☕️ 40대 후반, 느림의 발견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20대는 빨랐다. 빨리 가야 했다. 젊음이 무기였고, 속도가 경쟁력이었다. 30대도 비슷했다. 더 빨리, 더 많이. 하지만 40대 후반은 다르다. 더 이상 빠를 수 없다. 체력도 한계가 있고, 에너지도 한정적이다.

47세에 깨닫는다. 느림이 약함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지혜라는 것을. 빨리 간다고 먼저 도착하는 게 아니다. 제대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제대로 가려면 천천히 가야 한다. 서두르지 않고, 과정을 즐기고, 순간을 음미하며.


✨ 느리게 가는 법

노트에 실천 방법을 정리했다. 첫째, "여유 시간 두기". 약속 시간보다 10분 일찍 나간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 둘째, "한 번에 하나씩". 멀티태스킹하지 않는다. 지금 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셋째, "천천히 먹기". 한 끼를 최소 20분은 먹는다. 음미하며.

넷째, "걷기". 급할 때도 뛰지 않고 빠르게 걷는다. 다섯째, "기다림 즐기기". 기다리는 시간에 책 읽기, 생각하기, 사람 관찰하기. 여섯째, "느린 말투". 빨리 말하지 않는다. 천천히, 명확하게. 일곱째, "자연 속도 따르기". 억지로 빠르게 하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속도로.


🎯 내일을 위한 준비

다이어리에 내일 계획을 적었다. 내일도 천천히 살기. 서두르지 않기. 여유를 갖고. 과정을 즐기며. 속도보다 방향을. 빠름보다 제대로.


🌟 오늘의 약속

눈을 감으며 다짐했다. 오늘부터 나는 천천히 간다. 서두르지 않는다. 칼 오노레처럼 느림을 선택한다. 하야오 미야자키처럼 시간을 들인다. 슬로우 푸드처럼 과정을 음미한다.

느리게 가는 것은 뒤처지는 게 아니다. 제대로 가는 것이다. 빨리 간다고 더 잘 사는 게 아니다. 잘 간다고 잘 사는 것이다. 느리게 가는 용기, 그것이 삶을 즐기는 법이다.

 


 

내일도, 나는 천천히 갈 것이다.

서두르지 않고, 여유를 갖고, 순간을 즐기며.

느리게 가는 용기, 그것이 제대로 사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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