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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프게 한 말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었다

SSODANIST 2025. 9. 1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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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나를 아프게 한 말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었다 - 아우렐리우스편 검색 | 세계철학전집 2
  • 저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엮은이: 이근오
  • 출판: 모티브
  • 출간: 2025년 5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4018959

 

나를 아프게 한 말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었다 | 세계철학전집 2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행동이 아니라면 철학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람은 자기의 본성에 따라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 본성은 이성적이고, 공동체적이며, 행동하는 것이다”라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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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고독한 성찰이 주는 위로

2천 년 전, 게르마니아 전선의 차가운 텐트 안에서 한 남자가 펜을 들었다. 그는 로마 제국의 황제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내면과 마주한 한 인간에 불과했다. 세상의 모든 권력을 손에 쥐고도 "우리는 하루를 위해 태어났다"고 써내려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가 남긴 글은 권력자의 자서전이 아닌, 한 영혼이 자신에게 건네는 가장 솔직한 위로의 편지다.

매일 아침의 각오

"아침에 일어날 때 이렇게 말하라. 오늘 나는 참견쟁이, 배은망덕한 자, 거만한 자, 속이는 자, 시기하는 자, 비사교적인 자를 만날 것이다."

얼마나 현실적인 예언인가. 하지만 아우렐리우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무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해를 당할 수는 없다." 이 한 문장에서 우리는 진정한 현자의 모습을 본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인정하되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이해하려는 깊은 자비심을 말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보다 더 필요한 지혜가 있을까.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의 불완전함에 상처받고 분노하는 대신, 그들의 무지를 이해하고 나 자신의 평정심을 지키는 것. 이것이야말로 아우렐리우스가 우리에게 전하는 첫 번째 교훈이다.

죽음 앞에서의 담담함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직 오지 않은 일에 대해 미리 고통받는 것이다."

로마 황제라는 지위에 있으면서도 아우렐리우스는 죽음이라는 보편적 운명 앞에서 누구보다 겸손했다. 그에게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의 질서였다. 물이 바위를 뚫고, 바람이 모래를 날리듯, 시간 앞에서는 황제도 노예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는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우주는 변화이고, 삶은 의견이다." 이 간결한 문장 속에 담긴 철학적 깊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모든 것이 변하는 이 세상에서 불변이라고 믿는 것들조차 결국 우리의 '의견'에 불과하다는 깨달음. 이는 집착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열쇠가 된다.

내면의 행복

"네가 찾는 행복은 네 안에 있다. 외부의 것들에 의존하지 말라."

권력의 정점에 선 사람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이 주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세상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던 황제가 진정한 행복은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 이는 단순한 철학적 명제가 아니라 실제 삶을 통해 체득한 진리였다.

아우렐리우스는 매일 밤 자신에게 묻곤 했을 것이다. '오늘 나는 진정 행복했는가? 외부의 평가와 성취에 의존하지 않고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했는가?' 이런 자기 성찰의 흔적들이 명상록 곳곳에 스며있다.

현재의 힘

"현재에 집중하라."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 사이에서 흔들리는 현대인들에게 이만큼 직접적이고 명확한 조언이 또 있을까. 아우렐리우스에게 '지금 이 순간'은 우리가 진정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직 현재만이 우리의 의지와 선택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다.

장애물이 주는 선물

"장애물이 길이 된다."

이 역설적인 표현 속에는 스토아 철학의 핵심이 담겨있다. 우리가 피하고 싶어하는 어려움들이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된다는 것. 아우렐리우스 자신도 전쟁, 역병, 배신 등 수많은 시련을 겪으며 이 진리를 몸소 체험했다.

오늘날의 의미

그가 살다간지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그의 글이 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책이 단순한 철학서가 아니라, 한 인간이 자신과 나눈 가장 진솔한 대화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권력과 명예를 가진 자도 결국 우리와 같은 고민을 했고, 같은 아픔을 겪었으며, 같은 해답을 찾아 헤맸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아우렐리우스는 매일 아침 자신에게 다짐했다. "오늘 밤이 지나면 내일 아침이 온다. 그리고 나는 다시 선한 사람이 되려 노력할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받아들이면서도 끊임없이 더 나은 사람이 되려 노력하는 모습. 이것이야말로  명상록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네가 아침에 일어나기 어려워한다면, 이렇게 생각하라. 나는 인간의 일을 하기 위해 일어나는 것이라고." 평범한 일상조차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이런 시각의 전환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필요하다.

황제의 고독한 성찰이 건네는 위로는 시간을 초월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아우렐리우스의 말을 통해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찾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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