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누구한테도 지는 것을 싫어했고, 어떻게 잘 지는지도 몰랐다. 사실 잘 지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 같은건 해본적도 없다. 스파링을 할 때마다 상대의 기술에 당하거나 탭아웃을 하면 분노와 좌절감이 들었다.
내가 왜 이렇게 못할까?
내가 더 열심히 했으면 잘 했을까?
내가 주짓수에 재능이 없는 걸까?
이런 생각들이 온통 머릿속에 맴돌았다.
사실그렇게 되니 체육관에 가는것도 싫었고 매일 가기전 고민하고 문앞에서도 들어가는걸 고민했던것 같다.
그것이 벌써 거의 10년전이다. 그런 마음 가짐으로 배우고 중지하고를 계속 하다가 최근 40 중반이 되어서야 아이와 함께 다시 체육관을 찾았다.
그렇게 다시 주짓수를 배우게 되고 이제야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예전에는 혼자했던 고민들을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음과 같은 조언들을 얻었다.
- 욕심을 버리고 부상을 피하라.
- 오래 꾸준히 하고 본인에게 맞는 스킬을 찾아라.
- 수련시간의 밀도를 높이고 드릴을 많이 하라.
- 스파링을 많이 하되 영리하게 하라.
- 탭아웃도 생활화하라.
- 시합과 합동훈련에 자주 나가라.
이런 조언들을 읽고 나니, 내가 주짓수를 배우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이제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탭아웃도 생활화하라는 말이었다. 탭아웃은 상대방의 기술에 인정하는 표시이다. 대결에서 졌음을, 포기함을 표시하는것이다. 이전에는 이 행위가 그렇게도 싫었다. 하지만 탭아웃하지 않으면 부상의 위험이 있다. 또한 탭아웃하면 상대방의 기술을 배울 수 있고 동시에 나의 약점과 개선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탭아웃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버리기로 했다. 탭아웃은 내가 주짓수를 배우기 위한 필요한 과정임을 받아들이고 스파링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자세로 도전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주짓수 실력이 훨씬 늘고 있는것 같다. 누군가 그랬다 비워야 채울수 있다. 나의 에고를 버리는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대방의 기술에 당하지 않고 방어하거나 역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익숙해졌다. 또한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과 창의성도 키워지고 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주짓수를 즐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주짓수를 배우며 잘 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나에게 큰 성장의 기회였다.
아 이것을 10년전에 알았더라면 아마 블랙밸트를 받을 자격이 어느정도 빨리 생기지 않았을까? ㅎㅎ
자존심보다 학습욕이 더 커진 것 같다. 주짓수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친목도 다지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도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아들과 함께 할수 있으니 더할 나위없다.
주짓수는 나에게 건강과 자신감, 그리고 인생의 교훈을 준 소중한 스포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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