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새벽 다섯 시 반, 알람이 울린다. 손은 본능적으로 스마트폰을 더듬거리고, 뇌는 천 가지 핑계를 만들어낸다. '오늘은 날씨가 안 좋아', '어제 늦게 잤어', '내일부터 해도 되지 않을까'. 이불 속은 천국이고, 세상은 너무 차갑다.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늘 시작이 달콤한 것들에 열광한다.금요일 저녁, 퇴근길에 만난 친구와의 술자리는 첫 잔부터 황홀하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시원함, 쌓였던 스트레스가 녹아내리는 기분. "한 잔만 더"를 세 번쯤 외치고 나면, 우리는 어느새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에 젖어든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머리를 짓누르는 숙취와 함께 찾아오는 것은 후회뿐이다. '왜 그렇게 마셨을까', '오늘 미팅은 어떡하지'. 톨스토이가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
2025.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