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2월 3일_친구라는 이름 (Old Friends, Old Mirrors)_살아남은 동료들
날씨: 맑음, 바람이 차도 너무 차다. 기온: 최저 -4도, 최고 -9도공황이 찾아온 후 참 오랜만이었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야, 요즘 어떻게 지내?"목소리가 낯설었다. 아니, 익숙한데 낯설었다. 예전의 그 경쾌함이 사라지고, 조심스러운 숨결만 남아 있었다."뭐, 그냥 살지. 너는?""나도 그냥. 버티고 있어."우리는 한참을 말없이 있었다. 예전엔 할 말이 넘쳐났는데, 이제는 침묵이 더 편하다.친구가 말했다. "우리 인생 진짜 빠르게 지나간다."그 말에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는 진짜 어른이 되어버렸다. 아니, 중년이 되어버렸다. 🌱 친구는 거울이다어릴 땐 비교였다.누가 공부 더 잘하나, 누가 여자친구 더 예쁜가, 누가 대학 더 좋은 데 갔나.서른엔 경쟁이었다.누가 연봉 더 높나, 누가 직급 더 ..
2025. 12. 3.
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2월 1일_잊힌 취미 (What I Used to Love)_나를 회복시키는 것들
날씨: 맑음, 가을 햇살이 따뜻하지만 쌀쌀하다기온: 최저 1도, 최고 11도창고를 정리하다 기타 케이스를 발견했다.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언젠가 나는 기타를 치고, 책을 읽고, 가끔 혼자 영화도 보던 사람이었다. 주말 아침이면 카페에 앉아 책을 읽었고, 퇴근 후엔 기타를 꺼내 곡 하나쯤 연습했다.언제부턴가 취미는 사치가 되었다."시간 나면 해야지" 하다가, 시간은 영영 나지 않았다. 아이가 태어나고, 직급이 올라가고, 부모님이 편찮으시고... 하나씩 책임이 늘어날 때마다 취미는 조금씩 뒤로 밀렸다.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취미가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취미는 사치가 아니라 생존이다기타 케이스를 열었다. 줄이 늘어져 있었고, 케이스 안에서 곰팡이 냄새가 났다.손으로 줄을 튕겨보았다. 음이 제대..
2025. 12. 1.
타인의 비수를 내 심장에 꽂는 건, 결국 나였다
타인의 비수를 내 심장에 꽂는 건, 결국 나였다멀쩡하던 밤을 기어이 망쳐놓는 데는 딱 한 문장이면 충분했다. 그래, 고작 그 인간이 던진 무심한 말 한마디면 됐다. 상대는 이미 코 골며 잘 텐데, 나는 왜 이 거지 같은 말을 밤새 리플레이하며 홀로 고통받는가. "내가 뭘 잘못했나?", "혹시 내가 눈치가 없었나?", "아니면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나?" 같은 되도 않는 질문들을 머릿속에 돌려가며 스스로를 난도질한다. 침대에 누워서도, 화장실에서도, 심지어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도 그 장면이 재생된다. 감독판, 확장판, 디렉터스 컷까지 전부 다.이 정도면 사실상 자해 아닌가? 어디선가 '늘 비수를 들고 있는 건 상대방이지만, 그것을 내 가슴에 꽂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라는 말을 본적이 있다. 처음에..
2025.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