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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5월 23일, 금주 144일째,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by SSODANIST 2024.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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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가 계속 되고 있다.

오후에 나가서 좀 걸었는데 등에서 땀이 흘렀다.

하긴 숲도 없는 시멘트 바닥을 걸어 다녔으니 오죽했겠는가?

 

이젠 산책도 어려운 시기가 되어버렸다.

이래서 도심에 공원도 만들고 자연의 흙을 그대로 두어야 하는데

오늘도 걷다보니 새롭게 건축되어지는 발딩이 여러채고

리모델링하는 건물도 많이 보였다.

어느 곳에서도 나무를 심거나 꽃을 가꾸는 모습은 볼수 없었다.

 

안타까웠다.

물론 경제 논리로 더 가치를 많치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가 당연히 발전해 가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조화롭게 발전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랬다면 굳이 시간내고 차밀리는 도로를 달려

도외지로 땅을 밟으로 가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궁금해서 도심 녹지 비율을 찾아보니

한국은 기타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때 그리 낮은 편은 아니었다.

뉴욕이나 파리에는 공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녹지 비율이 현저하게 낮았다.

 

살아보니 이 녹지가 주는 장점이 많다.

녹지가 아닌 녹색 자체가 그런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나 도심 녹지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환경적 측면이 모두 그 범위에 있다.

다른건 몰라도 녹색 공간은 바로보고 것 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것 같다.

화가나거나 정신 혼란할때 공원을 걸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면

불안과 우울증 증상 같은 것에도 도움이 될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나 우리는 심신이 힘들면 자연 속으로 많이 떠나는데

이 시간이 정신적 휴식을 제공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큰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환경 및 경제적 가치로도 긍정적 역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남아있는 녹지공간이라도 잘 유지하여

후대에 남겨줘야 하는것이 우리의 숙제 아닐까?

소박하지만 멀지 않은 장소에 공원이 있고

걸을 수 있어 그것으로도 위안이되고 만족한다.

 

한 동안 우여곡절 없이 평안하게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또 한번의 언덕을 앞두고 있는 기분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명확하게 알고 있다.

못넘을 언덕도 아니고 힘들지만 어떻게든

넘어가서 웃고 있을 것이라는걸.

다만 늘 똑같지만 언덕을 넘어가는

그 어려움과 괴로움을 알기에

언덕을 마주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어쩌 겠는가 살다보면 언덕도 만나고

낭떠러지도 만나고 오르막도 내리막도 있는 법이다.

힘들어도 오르다 보면 정상이 나올것이고

또 다올랐으면 내려올때도 있을것이다.

올라갈때는 상하좌우를 살피며 올라가야하고

내려올때는 속도 조절을 잘 할줄 알아야 한다.

어짜피 인생은 굴곡이 있다.

굴곡을 지나며 멀미를 느낄것인가?

아니면 스릴을 느낄것인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있다.

기왕 이면 스릴을 느끼고 만족하며 굴곡을 넘어가자.

어짜피 지나고 나면 추억이고 배움이 있다.

 

도종환 시인의 글도 있지 않은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며

젖지않고 피어나는 꽃도 없다.

비바람 맞고 무수히 흔들리다가

그자리에 그렇게 피어난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예쁘게 피어나 보자

고약한 날씨 견디고 거친 파도에 맞서며

높은 언덕 넘어서 끝끝내는 멋지게 피어났으면 좋겠다.

 

저녁 약속이 있었다.

우연히 만난 인연이 좋은 인연이 되어 오래도록 보고 있다.

예전에는 가끔 소주를 나누던 사이였는데

이제는 좋은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이럴때 보면 술이 없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뭐 가끔은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들지만

술 없이도 충분히 의미있고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생각하니

금주가 일년이 아니고 더 길어 져도 될것 같다는 생각이다.

 

예전부터 백합탕을 참 좋아했는데

오늘은 백합이 코스로 나오는 백합 전문점을 처음 가봤다.

음식도 분위기도 마음에 드는 음식점 이었다.

역시 백합탕이 나올때는 주류 냉장고 쪽으로 눈이 가고

군침이 삼켜짐은 어쩔수 없는 현상인가?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좋은 안주는 마치 나에게 종소리 였고 조건반사였다.

 

인생이 그렇듯 짧은 하루도 감정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그럼에도 별탈없이 하루를 잘 보냈다.

내일은 벌써 금요일이다.

푹쉬고 행복하고 평안한 주말을 맞이하길 빈다.

오늘도 잘 살아 내었음을 감사하자.

내일의 인생을 격하게 응원한다.

 

모두의 건투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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