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직도 완전하지 않다.
저녁에 잠이 들지 못하는 것은 분명 다른 이유이겠으나
아침에 일어나는것도
움직이며 느껴지는 몸의 바이오리듬도
분명 정상은 아니다.
마치 주유소의 풍선인형과 같이 움직이는 느낌이다.
이런 기분은 또 태어나 처음 느끼는 것 같다.
어깨가 아파서 오십견이 왔나 싶더니
장염이 오고, 그리고 이후 여러 복합 증상이 발현 중이다.
50에 가까워 왔다는 경고일까?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어깨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무리를 한 적도 없는데 그냥 어느 순간부터 어깨가 아프다
단지 손을 만세만 해도 아프다.
선배들과 어른들이 그랬었다.
그냥 이유 없이 갑자기 아프면 그게 오십견이라고
우울하다....
일일 운세가 좋은 편이다.
믿는다기 보다는
지표가 좋은 날은 기분도 함께 좋다.
좋은 기분으로 일상에 임하다 보니 일도 잘 풀린다.
결국 그날 하루는 좋은 운을 가지고 생활한 것이 된다.
결국은 모두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뜻이다.
기운이 넘치지도 않고
욕심도 내지 않았으나
충만한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날씨는 정말 좋다.
그늘아래서는 시원하고
햇살은 이제 뜨겁지 않고 따뜻하다 느껴질 정도다
예보를 봐도 이제 뜨거운 여름은 지나갔다.
늦여름 초가을의 날씨가 서서히 시작될 것이다.
서울 번화가 곳곳에 걷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에어컨의 그늘 아래 숨죽이고 있던
외출 본능이 다시 깨어나는 것 같다.
그래야 한다.
사람이 움직여야 소비가 발생하고
소비가 발생해야 수요공급에 균형이 오고
결국은 경제가 제자리를 잡아간다.
물론 거시경제의 큰 흐름은 배제하고 말이다.
사실 거시경제의 큰 흐름은 겁이 날 정도다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를 예견했던
미스터 둠 루비니 교수는 경기하락을 일축한다.
닥터둠이 밝은 전망을 하니 뭔가 더 찝찝하다.
여러 지표들이 30년 만에 저성장 궤도로 접어든 모습을 보여주는데
왜 경착륙을 부르짖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
그럼에도 별문제 없이 경제가 활황인 황금시대가
한 번은 더 왔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강남역에서 미팅이 있었다.
날씨가 시원해져서 인지
몇 주전만 해도 늘 텅 비어있던 강남역 신논현역에 사람이 분볐다.
이제 좀 살아있는 도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약속은 12시였지만
교보문고에 들러서 책을 좀 볼 생각으로
한 시간 일찍 도착했다.
역시 교보문고... 규모... 분위기에 압도된다.
오랜 시간 머물면서 책을 보고 싶다.
서점 규모에 비해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현저히 좁다는 것이 늘 아쉽기는 하다.
아래층 핫트랙스랑 위층서점의
문구나 전자제품 잡화 코너를 통합 및 축소하여
책 읽을 공간이나 북카페로 꾸미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츠타야처럼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미면 참 좋을 텐데
그럼에도 정말 좋은 공간이고 오고 싶은 공간이다.
오늘 점심 약속장소는
신논현역 1~2번 출구 뒤편이다.
역삼과 논현 서초에 가까이 있지만
사실 그 부근은 반포동이다.
그리고 그 근처에는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식당들이 몇 개 있다.
오늘 점심은 새벽집에서 먹었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순두부를
숨두부라 브랜딩 하여 직접 만드는데
점심한상도 먹을만하고
저녁에는 두부와 보쌈을 안주로
막걸리도 한잔 하기 좋다.
난 이집 메뉴 중 청국장을 특히 좋아한다.
야채를 아주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근처에 7% 칠백 식당도 가성비가 좋고
바로 옆에 후포항 세꼬시도 추천할만하다.
예전부터 보면 약간 복개천 느낌의 도로에
늘 맛집이 많았던 것 같다.
대구도 범어시장 쪽으로 맛집이 많았던 기억이 있다.
맛있고 건강하게 점심을 먹고
바로 앞에 셀렉토에서 커피를 한잔하고 헤어졌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예상이 안되지만
그럼에도 기대감이라는 좋은 감정은 있다.
미팅을 마치고 강남역을 좀 걸었다.
덥지도 않으니 새로 생긴 매장도 보고
가을 상품 트렌드도 보고
걸으면서 눈이 바쁘다.
난 역시 걷는 게 체질이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부터 좀 서둘렀더니 졸음이 쏟아졌다.
그렇게 곯아떨어져 한두 시간여를 잤다.
백수가 되고 나니 자고싶을 때 자고
뭔가 하고 싶을때 할 수 있으니 너무 좋다.
뭐 평생은 못할 것을 알고 있고
잠시의 일탈이기에 더 달콤하지 않을까?
그리고 저녁에는 박여사의 등살에 떠밀려 운동을 등록했다.
요 며칠 아프고 탈이 나면서 급속이 말라가고
기력이 쇠하는 모습을 보고 과부가 될까 겁이 난 것일까?
등을 떠미는 정도가 아니라 멱살을 잡혀 끌려갔다.
그렇게 반년만에 정식으로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뭐라도 해야 몸상태를 유지는 할 것이고
강도가 세지면서 서서히 좋아질 것이다.
강제성을 부여했으니 열심히 한번 해보자.
이렇게 월요일 하루가 또 지나가다.
살아보면 하루가 정말 짧다.
무엇인가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돌아보면 정말 눈 깜짝할 시간이다.
불교에서는 시간의 최소단위를 나타내는 말로
찰나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우주와 역사를 세계로 본다면
개인으로서의 우리는
정말 찰나의 시간을 살다 간다.
그러니 한정적이고 짧은 시간 알뜰하게 살아야겠다.
오늘 또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고생 정말 많았다.
푹 쉬고 행복한 내일을 맞이하길 빈다.
그대들의 건투를 빌며 모든 인생을 격하게 응원한다.
잘 자라.
'백수일기(130일 완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 9월 4일~5일, 백수생활 47일째, 너의 우울이 길다. (10) | 2024.09.06 |
---|---|
2024년 9월 3일, 백수생활 45일째, 내 인생의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4) | 2024.09.03 |
2024년 9월 1일, 백수생활 43일째, 인생사 새옹지마(人生事塞翁之馬) (13) | 2024.09.02 |
2024년 8월 31일, 백수 생활 42일째, 아직도 4개월이나 남았다. (12) | 2024.09.01 |
2024년 8월 30일, 백수생활 41일째, 시간의 흐름을 느끼자 (8) | 2024.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