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또 휴일의 전날이다.
첫 주부터 매주 평일에 하루씩 쉬다 보니
이것도 익숙해지는 것인지
주 4일 근무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좀 바쁘겠지만 이것도 익숙해지고 효율화되지 않을까?
해외에서는 실험적으로 시행 중이고 국내에도 도입한 회사들이 보이는데
되도록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어 주 4일의 시대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 英 주4일제 6개월 실험 결론… 기업 92% "계속 유지"]
https://www.itworld.co.kr/news/279235
하루 종일 외부 일정이 많았다.
판교로 강남역으로 또 용산역으로
이상하게 미팅이 한번 잡히면 또 이렇게 몰린다.
가능하면 비슷한 방향으로 묶어서 가면 좋은데
평생 을로 사는 인생 안타깝지만 내 맘대로 할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최대한
동선을 효율적으로 만들로 운전을 할지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정하는 것뿐이다.
그래도 이 불경기에 꾸준히 찾아 주는 데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감사하게 방문하고 있다.
용산역에는 정말 오랜만에 들렀다.
용산역은 또 사연이 있다.
첫 번째로 이직하고 근무하던 건물이 LS용산 타워이다.
이십몇 층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랑 비교하면 정말 상전벽해를 이루었다.
주변에 없던 높은 건물들이 생겼고
앞뒤 옆으로 좁고 지저분하던 골목들은 정비가 되었다.
낡았던 상권들이 새 옷을 갈아입었고
무엇보다 예전에 어둡던 분위기가 없어졌다.
용산공원도 정리가 잘 되었고
오랜만에 가니 추억은 있고 익숙함은 없었다.
그렇게 모든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10년에 한 번 바뀌던 강산은 이제 매월 매주 매일 변한다.
부지런히 살지 않으면 시간에 파 묻혀 버릴 것이다.
여유는 가지되 늘 카멜레온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오늘 누군가 물었다
"나는 어떤 리더인가? 뭘 잘하는 리더인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부끄럽지만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나 스스로 답을 낼 수 있는 문제이기는 한 것인가?
내가 뭔가 잘하는 것이 있나?
나는 어떤 리더일까?
짧은 몇 초간 별의 별생각이 다 들었다.
그리고 가만히 되짚어 올라가 봤다.
나는 어떻게 사람들을 대했고 어떻게 소통했었던가?
그리고 무엇에 가장 중점을 두었었나?
아직도 좌중우돌 어설픈 리더이지만
떠올려 보면 초임 리더 시절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상처도 받고 상처도 주며 정말 모자람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렇게 부딪히며 배우고 노력하며 알게 된 한 가지는
바로 "공감능력"의 중요성이다.
공감능력은 정의마다 다르지만
넓게 타인의 기쁨, 슬픔, 공포와 같은
정서적 상태를 공유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것이 다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이 분명 있다.
이런 기술적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정말로 상대방을 걱정하고, 잘 되길 기원하고
나의 일처럼 고뇌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래서 쉽지 않았다.
숫자보고, 오퍼레이션 하고. 관리하는 것은
시간을 두고 노력하면 익숙해진다.
하지만 공감능력은 그렇게 가질 수 없다.
행동이 바뀌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마음이 바뀌는 것이다.
마음이 동해야 공감할 수 있다.
그렇기에 리더라는 것은 단순히 지시하고 명령하며
관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철저히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민할 수 있는 사고의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뢰가 구축되고 긍정적인 관계가 만들어진다.
공감을 나눌 수 있게 되면 누구나 자신의 일에 더 많은 가치를 느끼며
모두의 지향점을 위해 더욱 적극적이게 된다.
또한 서로 이해하게 되며 말보다 마음이 연결된다.
그래 바로 이거였다.
난 다른 건 몰라도 이것에는 집중했던 것 같다.
공감하는 마음 공감하려는 자세 고정관념 없는 마음
그렇게 사람들을 대하려고 애를 써왔다.
물론 지금도 고민하고 애쓰고 있다.
끝나지 않을 고민이고 완성이 없는 배움이지만
평생 이거 하나만은 정말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집에는 부모가 있다.
부모는 자식을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뒤에서 길을 안 잃어버리도록 가이드하는 사람이다.
하물며 인생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이다
인생 걸고 회사를 다니는 그들에게도
부모만큼은 아니라도 진정성 있고 공감해 주는 버팀목이 필요하지 않을까?
높은 자리에서 좋은 차 타고
거들먹거리며 좋은 술 마시고
인격적인 모독 하라고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니다.
함께 일하는 분들의 숨소리 발자국 소리도
티 안 나게 알아야 하는 것이 리더이다.
그렇게 최소한의 공감을 통해
그들의 인생이 잘 되게 빌어 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인 것이다.
마침 내일이 스승의 날이다.
나에게도 이렇게 늘 공감해 주고
이끌어 주고 걱정해 주던 좋은 스승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아직 많이 모자라고 부족하다.
멀리 그리고 만나지 못하며 소식이 끊긴 분들도 있지만
이렇게나마 감사함을 전한다.
"덕분에 잘 배웠고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 많은 공감들에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평범하게 쓰던 하루 일기가
자연스럽게 스승의 날 인사가 되었다.
어릴 때는 은사님 찾아가 소주도 한잔 했는데
핑계긴 하지만 먹고살기 빡빡하니 그런 여유도 없다.
하지만 감사한 마음은 잊지 말아야겠다.
휴일 전날인데 술을 안 마시니 특별할 것이 없다.
하루를 평소처럼 마무리했고 여유가 있을 뿐이다.
이제 금주는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이제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겠다.
오늘은
세상에 있는 모든 스승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그분들의 평안을 기원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안락한 휴일 되길 빈다.
행복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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