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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 글 쓰고

[북리뷰] 바보들의 배

by SSODANIST 2025.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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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바보들의 배
  • 원제 : The Ship of Fools
  • 부제: 어리석은 삶을 항해하는 인간 군상에 대한 통렬한 풍자 
  • 저자: 제바스티안 브란트
  • 옮긴이: 팀 구텐베르크
  • 출판: 구텐베르크
  • 출간: 2025년 2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5332076

 

바보들의 배

영국 성공회의 성직자 겸 시인이었던 알렉산더 바클레이가 펴낸 영역판을 번역한 것으로, 총 60가지 바보 이야기를 담았다. 무엇보다 중세 문학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원문의 운문형 문투를 산

www.aladin.co.kr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통찰과 성찰

 

나는 이 60가지의 어리석은 인간군상들 중 

몇 번째 바보일까?

과연 하나만 해당되겠는가?

어쩌면 60가지 모두를 가진 어리석음의 총체로 살아가며

죽을 때가 돼서야 그저 어리석은 한 명의 인간이었음을

알게 되는 정말 무지한 한 명의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 세바스찬 브란트의 바보들의 배는 1494년 작품이며

중세 후기의 정치 종교 문화 등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한 문학적 풍자서로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날카롭고도 유머러스하게 쓰여졌다.

출간 후 전 유럽에서 신드롬을 만들어낸 이 책은

당대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새로운 시대로의 변화를 이끈

종교개혁과 르네상스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을 정도로

당시 사회에는 엄청난 파장을 만들어낸 작품이다.

원래는 더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이 책은 

알렉산더 바클레이가 펴낸 영역판을 번역한 것으로

60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은 다양한 악덕을 상징하는 바보들로 가득 찬 배가

가상의 바보들의 나라, 바보들의 유토피아인

나라고니아(Narragonia)로 항해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이 풍자적인 이야기 속에서

동시대인의 도덕적, 지적 결함을 신랄하게 비판하는데

이는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이 되어 

여러 차례 번역되고 재출간되었으며

비슷한 유형의 수많은 문학작품들의 지향점을 만들었다.

 

바보들의 배의 핵심은 인간의 자기 파괴적 성향을 탐구하는 것이다.

저자가 만들어낸 바보들은 단순 무지한 캐릭터들이 아니라

스스로를 망치는 존재들로 지혜를 받아들여 덕을 쌓을 기회를 외면한다.

60여 가지의 바보들로 표현하는 풍자적인 운문은

각장 앞의 인상적인 목판화와 함께

탐욕, 허영, 오만이 어떻게 사회를 몰락시키는지를 보여준다.

 

책 속의 각 장은 서로 다른 유형의 어리석음을 조롱하는데

예컨대 책을 수집하지만 읽지 않는 학자

과식과 사치에 빠진 탐식가

정의보다 권력을 추구하는 지도자 등이 그 대표 예다.

 

저자의 비판적 시각은 개인에 국한되지 않고

당대의 사회 및 정치 구조 전반으로 확장된다.

성직자의 부패, 귀족들의 가벼움

그리고 일반 민중의 비이성적인 행동이

그의 바보들을 통해 형상화된다.

 

과연 그런 바보들이 15세기 유럽에만 살았을까?

현대 독자들은 저자의 바보들 이야기에서

현대 정치, 소비문화, 그리고 끝없는

지위 경쟁을 반영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어리석음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도덕가와 철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초월하여 지속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책을 보면 느낀 가장 인상적인 통찰 중 하나는

누구도 어리석음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그의 바보들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반성적 측면은 독자들이 타인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결함을 마주하도록 만든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한 풍자가 아니라

도덕적 지침서로서 수백 년에 걸쳐

독자들에게 지속적인 자기 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듯하다.

 

50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바보들의 배는

인간 본성에 대한 예리한 논평으로 남아 있다.

저자의 통찰력은 어리석음이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인간 조건의 본질적인 부분임을 상기시킨다.

이 책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의 허영, 탐욕, 무지가

지속되는 한 바보들의 배에는 언제나 새로운 승객이 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대를 돌아보게 한다.

지금 이 순간 한국이라는 배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상실과 절망의 시대 그리고 광기와 비이성의 시대

사공이 많은 배는 틀림없이 산으로 갈 것이고

어리석고 무능한 선장은 배를 좌초시킬 가능성이 다분하다.

승선 유무를 선택할 수 없었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의 수많은 바보들을 자신과 서로에게 비추며

통렬하게 반성하고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그래 그것이 바로 저자가 진정 원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거울을 보라 그리고 그 속의 바보를 보며 생각하라.

모자람을 알아야 채울 수 있고

어리석음을 알아야 지혜를 얻을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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