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1도의 가격
부제: 기후변화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저자: 박지성
옮긴 이: 강유리
출판: 윌북
출간: 2025년 7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7023246
1도의 가격 : 알라딘
이제 중요한 질문은 기후변화가 실존하는가가 아니라, 이미 닥친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느냐다. 빌 게이츠가 자문을 구한 와튼스쿨 환경경제학자이자 주목받는 한국계 소장학자인 박지성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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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 burn 경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기후변화의 진짜 비용
적절한 시기? 어쩌면 한참 진행 중인 재앙 기후변화에게 환경경제학자인 저자가 써내려간 역작이다.
인류를 끓는 지구속의 개구리라 표현한 것부터섬뜩한 느낌이지만 결국은 다시 인류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
기후변화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서점을 채우고 있다. 하지만 와튼 스쿨의 경제학자 박지성 교수의 이 책은 특별한 의미를 준다. 이 책은 지구 온난화의 극적인 재앙보다는 우리 일상에 스며든 미묘하지만 심각한 변화들을 데이터와 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조명한다.
보이지 않는 기후 재앙
박 교수는 기후변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자고 제안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떠올릴 때 허리케인, 산불, 홍수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일상적인 온도 상승이 가져오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책의 제목 'Slow Burn'은 매우 적절하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진행되는 손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목차를 보면 저자의 논리적 구성이 잘 드러난다.
1부에서는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하고,
2부에서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온도 상승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3부에서는 기후변화가 어떻게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지 살펴보고,
4부에서는 해결책을 모색한다.
데이터가 말하는 충격적인 진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풍부한 데이터와 경제학적 분석에 기반한 객관적 접근이다.
기후영향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적응 없이 현재 상황을 미래로 단순히 연장할 경우 기후변화로 인해 10만 명당 221명의 사망률 증가가 예상된다고 박 교수는 인용한다. 이는 단순한 추정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에서 나온 결과다.
더 놀라운 것은 기온 상승이 인간의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이다. 표준화된 시험 성적부터 프로 테니스 경기, 제조업 생산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더운 날씨가 인간의 성과를 크게 저하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후 불평등의 심화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기후변화가 기존의 사회적 불평등을 어떻게 심화시키는가이다. 지구 온난화는 '미묘한 사회적 격차'와 불평등을 가속화하며, 적도 근처의 가난한 개발도상국들에서는 기온 상승으로 인한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온화한 기후의 국가들보다 거의 두 배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기후변화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정의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을 부유한 나라들이 오히려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가장 큰 피해를 받을 가난한 나라들은 적응 능력이 가장 부족한 현실이다.
객관적이면서도 긴급한 메시지
여러 리뷰들을 보면 이 책에 대한 평가가 흥미롭다. 기후변화의 배경을 공포 조장이 아닌 객관적 분석으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이 답이며, 깊이 있고 객관적인 분석과 좋은 문체, 명확한 설명을 제공한다는 평가가 있다. 동시에 경제학 지식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저자는 명확하고 현실을 잘 반영했으며, 비용이 복합적으로 쌓이기 전에 즉각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강력한 논거를 제시한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적 맥락에서의 의미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 특히 의미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한국도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학습 능력 저하, 노동 생산성 감소, 건강 문제 등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이다. 또한 한국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 문제들과 기후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도시 열섬 현상으로 인해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저소득층 밀집 지역이 더 큰 기온 상승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은 저자가 지적하는 '기후 불평등'의 한국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은 절망적인 미래만을 그리지 않는다. 4부의 제목 '아직 늦지 않았다'에서 보듯이, 저자는 여전히 희망적이다. 다만 그 희망은 단순한 낙관주의가 아니라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경제학적 사고에 기반한 것이다. 기후변화 관리에 대한 지금까지의 노력은 주로 문제의 심각성을 대중에게 알리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조치를 고안하는 데 집중되었지만,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가혹한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책입안자들은 완화뿐만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지적하며, 적응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결론: 새로운 기후 담론의 시작
책은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 단계 높이는 중요한 작품이다. 극단적인 기상 현상에만 집중하던 기존의 담론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온도 상승이 가져오는 미묘하지만 심각한 영향들을 조명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이 특히 값진 이유는 공포나 감정에 호소하는 대신 데이터와 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객관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논거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 회의론자들도 쉽게 반박하기 어려운 과학적 근거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책은 기후변화가 환경 문제를 넘어 사회 정의의 문제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미치지 않으며, 가장 취약한 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받는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한국 사회도 이제 기후변화를 재해 대응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교육, 노동, 건강, 사회 정의 등 모든 영역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다. 책은 그런 새로운 기후 담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사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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