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못했지만 궁금증은 많았다
호기심이 만든 위대한 발견
내가 시골에서 개미집을 들여다보고, 나비의 날개 무늬를 관찰하며 시간을 보낼 때, 나는 몰랐다. 세상에는 나와 똑같은 아이가 있었다는 것을. 그 아이는 훗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곤충학자가 되었다.
장 앙리 파브르(Jean-Henri Fabre, 1823-1915). 그는 『파브르 곤충기』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랑스의 곤충학자다. 하지만 그의 어린 시절을 보면, 나와도 어느정도 닮아있다.
파브르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학교 성적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특별한 것이 있었다. 자연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이었다. 나역시 그랬고 ...그랬다.
똑똑하지만 공부를 못하는 아이
"파브르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한다."
이는 파브르의 초등학교 선생님이 했던 말이다. 내가 어린 시절 들었던 말과 똑같다.
파브르는 수업 시간에 창밖을 내다보며 나비가 어떻게 날아가는지, 개미들이 어떻게 줄을 서서 이동하는지 관찰했다. 선생님이 수학 문제를 칠판에 적는 동안, 그는 책상 위에 올라온 작은 거미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집중해라, 파브르!"
선생님의 호통소리가 들려와도 파브르의 관심은 온통 자연에 있었다. 그는 방과 후면 들과 숲으로 달려가 곤충들을 관찰했다. 집에 가져온 곤충들을 보고 어머니는 기겁을 했다.
"이 아이는 도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부모님의 걱정과 달리, 파브르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호기심이 만든 독학의 힘
파브르는 15세에 사범학교에 입학했지만, 여전히 정규 교육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신 그는 독학으로 자신의 지식을 쌓아나갔다.
그가 읽은 책들을 보면 놀랍다. 수학, 물리, 화학, 식물학, 지질학... 모든 분야의 책을 섭렵했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항상 살아있는 생명체, 특히 곤충에 집중되어 있었다.
"나는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들판에서 배운 것이 더 많다."
파브르는 훗날 이렇게 말했다. 그의 진짜 교실은 자연이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곤충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행동과 습성을 기록했다. 그의 호기심은 결국 과학적 발견으로 이어졌다.
실패한 교사에서 세계적 학자로
파브르는 처음에는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하지만 그는 전형적인 교사가 아니었다. 아이들을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 직접 자연을 관찰시켰다. 꽃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실제 꽃을 가져왔고, 곤충의 생태를 보여주기 위해 살아있는 곤충을 교실에 풀어놓았다.
"아이들은 살아있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의 교육 방식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전통적인 교육 당국은 그의 방식을 못마땅해했다. 결국 파브르는 교직을 그만두고 독립적인 연구자의 길을 택했다.
55세에 그는 『곤충기』 1권을 출간했다. 그것은 단순한 학술서가 아니었다. 곤충들의 생태를 마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서술한 과학 문학이었다.
호기심이 만든 불멸의 작품
파브르의 『곤충기』는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다윈은 그를 "비교할 수 없는 관찰자"라고 극찬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다.
그가 위대한 이유는 단순히 곤충을 연구했기 때문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품었던 순수한 호기심을 평생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곤충들의 본능을 알고 싶었을 뿐이다."
파브르는 90세가 넘어서도 여전히 곤충을 관찰했다. 그의 호기심은 나이와 함께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어졌다.
내 안의 파브르
파브르의 이야기를 처음 알았을 때, 나는 소름이 돋았다. 시골에서 자연을 관찰하며 끝없이 질문을 던졌던 내 어린 시절과 너무나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파브르처럼 곤충학자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호기심은 내 인생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 제품은 왜 잘 팔리지?" "고객은 진짜 무엇을 원하는 걸까?" "이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영업 현장에서 던진 수많은 질문들. 그것들은 모두 어린 시절 자연 앞에서 던졌던 질문들의 연장선이었다. 호기심은 내가 평범한 영업사원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호기심이 만든 차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많다. 하지만 진짜 호기심을 가진 아이들은 드물다. 호기심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질문을 만드는 힘이다.
파브르는 곤충에 대한 기존의 지식을 외우지 않았다. 직접 관찰하고 의문을 품었다. 그래서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업 교육에서 배운 매뉴얼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왜 이 방법이 효과적일까?"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끊임없이 질문했다.
그 호기심이 결국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갔다. 평범한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해주었고, 남들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게 해주었다.
호기심의 힘
파브르는 말했다. "호기심은 학문의 어머니다."
나는 여기에 덧붙이고 싶다. 호기심은 성공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공부를 못해도 괜찮다. 성적이 나쁘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 호기심이 결국 당신을 다른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어린 시절 내가 개미집을 들여다보며 품었던 의문들, 그것들이 훗날 고객의 마음을 읽는 통찰력이 되었다. 자연을 관찰하며 기른 관찰력이 시장을 분석하는 능력이 되었다.
파브르처럼 위대한 학자가 되지 못해도 괜찮다. 호기심만 있다면, 당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길에서 성공할 수 있다.
"천재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에 불과하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당신 안의 호기심 많은 아이를 깨워라. 그 아이가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
'책은 나를 회장실 까지 데려다 주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B5] Chapter 1. 시골 소년, 질문 많은 아이 (6) | 2025.07.09 |
---|---|
[B3] 목차 마무리 단계 (3) | 2025.07.09 |
[B2] 책 제목과 주제에 대한 고민들 (2) | 2025.07.09 |
[B1]가제'책은 나를 회장실 까지 데려다 주었다' 책을 쓰기 시작하며 (0) | 2025.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