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도 도전했지만, 나는 늘 낯선 쪽에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대에 진학했을 때, 나는 처음으로 '계층'이라는 것을 느꼈다.
대학교에는 서울에서 온 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은 나와 같은 한국어를 썼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들 같았다. 옷차림부터 말투까지, 심지어 걷는 모습까지 달랐다.
"너희 집 어디야?" "강남이야. 너는?" "강원도 산골이야..."
대화는 항상 이렇게 시작되고, 이렇게 끝났다. 그들은 "아, 그렇구나" 하며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 뒤에 무엇이 있는지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학생회하며 동아리하며 술을 마시며 4년을 보냈다.
4학년때 공부를 좀 해봤지만 너무 늦은 시작이었다. 그리고 난 역시 그자리에 아무 변화도 없이 서 있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할생각으로 대학원을 가게됐고 우연히 얻은 기회로 영국에가서 공부할 기회가 생겼다. 나는 그 해외 경험이 나를 바꿔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영국에서 1년을 있을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현실은 더 가혹했다.
외국에서 더 깊어진 열등감
영국에서 만난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서울 유명 대학 출신이었다. 그들은 이미 해외 경험이 많이 있었고, 영어도 유창했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달랐다.
"저는 연세대학교에서 왔습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입니다."
자기소개 시간이 되면 나는 항상 움츠러들었다.
"저는... 지방대학교에서 왔습니다."
목소리가 작아졌다. 내가 다니는 대학교 이름을 말하는 것조차 부끄러웠다.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영어 실력도 부족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자신감이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다른 학생들만 못할 것 같았다.
"Where are you from in Korea?"
현지 학생들이 물어보면, 나는 항상 "Small town in Gangwon province"라고 대답했다. 그들은 "Oh, that's nice"라고 말했지만, 내 마음은 더 작아졌다.
외로움 속에서 찾은 도서관
영국에서의 1년은 외로웠다. 다른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기도 어려웠고, 현지 학생들과도 깊은 관계를 맺기 힘들었다. 그때 발견한 곳이 도서관이었다.
어디든 발품을 조금만 팔면 도서관을 찾을수 있었고 살던 집 바로 옆에 도서관은 내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큰 도서관이었다. 수백만 권의 책들이 층층이 쌓여 있었고, 24시간 열려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시간을 때우기 위해 들어갔다. 기숙사에 혼자 있기보다는 도서관에 있는 것이 나았다. 사람들이 많으니까 덜 외로웠다.
그런데 며칠 지나니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도서관에 있는 동안만큼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됐다. 누구도 나에게 "어느 대학 출신이냐"고 묻지 않았다.
브라이언 트레이시와의 만남
어느 날, 도서관에서 우연히 브라이언 트레이시(Brian Tracy)의 책을 발견했다. 『Maximum Achievement』라는 책이었다.
영어 원서를 읽는 것은 처음이었다. 사전을 찾아가며 한 줄 한 줄 읽어나갔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 안에서 내가 찾던 답들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성공은 태생이나 환경에 달려있지 않다. 성공은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나는 전기에 감전된 것 같았다.
"You are not where you came from. You are where you are going." (당신은 어디서 왔느냐가 아니라,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하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고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 하지만 독학으로 성공한 기업가이자 세계적인 동기부여 강사가 되었다.
그의 이야기는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출신 배경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지금 내가 어디에 있든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의 구조를 이해하기 시작하다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처음으로 '세상의 구조'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왜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사람은 실패하는가? 왜 같은 조건에서 시작해도 결과가 다른가? 성공한 사람들은 무엇을 다르게 하는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답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논리적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다
- 지속적으로 학습한다
-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다
- 인간관계를 중시한다
-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본다
이런 원칙들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어떤 집안 출신인지와는 상관없었다. 누구나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독서를 통한 자신감 회복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성공과 자기계발에 관한 다른 책들을 찾기 시작했다.
데일 카네기의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 스티븐 코비의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나폴레온 힐의 『Think and Grow Rich』
영어 원서 읽기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점점 재미있어졌다. 사전 찾는 시간도 줄어들었고, 이해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변화였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내 안에서 뭔가 자라나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감이었다.
"나도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것, 시골에서 자랐다는 것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이 나만의 독특한 배경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만 모르는 세상의 규칙
영국에서 돌아온 후, 나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물론 외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같은 대학원 학생이었고, 여전히 강원도 시골이 고향이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달랐다. 이제 나는 '세상의 규칙'을 알고 있었다.
대학교 선후배들이 "취업이 어렵다", "스펙이 부족하다"고 불평할 때, 나는 다른 생각을 했다.
'취업이 어려운 게 아니라, 취업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스펙이 부족한 게 아니라,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다.'
책을 통해 배운 지식들이 현실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게 해주었다.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독서가 준 진짜 선물
그때 깨달았다. 독서가 나에게 준 진짜 선물은 지식이 아니었다. 관점의 변화였다.
책을 읽기 전의 나는 세상을 '운'이나 '타고난 환경'으로 해석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운이 좋았거나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세상을 '원리'와 '법칙'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성공에는 분명한 패턴이 있고, 그 패턴을 학습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깨달음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자존감 바닥에서 시작된 독서가 나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세상의 구조를 이해하니, 무섭지 않았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이렇게 말했다: "무지는 두려움의 근원이다. 지식은 용기의 근원이다."
정말 그랬다. 세상의 구조를 이해하고 나니 더 이상 무섭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너는 지방대 출신이니까 힘들 것이다"라고 말할 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출신 학교는 시작점일 뿐이다. 끝점은 내가 정한다.'
면접을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는 "제가 지방대 출신이지만..."이라고 말하며 움츠러들었다. 이제는 "제가 지방에서 자라면서 배운 것들이 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자신감이 나를 완전히 바꿨다. 자존감 바닥에서 시작된 독서가 나를 새로운 인생으로 이끌었다.
📘 읽은 책: 브라이언 트레이시 『Maximum Achievement』, 『The Psychology of Success』 🔧 배운 것: 세상의 구조를 이해하니, 무섭지 않았다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책들은 내게 성공의 '공식'을 가르쳐주었다. 성공은 신비한 것이 아니라 학습 가능한 기술이라는 것, 출신 배경보다는 현재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세상에는 규칙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규칙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나는 더 이상 모르는 쪽에 있고 싶지 않았다.
"Success is learnable, achievable, and predictable." (성공은 학습 가능하고, 달성 가능하며, 예측 가능하다.)
이 문장이 내 인생철학이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평생 책을 읽는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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