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정리하는 뇌
원제 : The Organized Mind (2014년)
부제: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
저자: 대니얼 J. 레비틴
옮긴이: 김성훈
출판: 와이즈베리
출간: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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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는 뇌 | 대니얼 J. 레비틴
레비틴 교수는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서 언급되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1만 시간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장본인이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15주간 기록한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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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시간의 법칙 창시자의 일상정리 기술
오늘도 나는 무엇인가를 찾느라 10분 이상을 허비했다. 어제는 안경이었고, 그제는 휴대폰 충전기였다. 매번 다짐한다. '이제부터 제자리에 둬야지.' 하지만 다음 날이면 또 같은 일이 반복된다. 다니엘 레비틴의 『정리하는 뇌』를 집어 든 건 바로 그즈음 어떤 유튜브를 보고 난 날이었다. 책 제목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정리하는 뇌라니, 나한테는 그런 게 있기나 한 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위안이었다. 내가 무능해서, 게을러서 이렇게 사는 게 아니었다. 우리의 뇌는 애초에 현대 사회의 정보 폭격을 감당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것. 석기시대 조상들의 뇌를 그대로 물려받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매일 불가능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레비틴은 신경과학자답게 우리 뇌의 작동 방식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멀티태스킹에 관한 부분이다. 나는 항상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나를 자랑스러워했다.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보고서를 쓰고, 회의 중에 메시지에 답하고, 넷플릭스를 보면서 SNS를 스크롤하는 것. 그게 능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뇌는 실제로 여러 일을 동시에 하지 못한다. 그저 엄청난 속도로 작업 사이를 오가며 에너지를 소진할 뿐이다. 내가 느낀 만성 피로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었다.
책은 구체적인 해법들을 제시한다. 모든 것을 머릿속에 담으려 하지 말고 밖으로 꺼내라는 것. 메모하고, 목록을 만들고, 뇌를 비워라. 해마라는 뇌 부위가 공간 기억에 특화되어 있으니, 물건마다 고정된 자리를 정해두라는 조언도 있다. 런던 택시 기사들의 해마가 일반인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를 읽으며, 나는 현관문 옆에 작은 그릇을 하나 놓았다. 이제 열쇠는 거기 있다. 매번은 아니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자주.
2분 규칙도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2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일은 즉시 처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목록에 적어두는 것. 단순해 보이지만, 이 작은 원칙이 머릿속 혼돈을 놀랍게 줄여준다. 무엇보다 레비틴이 강조한 휴식의 중요성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쉬는 것이 게으름이 아니라 필수라는 말. 늘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이 책은 완벽한 정리 시스템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내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게 해주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나만의 방식을 찾으라고 격려한다. 여전히 나는 엉망진창인 날들이 많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안다. 혼돈 속에서도 작은 질서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정리되지 않은 삶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자책보다는 이해를, 완벽보다는 실천 가능한 변화를 선물한다.
출간된 지는 10년 정도 되었는데 뇌과학이 지속 발전하는 요즘도 충분히 트렌디한 책으로 배울 것이 많았다.
뇌과학을 공부해볼까? 늦은 때란 없으니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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