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 맑음, 일요일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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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서랍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사진첩을 발견했다. 먼지를 털고 펼쳤다. 10년 전 사진들이었다. 당시 회사에서 진행했던 큰 프로젝트 사진이었다. 팀원들과 함께 웃고 있는 모습, 발표하는 모습, 축하하는 모습.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은 그 웃음이 아니었다. 그 프로젝트가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것, 내 실수 때문에 팀이 곤란해졌다는 것, 그때 받았던 질책이었다.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가슴이 아팠다.
사진을 보다가 또 다른 사진이 나왔다. 5년 전 가족여행 사진이었다. 제주도에 갔었다. 사진 속 우리는 웃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여행에서 아내와 크게 싸웠다는 것을. 내가 일 때문에 짜증을 냈다는 것을. 아들이 실망했다는 것을. 행복한 사진 뒤에 숨겨진 아픔. 5년이 지났는데도 미안하고 후회됐다.
사진첩을 덮으며 생각했다. '나는 왜 과거에 붙잡혀 있을까?' 10년 전 실수, 5년 전 다툼, 3년 전 후회, 작년의 실패. 모두 지나간 일인데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밤에 잠들기 전 떠오르고, 새벽에 깨면 생각나고, 문득문득 찾아와 마음을 무겁게 한다. 과거가 나를 잡고 있다. 앞으로 가지 못하게. 오늘을 제대로 살지 못하게.
아침을 먹으며 아내에게 물었다. "당신은 과거 일로 힘들어할 때 어떻게 해?" "그냥 놓아. 이미 지나간 일인데 뭐 어쩌겠어." "어떻게 그렇게 쉽게 놓아?" "쉽지 않아. 하지만 붙잡고 있으면 나만 힘들잖아. 과거는 바꿀 수 없어. 바꿀 수 있는 건 지금뿐이야." 맞는 말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계속 과거에 산다. 지나간 일을 되짚고, 후회하고, 자책한다. 그리고 깨달았다. 과거를 놓는 것도 용기라는 것을. 어제에 매이지 않고 오늘을 사는 것도 용기라는 것을.
🌱 틱낫한 스님 -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전에 틱낫한 스님의 책 'The Miracle of Mindfulness'를 펼쳤다. 베트남 출신 선승인 그는 평생 마음챙김에 대해 가르쳤다. 책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진짜로 살 수 있는 순간은 오직 지금뿐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살거나 미래를 걱정하며 지금을 놓칩니다."
그의 경험이 나왔다. 베트남 전쟁 중 그는 많은 것을 잃었다. 사랑하는 제자들이 죽었고, 절이 파괴됐고, 조국을 떠나야 했다. 프랑스로 망명한 후에도 40년간 베트남에 돌아가지 못했다. 과거의 상처, 상실, 후회가 그를 짓눌렀다. 하지만 그는 선택했다. 과거에 매이지 않기로. "과거의 고통을 계속 붙잡고 있으면 현재의 행복을 놓칩니다. 나는 과거를 인정하지만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책에서 그는 실천 방법을 제시했다. "숨을 쉬면서 생각하세요. '숨을 들이쉬며 나는 과거를 놓습니다. 숨을 내쉬며 나는 지금에 있습니다.' 과거는 기억일 뿐입니다. 실재하지 않습니다. 실재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뿐입니다." 읽으며 따라 해봤다. 숨을 깊이 들이쉬고 '과거를 놓습니다', 숨을 내쉬며 '지금에 있습니다'. 조금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 과거에 붙잡혀 있던 나날들
노트를 펼쳐 내가 과거에 붙잡혀 살았던 순간들을 적어봤다. 20대, 대학 때 실패한 연애가 있었다. 10년이 지났는데도 가끔 생각났다. '그때 내가 다르게 했으면',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지금 그 사람은 어떻게 살까'. 과거의 관계가 현재의 나를 붙잡았다.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때도 그 상처가 영향을 줬다.
30대, 첫 승진 기회를 놓쳤다. 동기가 먼저 승진했다. 5년이 지났는데도 그 순간을 잊지 못했다. 회의 때마다 생각났다. '그때 내가 더 잘했으면', '왜 그런 실수를 했을까', '지금 내 위치는 어디일까'. 과거의 실패가 현재의 자신감을 갉아먹었다.
40대, 아버지가 아프시기전 전 마지막 대화가 싸움이었다. 3년이 지났는데도 그 기억이 괴롭다. '왜 그렇게 화를 냈을까', 거의 후회가 현재의 평화를 빼앗았다.
모든 경우의 공통점이 있었다. 바꿀 수 없는 과거를 붙잡고 있다는 것. 지나간 일을 계속 되짚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현재를 살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 과거에 에너지를 쓰느라 지금에 쓸 에너지가 없었다.
🏃♂️ 오늘의 달리기 - 지금 이 순간
오늘도 아내와 함께 달렸다. 어제보다 조금 더 뛸 수 있었다. 3분 정도. 아내가 헐떡이며 말했다. "어제보다 나아진 것 같아?" "그럼! 어제는 2분이었잖아. 오늘 3분이면 대단한 거야." "그런가? 나는 5분을 못 뛰어서 자책했는데." "5분은 나도 3개월 걸렸어. 비교하지 마. 어제의 당신과 오늘의 당신을 비교해. 그럼 성장했어."
달리면서 틱낫한 스님의 말을 떠올렸다. '지금 이 순간에 있기'. 과거의 달리기를 생각하지 않기. '작년에는 못 뛰었는데', '3개월 전에는 30초였는데'. 과거는 과거다. 지금은 지금이다. 지금 나는 뛰고 있다. 숨을 쉬고 있다. 아내와 함께 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5분을 채우고 벤치에 앉았다. 아내가 말했다. "오늘 상쾌하다." "왜?" "과거 생각 안 하고 뛰니까. 그냥 지금 뛰는 것만 생각했어." "나도. 그게 마음챙김인가 봐." 함께 웃었다. 과거를 놓으니 지금이 더 선명해졌다. 더 생생해졌다. 더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 과거를 놓은 사람들
점심 후 과거를 놓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봤다. 넬슨 만델라의 이야기가 가장 감동적이었다. 27년간 감옥에 있었다. 청춘을, 중년을, 가족과의 시간을 빼앗겼다. 석방됐을 때 그에게 기자가 물었다. "감옥에 가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습니까?" 만델라가 답했다. "용서하지 않으면 나는 여전히 감옥에 있는 것입니다. 과거에 갇힌 감옥에."
그는 대통령이 된 후 자신을 가뒀던 간수를 취임식에 초대했다. 사람들이 놀랐다.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만델라가 말했다. "과거의 분노를 붙잡고 있으면 미래를 만들 수 없습니다. 나는 새로운 남아프리카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과거를 놓아야 합니다." 27년의 고통을 놓았다. 그래서 나라를 바꿀 수 있었다.
또 다른 이야기로 엘리자베스 스마트의 사례를 읽었다. 14세에 납치당해 9개월간 감금됐다. 끔찍한 일들을 겪었다. 구조된 후 모두가 그녀가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인터뷰에서 그녀가 말했다. "과거는 나를 정의하지 않습니다. 그 일은 나에게 일어났지만 내가 아닙니다. 나는 그것을 놓기로 했습니다. 과거에 머물면 그들이 이기는 겁니다. 나는 내 인생을 되찾았습니다."
🌙 저녁의 의식
저녁 7시, 혼자 서재에 앉았다. 아침에 본 사진첩을 다시 꺼냈다. 그리고 종이와 펜을 꺼냈다. 놓고 싶은 과거들을 하나씩 적기 시작했다. 10년 전 프로젝트 실패, 5년 전 가족여행 다툼, 3년 전 아버지와의 마지막 대화, 작년의 여러 실수들. 적다 보니 많았다. 한 페이지를 가득 채웠다.
다 적고 나서 하나씩 읽었다. 그리고 각각에 대해 말했다. "10년 전 프로젝트, 당시에는 실패였지만 나는 그것에서 배웠어. 이제 놓을게." "5년 전 다툼, 미안했지만 우리는 화해했어. 이제 놓을게." "3년 전 아버지, 마지막이 좋지 않았지만 그 전의 좋은 기억들이 더 많아. 이제 놓을게." 하나씩 말하며 놓아주었다.
종이를 접어 봉투에 넣었다. 그리고 "과거"라고 적었다. 서랍 깊숙이 넣었다.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 꺼내보지 않기로 했다. 가끔 생각나겠지만 붙잡지 않기로 했다. 지나간 것으로 두기로 했다.
☕️ 40대 후반, 과거와의 화해
밤 10시,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20대에는 과거가 적었다. 살아온 시간이 짧았으니까. 후회할 일도, 아쉬운 것도 적었다. 30대는 과거가 쌓이기 시작했다. 실수, 실패, 후회. 하지만 여전히 미래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앞으로 잘하면 돼."
하지만 40대 후반은 다르다. 과거가 무겁다. 47년의 시간, 수많은 선택, 셀 수 없는 후회. 과거의 무게가 현재를 짓누른다. 하지만 이제 깨닫는다. 과거를 계속 짊어지면 앞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놓아야 한다는 것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나 자신을, 다른 사람들을, 일어난 일들을.
47세의 과거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과거와의 관계는 바꿀 수 있다. 과거에 지배당할 것인가, 과거에서 배울 것인가. 과거에 갇힐 것인가, 과거를 놓을 것인가. 선택이다. 그리고 나는 놓기로 선택한다.
✨ 과거를 놓는 법
노트에 실천 방법을 정리했다. 첫째, "인정하기".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부정하지 않는다. 둘째, "받아들이기".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이미 일어난 일이다. 셋째, "배우기". 그것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찾는다. 모든 과거는 교훈이다.
넷째, "용서하기". 나를, 다른 사람들을 용서한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 다섯째, "놓기 의식". 적어서 태우거나, 버리거나, 묻는다. 상징적이지만 효과가 있다. 여섯째, "지금 집중하기". 과거 생각이 떠오르면 "지금 여기"로 돌아온다. 숨을 쉬고, 현재를 느낀다.
🎯 내일을 위한 다짐
다이어리에 내일 계획을 적었다. 월요일,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다. 과거를 생각하지 않고 오늘에 집중하기. 회의 중 과거 실패가 떠오르면 "그건 과거야. 지금은 지금이야"라고 말하기. 과거에 에너지 쓰지 말고 현재에 쓰기.
🌟 오늘의 약속
눈을 감으며 다짐했다. 오늘부터 나는 과거를 놓는다. 어제에 매이지 않는다. 틱낫한 스님처럼 지금 이 순간에 산다. 넬슨 만델라처럼 과거를 용서한다. 엘리자베스 스마트처럼 과거가 나를 정의하지 못하게 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다.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은 내 것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과거에 살 것인가, 지금을 살 것인가. 나는 지금을 선택한다. 오늘을 선택한다. 매 순간을 선택한다.
내일도, 나는 오늘을 살 것이다.
어제가 아니라, 내일도 아니라, 오늘. 과거를 놓는 용기, 그것이 현재를 사는 힘이니까.
4주간의 여정, 28가지 용기. 그리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