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 흐림, 월요일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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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갑자기 눈물이 났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니 눈물이 흘렀다. 당황해서 고개를 숙였다. 주변 사람들이 볼까 봐 재빨리 눈물을 닦았다. '왜 이러지? 남자가 지하철에서 우는 게 말이 돼?' 스스로를 다그쳤다. '정신 차려. 약해 보이잖아.' 하지만 눈물은 계속 났다. 지난 몇 주간 쌓였던 피로가, 스트레스가, 감정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 같았다.
회사에 도착해서 화장실에 들어가 얼굴을 씻었다. 거울을 보니 눈이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이 상태로 회의에 들어갈 수 없어.' 찬물로 몇 번 더 씻고 나왔다. 점심시간에 후배가 물었다. "선배님, 괜찮으세요? 오늘 안 좋아 보이시는데." 순간 망설였다. "응, 괜찮아. 그냥 좀 피곤해서"라고 거짓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지난 몇 주간 배운 것들이 떠올랐다. 솔직함, 취약함, 도움 청하기.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사실... 오늘 아침부터 좀 힘들어. 이유는 모르겠는데 감정이 복잡하고."
후배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선배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예전 같으면 절대 안 하셨을 텐데." "알아. 나도 이런 얘기 하는 게 어색해.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더라고. 괜찮은 척하는 게 더 힘들어." 후배가 조용히 말했다. "저도 가끔 그래요. 출근길에 갑자기 무너지고 싶을 때. 그럴 땐 억지로 괜찮은 척 안 해도 돼요. 힘들면 힘든 거예요." 그 말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퇴근 후 집에 와서 아내에게 말했다. "오늘 지하철에서 울었어." "뭐?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냥...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 이유도 모르겠어." 아내가 내 손을 잡았다. "당신, 요즘 너무 열심히 살았어. 매일 달리고, 매일 글 쓰고, 회사 일하고, 가족 챙기고. 완벽하게 하려고 했잖아. 힘들 만도 하지." 그 말에 다시 눈물이 났다. 이번에는 참지 않았다. 아내 앞에서 한참을 울었다.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직장인으로서 항상 강한 모습만 보이려고 했다. 하지만 오늘은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깨달았다. 취약함을 보이는 것도 용기라는 것을. 약한 모습도 나라는 것을.
🌱 브레네 브라운 - "취약함은 약함이 아니라 용기다"
저녁에 브레네 브라운의 TED 강연 'The Power of Vulnerability'를 다시 봤다. 유독 요즘 자주 보는듯 하다. 그녀는 취약함에 대해 10년간 연구했다. 수천 명을 인터뷰한 결과, 가장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취약함을 받아들인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완벽한 척하지 않았다. 약한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도움이 필요하면 청했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했고, 슬프면 울었다.
강연에서 그녀 자신의 이야기가 나왔다. 한때 그녀도 취약함을 두려워했다. 심리치료사로서, 연구자로서,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불안, 두려움, 불완전함을 숨겼다. 하지만 어느 날 무너졌다. 연구하던 취약함이 자신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변했다. 강연에서 자신의 불안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책에서 자신의 두려움을 썼다. 인터뷰에서 울기도 했다.
처음에는 비판이 쏟아졌다. "전문가가 그렇게 약해 보여서 되나?", "연구자가 감정적이면 안 되지", "왜 완벽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나?"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반응이 달라졌다. 사람들이 그녀에게 공감했다. "나도 그래요", "저만 그런 줄 알았어요", "당신 덕분에 용기를 얻었어요". 취약함을 보이자 오히려 더 강해졌다.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됐다. 강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취약함은 약함이 아닙니다. 불확실성, 위험, 감정적 노출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정확한 용기의 척도입니다."
💪 강한 척했던 세월들
노트를 펼쳐 내가 강한 척했던 순간들을 적어봤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20대 초반, 군대 훈련소에서 힘들었다. 너무 힘들어서 울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남자가 군대에서 울면 안 돼. 약해 보여." 화장실에 숨어서 울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전화로 부모님께도 "잘 있어요. 괜찮아요"라고만 했다. 나와서도 괜찮은 척했다. 결국 제대할 때까지 힘든 마음을 숨겼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도움을 청했다면, 힘들다고 말했다면 훨씬 나았을 텐데.
30대 초반,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 두려웠다. '내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하지만 아내에게 말하지 않았다. "나는 괜찮아. 아빠니까 해야지." 강한 척했다. 확신 있는 척했다. 밤에 아이가 울 때 나도 울고 싶었지만 참았다. 아내 몰래 화장실에서 한숨을 쉬었다. 왜 솔직하게 "나도 두려워"라고 말하지 못했을까?
40대 초반, 공황장애가 왔을 때도 숨겼다. 회사 사람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심지어 가족에게도 한동안 말하지 않았다. "나는 강해야 해. 아픈 모습 보이면 안 돼." 병원 다니는 것도 숨겼다. 약 먹는 것도 몰래 했다. 왜?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두려워서. 약해 보일까 봐. 실망시킬까 봐. 하지만 숨길수록 더 아팠다. 혼자 견디느라 더 힘들었다.
모든 경우의 공통점이 있었다. "나는 강해야 해"라는 강박.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돼"라는 두려움. 하지만 결과는? 더 외로웠고, 더 힘들었고, 더 아팠다. 취약함을 숨기느라 진짜 연결을 놓쳤다.
🏃♂️ 오늘의 달리기 - 힘들면 걷기
오늘 아침 달리기가 힘들었다. 3분을 뛰고 나니 다리가 무거웠다. 숨이 차서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억지로 뛰었을 것이다. "5분을 채워야 해. 포기하면 안 돼."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걸었다. '힘들면 걷는 거야. 괜찮아.' 걸으며 생각했다. '왜 항상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걷는 것도 운동인데.'
아내도 옆에서 걸었다. "오늘 힘들어 보여." "응, 좀 힘들어. 그래서 걷기로 했어." "잘했어. 무리하지 마." 함께 5분을 걸었다. 뛰지는 못했지만 움직였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벤치에 앉아 아내에게 말했다. "사실 오늘 지하철에서 운 거... 부끄러웠어. 47살 남자가 대중교통에서 울다니." 아내가 말했다. "왜 부끄러워? 사람이 감정이 있는데. 울 수도 있지."
"남자는 강해야 한다고 배웠거든. 어릴 때부터. 울면 안 된다고. 약한 모습 보이면 안 된다고." 아내가 내 손을 잡았다. "그게 당신을 힘들게 한 거야. 항상 강한 척하느라. 약해도 괜찮아. 힘들어도 괜찮아. 그게 사람이야." 그 말에 마음이 편해졌다.
🔥 취약함을 보인 사람들
오후에 취약함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봤다. 데미 무어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할리우드 스타인 그녀는 2012년 건강 위기로 병원에 입원했다. 과로와 스트레스로 쓰러진 것이다. 회복 후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말했다. "저는 완벽해 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 강해 보이려고, 아무 문제 없어 보이려고. 하지만 내면은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도움을 청하지 못했습니다. 약해 보일까 봐."
그 후 그녀는 변했다. 자신의 불안, 우울, 두려움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놀랐다. "저렇게 성공한 사람도 힘들어하는구나." 하지만 그녀의 솔직함이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말했다. "취약함을 인정하는 것이 제 인생을 구했습니다. 완벽한 척하는 것을 멈추고 진짜 저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마이클 펠프스의 이야기를 읽었다. 역대 최고의 수영 선수인 그도 2014년 우울증으로 고통받았다.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나는 챔피언이야. 강해야 해. 약한 모습 보이면 안 돼." 결국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2018년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제가 가장 용감했던 순간은 금메달을 딸 때가 아니라 도움을 청했을 때였습니다."
🌙 저녁의 성찰
밤 9시, 노트를 펼쳐 오늘을 정리했다.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울었다. 후배에게 힘들다고 말했다. 아내 앞에서 한참을 울었다. 달리기 중 힘들어서 걸었다. 모두 예전의 나라면 하지 못했을 일들이다.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약함을 인정하는 것, 도움을 청하는 것. 모두 용기가 필요한 일들이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취약함을 보였을 때 관계가 더 깊어졌다는 것을. 후배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저도 그래요"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눴다. 아내와도 더 가까워졌다. 완벽한 남편이 아니라 진짜 나를 보여줬을 때 더 사랑받았다.
☕️ 40대 후반, 취약함의 재발견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20대에는 강한 척하는 게 쉬웠다. 실제로 강했으니까. 30대도 비슷했다. 조금 힘들었지만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40대 후반은 다르다. 더 이상 강한 척할 에너지가 없다. 몸도 마음도 예전 같지 않다. 취약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48세에 깨닫는다. 취약함은 약함이 아니라 정직함이라는 것을. 강한 척하는 것이 진짜 약함이라는 것을. 그리고 취약함을 보일 때 진짜 관계가 시작된다는 것을. 완벽한 가면 뒤에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취약한 진짜 나 앞에는 사람들이 모인다.
✨ 취약함을 보이는 법
노트에 실천 방법을 정리했다.
첫째, "감정 인정하기". 힘들면 "힘들어", 슬프면 "슬퍼", 두려우면 "두려워"라고 인정한다.
둘째, "완벽함 내려놓기".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필요 없다. 못하는 것이 있어도 괜찮다.
셋째, "도움 청하기". 혼자 할 수 없으면 도움을 청한다. 부끄러운 게 아니다.
넷째, "눈물 허용하기". 울고 싶으면 운다. 남자도, 어른도, 아버지도 울 수 있다.
다섯째, "실패 공유하기". 성공만 이야기하지 말고 실패도 나눈다.
여섯째, "한계 인정하기". "나는 이것까지만 할 수 있어"라고 말한다. 무한하지 않다.
🎯 내일을 위한 준비
다이어리에 내일 계획을 적었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기. 도움이 필요하면 청하기. 완벽한 척하지 않기. 진짜 나를 보이기. 취약함을 용기로 받아들이기.
🌟 오늘의 약속
눈을 감으며 다짐했다. 오늘부터 나는 취약함을 숨기지 않는다. 강한 척하지 않는다. 브레네 브라운처럼 취약함을 용기로 본다. 데미 무어처럼 진짜 나를 보여준다. 마이클 펠프스처럼 도움을 청한다.
약한 모습도 나다. 힘든 모습도 나다. 우는 모습도 나다. 모두 나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취약함을 보이는 용기, 그것이 진짜 강함이니까.
내일도, 나는 진짜 나를 보일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때로는 약한, 하지만 정직한 나를. 취약함을 보이는 용기, 그것이 진짜 연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