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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DH, 배달의민족 매각 추진 - 뉴스톱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자회사인 한국 배달의민족(배민)의 매각을 추진한다. 배민을 인수한 지 7년 만이다. 내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약 9조원 규모의 부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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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플랫폼이 재무제표가 되는 순간
VC나 사모펀드의 관점에서 보면, 배달의민족 매각설은 논란도, 이변도 아니다. 이것은 벤처 기반 플랫폼이 반드시 거치게 되는 전형적인 국면이다. 성장 서사가 수익 논리로 전환되고, 전략적 언어가 조용히 유동화 언어로 바뀌는 시점이다.
배달의민족은 오랫동안 한국 테크 산업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단순한 배달 앱이 아니라, 높은 사용 빈도, 자영업자의 구조적 의존도, 그리고 물류 밀도를 동시에 갖춘 대표적인 플랫폼이었다. 초기 투자자 관점에서 이는 이상적인 조합이었다. 네트워크 효과, 반복 수요, 데이터 축적이 모두 작동하는 구조였다. 2019년 딜리버리히어로의 인수는 이 가능성이 글로벌 차원에서 인정받았다는 신호처럼 읽혔다.
하지만 자본시장은 이야기를 영원히 보상하지 않는다.
자본시장이 보상하는 것은 결국 현금흐름, 선택지, 그리고 엑싯이다.
현재 시점에서 배민은 고성장 자산이라기보다, 높은 완성도를 가진 성숙 자산에 가깝다. 딜리버리히어로의 높은 부채 부담은 내부 자산의 우선순위를 바꿔 놓았다. 과거에는 장기 재투자를 정당화하던 사업이, 이제는 차입 구조와 재무 약정, 투자자 압박과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산이 실패했기 때문에 파는 것이 아니라, 팔 수 있을 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에 매각 대상이 된다.
이 점이 중요하다. 플랫폼은 서사가 가장 화려할 때가 아니라, 수익이 예측 가능해졌을 때 팔린다. 사모펀드 관점에서 예측 가능성은 결함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다. 배민은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 검증된 단위 경제성, 그리고 판매자와 소비자 양쪽에 대한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다. 이는 성장 배수가 줄어드는 환경에서 금융 투자자가 가장 선호하는 특성이다. 더 이상 ‘업사이드 발견’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 언더라이팅’의 문제다.
유사 사례는 많다. 우버가 일부 해외 사업을 정리했을 때, 프로서스가 지역별 배달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했을 때, 그것은 시장 실패의 신호가 아니었다. 부채와 자본 효율성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최적화였다. Just Eat Takeaway가 반복적으로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단행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는 운영 붕괴가 아니라, 글로벌 플랫폼 확장의 한계였다.
이런 맥락에서 배민의 전략적 인수자가 거의 없다는 점은 예외가 아니다. 국내 대형 플랫폼은 규제 장벽에 막혀 있고, 수평 결합은 정치·법적으로 부담이 크다. 글로벌 빅테크 입장에서도 성장성이 둔화된 시장은 매력적이지 않다. 결국 규제 제약이 없는 금융 투자자가 가장 현실적인 인수 주체가 된다.
그렇다면 사모펀드 소유 하에서 배민은 어떻게 달라질까?
역사적으로 PE가 인수한 플랫폼은 급격히 무너지지 않는다. 대신 수렴한다. 비용은 정리되고, 실험적 확장은 축소된다. 수수료와 광고 구조는 안정적 마진을 중심으로 정교화된다. 겉보기에는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내부 의사결정의 기준은 명확히 바뀐다. 혁신은 선별적이 되고, 모든 판단은 엑싯 배수와 연결된다.
이 패턴은 배달 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해외에서는 부동산 플랫폼, 여행 예약 플랫폼, 결제 인프라 등에서도 반복되어 왔다. 시장 지배력이 확보되고 성장률이 둔화되면, 질문은 “다음에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서 “어떤 현금흐름을 지킬 것인가”로 이동한다.
더 크게 보면, 배민 사례는 한국 플랫폼 경제의 성숙을 상징한다. 1세대 소비자 플랫폼은 이미 벤처 사이클을 거의 마쳤다. 이제 남은 것은 파괴적 혁신이 아니라, 관리와 회수다. 이것을 ‘장기 운영’으로 볼지, ‘수익 극대화’로 볼지는 결국 주주 구성에 달려 있다.
창업자와 운영자에게 이 전환은 종종 감정적으로 불편하다. 플랫폼은 사명감으로 만들어지지만, 거래는 냉정한 논리로 이루어진다. 정책 당국에게는 준공공 인프라의 외국 자본 소유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순하다. 자산은 가격이 매겨지고, 다시 매겨지며, 필요할 때 팔린다.
이렇게 보면 배달의민족 매각 논의는 끝이 아니다. 정상화다.
이 플랫폼이 완전히 자본시장의 언어로 편입되는 순간이다.
성장은 할인되고, 리스크는 가격에 반영되며, 감정은 중요하지 않다.
앱은 계속 열릴 것이다.
주문은 이어질 것이다.
매출도 발생할 것이다.
다만 이제 배민은 혁신의 서사라기보다,
자본 규율의 교과서적 사례로 읽히게 될 것이다.
VC와 PE의 관점에서,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성공 이후에 반드시 따라오는 단계일 뿐이다.
- 산업의 언저리에서 지켜보던 행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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