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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생각하기

[북리뷰] 당신이 잘되길 바랍니다

by SSODANIST 2025.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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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당신이 잘되길 바랍니다
  • 부제: 사람을 보고 길을 찾은 리더의 철학 검색
  • 저자: 권영수
  • 출판: 쌤앤파커스
  • 출간: 2025년 11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4967499

 

당신이 잘되길 바랍니다 | 권영수

평사원에서 LG그룹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기까지 권영수 부회장은 수많은 승부처 앞에서 결단과 인내를 오가며 조직을 이끌어왔다. 그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담금질한 경영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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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길, 그 위에 세운 45년의 철학


LG그룹의 평사원에서 출발해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45년을 걸어온 사람의 기록을 펼쳤을 때, 늘 마음속에 품고 살았던 꿈 나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내 오래된  소망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권영수 전 LG 부회장의 자서전 같은 이책은 성공담을 나열한 경영서가 아니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수없이 넘어지고 일어서며 깨달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백록이다.


처음엔 그랬다. 늘 그러면서도 또 책을 사서 읽는다. 왜냐하면 궁금하기 때문에..이번에도 그랬다. 그저 또 한 명의 성공한 경영자가 화려한 성과를 포장해서 내놓은 이야기일 거라 짐작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나는 계속 멈춰 섰다. 게임산업에 뛰어들었다가 폭삭 망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놓는 대목에서, IMF 시절 LG전자 CFO로서 위기 상황에서 원칙을 지키며 버텨낸 고백에서, 그리고 2007년 LG필립스LCD에 CEO로 부임했을 때 8000억원대 적자를 마주한 순간의 기록에서...저자는 실패를 덮지 않았다. 오히려 실패를 꺼내 들여다보며, 왜 넘어졌는지, 어떻게 다시 일어섰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런 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철학이 있었다. "경영이란 곧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이라는, 너무 단순해 보이지만 그리고 너무 쉬운 원리 같지만 실은 가장 어려운 그 진리. 나는 이 문장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결국은 사람이고,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이렇게 생생하게 다가온 적이 있었던가?

저자는 "모든 답은 고객과 현장에 있다"고 강조하며 주 1~2회씩 국내외 사업장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수율의 핵심도, 제품력의 경쟁력도 결국 현장의 목소리에서 나온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한 사람이었다. 그의 표현대로 "직원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읽고, 그들의 습관을 관찰하고 큰 공력을 들여 신뢰를 주어야 한다" 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성의 깊이와 경청의 깊이가 정비례한다는 그의 철학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는 내가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게 됐다. 나 역시 여러 조직에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살아왔고, 때론 성과에 급급해 사람을 뒤로 밀어둔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승부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고, 성과가 아니라 신뢰라고 아주 또렸하게 내게 말한다. 


6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평범한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조직 속에서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부터, LG디스플레이를 세계 1위로 도약시킨 흑자 전환 스토리,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기까지의 신뢰 경영, LG유플러스에서 수평적 소통 문화를 정착시킨 여정까지를 담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모두 달랐지만, 그 중심엔 한결같이 '사람'이 있었다.


그가 선언한 '배려 경영'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다. 그의 사무실 책장 한켠에는 '배려'라고 적힌 액자가 놓여있었다 고 한다. 직원들이 하는 '예스(Yes)'에도 세 가지 종류가 있다는 그의 통찰  - 동의한다(I agree), 이해한다(I understand), 그만(Shut up) - 은 얼마나 섬세하게 사람을 관찰하고 경청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이청득심(以聽得心), 들음으로써 마음을 얻는 리더십 이었다.


나는 이 책이 주는 울림이 어디서 오는지 알 것 같다. "과거에는 '당신'이 내가 아는 사람에 국한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여생은 타인을 돕고 타인이 잘 되도록 힘쓰는 데 바치고 싶다" 는 그의 말에서, 성공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쌓아 올린 노력의 결과이며,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에 대한 진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했다. 45년 현장을 오롯이 담아낸 이 전기이자 젊은 세대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는, 리더라면 누구나 배워야 할 철학서다. 리더의 자리에 있든, 그 길을 준비하든, 혹은 그저 바른 어른으로 살고 싶은 사람이든. 모든 승부처는 사람에게서 출발하고, 사람에게서 완성된다는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리를 외면하고는 진정한 성공도, 진정한 행복도 없다.


나는 아직도 좋은 어른이 되는 길을 걷고 있다. 그 길 위에서 이 책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책의 표지를 보면 마치 45살 같지만 ㅎ 무려 45년이라는 직장에서의 시간 동안 한 사람이 사람을 대하며 깨달은 모든 것이, 지금 내 앞에 놓인 선택의 순간들을 비춰주는 등불이 되어줄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당신이 잘되길 바란다는 이 따뜻한 제목처럼, 나 역시 내 곁의 사람들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산다면, 나도 언젠가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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