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무제: 사람을 남기는 말, 관계를 바꾸는 태도
저자: 이해인
출판: 필름(Feelm)
출간: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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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 이해인
베스트셀러 《감정은 사라져도 결과는 남는다》로 수많은 독자에게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며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전한 이해인 작가가 2년 만에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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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이라는 이름의 단단한 힘
유난히 여름이 한창 뜨거웠던 올 8월, 이해인 작가의 신작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를 만났다.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라니.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세상에서 '다정함'이 승리의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저자의 믿음이 단박에 전해졌다.
사실 우리는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날카로워지고, 친밀한 관계일수록 더 무뎌진다는 것을 안다. 왜 우리는 낯선 이에겐 한없이 예의 바르면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무심한 말을 내뱉는가.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말의 온도, 관계의 온도
"감정은 사라져도 결과는 남는다"로 우리에게 감정 다스리기의 중요성을 일깨웠던 저자가, 2년 만에 돌아와 전하는 이야기는 '다정함'이다. 첫 번째 책이 감정의 흐름과 그 결과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번 책은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다정함을 단순한 성격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로 정의하며, 신뢰를 쌓고 갈등을 해결하는 강력한 원동력으로 제시한다. 외적인 예의나 감정의 표현을 넘어서,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깊이 있게 만드는 요소라는 것이다.
"말은 관계를 만들고, 말투는 사람을 남기고, 대화의 온도는 사람의 마음에 남는다."
책 속의 이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우리가 나누는 모든 대화에는 온도가 있다. 같은 말도 어떤 온도로 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꽁꽁 얼어붙은 관계를 녹이기도 하고, 차갑게 내뱉은 한마디가 오랜 인연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기도 한다.
적당한 야망과 높은 행복 사이에서
저자는 스스로를 '다정함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적당한 야망과 높은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참으로 절묘한 표현이다. 적당한 야망과 높은 행복. 이 시대 많은 이들이 높은 야망과 적당한 행복으로 살아가는 것과는 정반대다.
그는 자신의 삶 속에서 경험한 갈등과 고통을 다정함을 통해 극복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론이 아닌 실천의 기록이다. 다정함을 선택하는 것이 결국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자,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임을 자신의 경험으로 증명한다.
"우리는 왜 가까운 사람일수록 날카로워지는가?" "친밀한 관계일수록 왜 무뎌지기 쉬운가?"
저자가 던지는 이 질문들 앞에서, 나는 문득 멈춰 섰다. 그리고 돌아보았다. 내 관계들을.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얼마나 자주 날을 세웠는지를. 가까운 사람이기에 당연하다고 여기며 얼마나 많은 것들을 무심히 흘려보냈는지를.
다정함은 노력의 결과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다정함을 타고난 성격이 아닌 '노력의 결과'로 본다는 점이다. 그리고 관계를 '우연이 아닌 선택의 산물'로 정의한다. 우리는 흔히 착한 성격, 좋은 사람을 타고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저자는 다정함이 의식적인 선택과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매 순간 어떤 말을 선택하고,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이것은 결국 내가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책은 일상에서 다정함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안내한다. 설교조가 아닌, 실천 가능한 조언들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내면의 태도를 기르는 방법,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고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실제적인 지침들이 담겨 있다.
작은 변화가 만드는 큰 결과
"다정한 말 한마디"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 작은 변화가 어떻게 큰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책의 사례들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나 일상적이고 평범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치며 살아왔는지 깨닫게 한다.
아침 인사 한마디의 온도. 퇴근길 안부의 진심. 힘든 하루를 보낸 가족에게 건네는 위로의 한마디. 이런 작은 것들이 쌓여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가 우리의 삶을 지탱한다.
저자는 "결국 우리의 좋은 삶은 좋은 하루의 반복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하루를 만드는 건 다정함이다"라고 말한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답을 찾은 것 같았다. 거창한 성공이나 특별한 성취가 아니라, 매일의 다정한 선택들이 좋은 삶을 만든다는 것.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남는 것
제목이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이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이것은 경쟁에서의 승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오히려 '누구의 마음에 오래 남는 사람이 되느냐'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결국 무엇을 기억할까. 당신의 학벌이나 직함, 재산이나 성취가 아니다. 그들은 당신이 어떤 말을 했고, 어떤 태도로 대했으며, 어떤 온기를 전했는지를 기억한다. 그리고 그것이 당신을 정의한다.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 이 책은 내게 하나의 각성이었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관계 속에서 차가웠던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무심했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이제라도 조금씩 온도를 높여가리라고 다짐했다.
다정함이라는 단단한 힘
이 책의 백미는 다정함을 나약함이나 유약함과 구분한다는 점이다. 저자가 말하는 다정함은 가볍거나 부드럽기만 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가장 단단한 힘"이다.
싸우지 않고 이해시키는 힘. 명령하지 않고 움직이게 하는 힘. 강요하지 않고 변화시키는 힘. 이것이 바로 다정함이 가진 역설적인 강인함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강철이 아니라 물이듯, 관계에서 가장 강한 것은 날카로움이 아니라 다정함이다.
지금, 여기서 시작하는 다정함
책장을 덮으며, 문득 떠오른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 하루 무심히 스쳐 지나간 얼굴들.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한 이들. 조금만 더 따뜻하게 대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다정함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고. 오늘 한 통의 안부 전화, 오늘 한마디의 진심 어린 칭찬, 오늘 한 번의 따뜻한 미소.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 다정한 사람을 만든다.
이 책은 는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가치에 대한 성찰이자, 관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며, 일상을 바꾸는 실천의 안내서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계속 질문을 던졌다. 나는 누군가의 마음에 어떤 온도로 남아 있을까. 내가 건넨 말들은 관계를 만들었을까, 아니면 무너뜨렸을까. 그리고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저자 이해인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다정함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 적당한 야망과 높은 행복. 그 균형점 위에서 우리는 다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경쟁과 성과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은 조용히 속삭인다.
진짜 승리는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에 따뜻하게 남는 것이라고.
다정함이란 가벼운 말이 아니라, 가장 단단한 힘이라고.
이 겨울, 누군가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그리고 함께 시작해보자. 오늘 하루, 조금 더 다정하게 살아가는 일을.
악당들 속에 둘려 쌓아 살아간다고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 있었다.
모두 악하자도 나까지 악해질 필요는 없다고 이 아물로 견뎠는데
책을 읽으니 그 순간이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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