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이었다.
어느 날, 서치펌에서 "Delivery Hero"라는 회사 채용건으로 연락이 왔다.
그런데 이 회사 이름이 너무 웃겨서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대체 뭘 Delivery하기에 Hero라고" ㅎ
그때만 해도 배달앱이 생소했고
배달 시장은 이제 막 경쟁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배달통이 살아있을때이니 정말 예전이야기이기는 하다.
사실 나는 이쪽 업계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우스꽝스러운 이름 덕분인지
호기심이 생겼고, 인터뷰를 보러 갔다가
결국 바로 그 히어로가 운영하던 '요기요'의 일원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시작된 배달 업계와의 인연이 이렇게나 길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시장 규모는 2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단순한 음식 배달을 넘어서 이제는 '모든 것을 배달하는' 시대로 변했다.
수많은 회사들이 생겼다 사라졌고,
경쟁과 협업을 넘나들며 치열한 전쟁이 벌어졌다.
내가 몸담았던 요기요도 결국 시장 독점 문제로 인해 매각되는 운명을 맞이했고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그리고 GS 연합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Delivery Hero는 배달의 민족을 새로운 식구로 맞이했다.
배민, 요기요 2강체제일줄로만 알았던 시장에 한번 더큰 변화가 온것이
바로 쿠팡이츠의 출현 이었다.
성장 시장에 굳이 왜 진입할까? 라는 많은 의문을 남기며 시장에 등장한 쿠팡이츠는
한집배달과 무료배달 시장을 열며 단순에 2위까지 올라서더니
시장에 아예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어 냈다
배달 시장이 이토록 다이내믹할 줄 누가 알았을까.
한때는 산업 자체로 인정을 받지도 못했고
제대로 된 직업으로 인식되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수백 수천억원의 투자가 오가는 거대한 비즈니스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도 업계의 대표적인 회사 네 곳에서 일하며,
여러 사업을 운영하는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사실 몇 번이고 '이제 그만해야지'라고 다짐했다.
'배달 시장은 이제 끝이다'라고 생각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정신차리고 보니 어느 새 또 다른 방식으로
이 산업을 바라보고 고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10년 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지만,
여전히 깊이 빠져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나기도 한다.
앞으로 이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믿어본다.
가장 좋은 엔딩은 언제나 조용하면서도 멋지게 마무리되는 것이라는 걸.
무엇이 나를 이리로 다시 이끌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익숙해 진것인지
좋아하게 된것인지
미련이 남은 것인지
꿈이 있었던 것인지
이인연이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악연일이 선연일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 끝이 해피앤딩일지 새드앤딩이 될지도 아무 모른다.
다만 나의 생각과 행동이 옳고 바르다면
해피앤딩으로 끝나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기대는 있다.
무엇이 나를 다시 돌아오겠했는지는
내 스스로가 가장 잘 알것이다.
그러니 그 결말도 내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다.
다시 한번 칼을 뽑았으니
무부터 우선은 썰어나가보자!!
'명언 &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름 성공한 인생 이라 믿었던 40대 임원이 6개월 백수 생활을 하며 느낀 10가지 (1) | 2025.02.16 |
---|---|
2025 만다라트 작성 (1) | 2025.02.05 |
불행은 감기다. (0) | 2025.01.19 |
새해마마 한번씩 봐줘야 하는 영상 (0) | 2025.01.12 |
잘 보고잘 듣고잘 말하길 소망해 본다. (0) | 2025.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