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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 글 쓰고

[북리뷰] 방구석 삼국지 기행

by SSODANIST 2025.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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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방구석 삼국지 기행 : 위나라, 촉나라 편 - 기행장군 양양이의 다시 보는 삼국지 이야기 
  • 저자: 기행장군 양양이(박창훈)
  • 출판: 더퀘스트
  • 출간: 2025년 9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1174856&start=slayer

 

방구석 삼국지 기행 : 위나라, 촉나라 편 | 기행장군 양양이(박창훈)

《삼국지》 마니아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역사 기행서, 《방구석 삼국지 기행(위나라, 촉나라 편)》이 출간되었다. 5.5만 명이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 ‘기행장군 양양이’를 운영하는 저

www.aladin.co.kr


삼국지의 무대를 두 발로 걸으며 느낀 역사의 생생함

 

왜 어떤 책은 수천년을 이어오며 지속 회자되고 또 연구되어 질까?

삼국지를 보며그런 생각을한다 나만해도 10권짜리, 3권짜리 , 만화버전 , 그리고 여러행태의 단행본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만난 이 책은 그 책들의 검증판이라고 할까? 뭔가 또 아예 새로운 느낌 이었다.

 

'역사의 반은 손으로, 반은 발로 쓴다'는 말이 있다. 단순히 기록에만 매몰되지 않고 역사 현장을 직접 체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기행장군 양양이님의 이번 책은 웅대하고 역동적인 삼국지의 역사 현장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국내 최초의 삼국지 현장 기행서로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현장에서 느끼는 삼국지의 진짜 모습이라고나 할까?

 

읽다보면 수년간 중국 전역을 답사하며 80여 곳의 삼국지 유적지를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기록한 저자의 노고가 책 곳곳에서 느껴진다. 이는 단순한 문헌 연구나 인터넷 검색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생생함이다. 저자는 유명한 유적지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조차 잘 모르는 숨겨진 장소들까지 찾아다니며, 삼국지라는 거대한 서사시의 실제 무대를 우리 눈앞에 펼쳐놓는다.


특히 이 책이 단순한 관광 안내서나 유적 소개에 그치지 않고, 삼국지의 서사와 역사적 장소를 입체적으로 연결해낸 점이 돋보인다. 저자는 각 장소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을 현재의 모습과 비교하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지형적 특성이나 전략적 가치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이는 삼국지를 단순한 소설이 아닌, 실제로 일어난 역사로 받아들이게 하는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조조의 카리스마가 살아 숨쉬는 1부 위나라 편 위나라 편에서는 조조라는 복합적인 영웅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조조의 고향에서부터 시작해 연주에서의 기반 다지기, 서주 정벌, 그리고 허창과 업성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마치 조조와 함께 걷는 듯한 생생함으로 그려낸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현지인들의 조조에 대한 평가를 소개한 부분이다. 우리가 연의를 통해 알고 있는 '간신' 조조의 모습과 달리, 실제 중국 현지에서는 조조를 뛰어난 정치가이자 문화인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는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삼국지 연의가 만들어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인물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유비의 인덕정치가 꽃핀 촉나라 2부 촉나라 편은 유비의 인덕과 제갈량의 지략이 어우러진 드라마틱한 여정이다. 도원결의의 무대인 탁현에서부터 삼고초려의 땅, 그리고 적벽대전의 현장까지, 저자는 마치 시간여행자처럼 우리를 그 시대로 안내한다.
특히 제갈량과 관련된 부분들이 인상 깊다. 저자는 융중에서 제갈량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그리고 그 지역의 지리적 특성이 어떻게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단순히 '신야 삼고초려'라는 유명한 일화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이 되는 지역의 특성과 당시 정치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제갈량의 전략적 사고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외에도 현실고증이 잘된 부분은 너무도 많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정사와 연의, 그리고 민간 전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방식이다. 저자는 여포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는 전설의 바위나 헌제가 이각을 피해 도망쳤다는 절벽 같은 이야기들을 단순히 '전설'로 치부하지 않는다. 대신 그러한 전설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역사적 의미는 무엇인지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이는 역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엄밀한 고증과 학술적 접근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 속에 담긴 문화적 의미와 상징성을 놓치지 않는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삼국지를 단순한 역사 연구 대상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 책은 삼국지를 처음 접하는 초심자에게는 친절한 해설서 역할을 한다. 복잡한 인물 관계나 지명, 전투의 전개 과정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과 지도, 사진 자료를 풍부하게 제공한다. 동시에 오랜 삼국지 마니아들에게는 새로운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하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현장 경험이 결합되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삼국지의 새로운 면모들을 발견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조조의 동작대가 단순한 유흥 시설이 아니라 정치적 상징물이었다는 해석이나, 유비의 익주 정복 과정에서 보여준 정치적 수완에 대한 분석 등은 기존의 통념을 뒤흔드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해외여행이 쉽지 않은 이들에게는 이 책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방구석에 앉아서도 중국 대륙을 종횡무진하며 삼국지 영웅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저자의 생생한 묘사와 풍부한 사진 자료는 마치 직접 그 현장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더 나아가 이 책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독자의 역사적 지식과 인문적 교양을 한층 끌어올려준다. 삼국지라는 하나의 소재를 통해 중국사, 지리학, 고고학, 문화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해준다.


오나라의 이야기가 빠진 점이 다소 아쉽다. 물론 이는 후속편으로 나올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일부 지역의 경우 현재의 개발로 인해 원래 모습을 찾기 어려운 곳들이 있어,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럼에도 기행여상의 QR코드를 함께 넣어서 책에 더욱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작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갖는 가치는 충분히 크다. 삼국지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일어난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다음 편도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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