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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 생각213

헐과 대박으로 줄어든 우리의 감정 표현 헐과 대박, 그 납작해진 세계에 대하여어느덧 사십 대 후반, 인생의 허리를 지나고 있다. 돋보기를 찾을 나이가 되었으며 세상 돌아가는 속도가 가끔은 현기증 나게 빠르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특히 거리에서, 카페에서 들려오는 젊은 친구들의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묘한 이질감과 함께 서글픔이 밀려오곤 한다.놀라도 "헐", 기뻐도 "대박", 슬퍼도 "헐", 맛있어도 "대박". 마치 세상의 모든 희로애락이 이 두 단어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다.빈곤해진 언어, 가난해진 마음얼마 전, 아끼는 후배 녀석을 오랜만에 만났다. 쑥스러운 표정으로 청첩장을 내밀며 결혼 소식을 전하는 그 녀석 앞에서,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가슴속에서는 뭉클함과 대견함, 지나온 세월에 대한 회한 같은 복잡한 감정이 소용돌이쳤다.그.. 2025. 11. 30.
30년 충성 고객이 현대카드를 손절하는 진짜 이유 디자인 왕국의 몰락, 그리고 예견된 이별"회자정리(會者定離)라 하였던가.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된다더니, 내 20년 순애보가 이렇게 막을 내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첫사랑, 그 강렬했던 M의 추억이야기는 바야흐로 내가 갓 성인이 되었던 19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길바닥에 좌판을 깔고 대학생들에게 카드를 발급해주던 그 야생의 시절, 나는 현대카드라는 세련된 연인을 만났다. 남들은 경품 따라 철새처럼 카드를 바꿀 때도 나는 지조 있는 선비마냥 현대카드만 고집했다. 투박한 M카드로 시작해 강렬한 붉은 빛의 '레드(Red)'를 지나, 마침내 나름 보랏빛 귀족 '퍼플(Purple)'에 안착하기까지. 나의 경제 활동은 곧 현대카드의 역사였다. 연 5~6천만 원을 긁어대며 연체 한 번 없었던 나는, 자칭.. 2025. 11. 29.
흔들리는 것과 붙잡는 것 🌊🚢🚣‍♀️🛳️🛥️흔들리는 것과 붙잡는 것바람은 단 한 번도내게 길을 묻고 불어온 적 없었다저마다의 방향으로 휘몰아치는 세상내 뜻대로 되는 바람은 한 줄기도 없었다그러나 나는 오늘도묵묵히 돛을 다시 매단다출렁이는 것은 바다이고요동치는 것은 나를 에워싼 풍경일 뿐내가 꽉 쥘 수 있는 유일한 밧줄은언제나 내 손안에 있었다고요히 책 한 장을 넘기며거친 숨을 차분히 고르고짧은 길을 천천히 걸으며들뜬 마음을 나지막이 가라앉히는 일닿을 수 없는 폭풍을 탓하며소진되기보다내가 어루만질 수 있는오늘의 작은 리듬을 선택하겠다그 작고 단단한 고요가등 뒤를 떠미는 순풍이 되어 나아가니세상이 아무리 거칠게 흔들려도나는 나의 속도로, 나는 나의 파도로 간다2025 11월 20일SSODANIST 2025. 11. 27.
새벽이오고 태양이 뜬다. 푸르스름한 어둠이 창턱에 내려앉는 시간, 세상은 잠시 숨을 고른다. 밤새 소란스러웠던 생각들이 가라앉고, 아직 아침의 소음이 시작되지 않은 이 경계의 시간. 우리는 이것을 새벽이라 부른다.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이 시간은 과묵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새벽빛은 우리에게 어젯밤의 성적표를 요구하지 않는다. ”어제 계획한 일은 다 마쳤는가?“, ”어제의 실수는 수습했는가?“라며 채근하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어둠을 밀어내고 자신의 자리를 비워 빛에게 내어줄 뿐이다.우리는 종종 어제의 실패를 이불처럼 뒤집어쓴 채 잠에서 깬다. 후회라는 감정은 끈질겨서, 눈을 뜨자마자 마음 한구석을 쿡 찌르곤 한다.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라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면, 다가오는 아침.. 2025. 11. 27.
내가 즐기지 않는 것들 살면서 늘 "꿈을 좇으라", "열정을 태우라"고 외치곤 한다. 강의도 하고 강연도 하며 알만한 회사의 임원으로 지내는 그런 나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내가 최고급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밤에는 30년 산 싱글 몰트 위스키를 음미하며 고뇌할 거라 상상들을 한다. 하지만 오늘은 기대와는 조금 다른, 어쩌면 실망하실 수도 있는 고백을 해보려 한다. 우리는 매일같이 남들이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며 산다. 좋아해야 한다고 믿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한다. 그러다 보면 정작 내가 무엇을 좋아하지 않는지 돌아볼 시간은 거의 없다. 당연하다는 이름 아래 감춰진 질문 하나. "나는 이걸 진짜 좋아하는가?" 나는 이 질문을 늦게야 던지기 시작했다. 첫째, 나는 그 흔한 커피를 즐기지 않는다대한민국은 가히 "커.. 2025. 11. 23.
바다 한가운데서 길을 잃은 당신에게 어느 순간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수억 개의 웹페이지 중에서 당신의 손끝이 이곳에 닿은 것이 과연 우연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당신의 내면이 간절하게 어떠한 '답'을 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주에는 설명할 수 없는 동시성이 존재합니다. 당신은 무엇이든 원하는데로 바꿀 운명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변화를 갈망하며 이 글을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인생이라는 긴 고속도로 위에서 길을 잃습니다. 열심히 달렸지만 연료는 바닥나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멈춰 서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저 또한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 안정된 삶이라는 궤도 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원인 모를 허기가 있었습니다. '이게 .. 2025.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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