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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뛰고 & 5분 글쓰고

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2월 26일 (금요일)_100가지 용기이야기 #19_서툴러도 계속하는 용기_완벽하지 않아도 멈추지 않는다

by SSODANIST 2025.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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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맑음, 금요일의 상쾌함, 머리가 깨질정도록 추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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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새벽 공원에서 달리기를 하는데 옆에서 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나를 가볍게 추월해 갔다. 우아하게, 마치 날아가듯이. 나는 그때 헐떡이며 겨우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폼도 이상하고, 호흡도 엉망이었다. 3개월이나 했는데 왜 이렇게 서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 자리에서 포기했을 것이다. "역시 나는 달리기 체질이 아니야"라고 말하며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서툴어도 괜찮아. 계속하면 돼'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5분을 채웠다. 완벽하지 않았다. 여전히 느리고, 여전히 숨이 차고, 여전히 폼이 이상했다. 하지만 완료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할아버지를 다시 만났다. 공원 벤치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계셨다. 용기를 내서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달리기 잘하시네요." 할아버지가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잘하긴요. 나도 처음에는 자네처럼 서툴렀어."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얼마나 하셨어요?" "30년."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30년. 그리고 할아버지가 덧붙이셨다. "서툴러도 30년 하면 늘어. 완벽하게 하려다 3개월 만에 그만두는 것보다 훨씬 낫지. 자네는 잘하고 있어. 계속해." 그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물이 날 뻔했다. 서툴러도 계속하는 용기, 그것이 마스터가 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이타미 준 - "나는 70세에도 초보자다"

거실 소파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타미 준에 대한 책을 펼쳤다.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 본명은 유동룡이다. 1937년생으로 2011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일본 건축계의 거장으로 불렸지만 스스로를 항상 "초보자"라고 불렀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그가 40대에 건축을 시작했다는 사실이었다. 늦은 나이였고, 건축학을 정식으로 배우지도 않았다. 독학이었다. 첫 작품들은 당연히 서툴렀고, 전문 건축가들이 비웃었다고 한다. "저게 건축이야? 아마추어네." 하지만 이타미 준은 개의치 않았다. "나는 초보자다. 평생 초보자일 것이다."

 

책을 읽다 보니 그는 60대에도, 70대에도 계속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한다. 제주도 방주교회, 핀란드 주택, 물의 교회 등 매번 새로운 도전을 했고, 매번 서툴게 시작했다. 2009년 72세의 나이에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아직도 건축을 잘 모릅니다. 매 프로젝트가 첫 프로젝트 같습니다." 인터뷰어가 물었다. "그럼 불안하지 않으세요?" "불안하죠. 하지만 그게 좋아요. 서툰 상태를 즐깁니다." 2010년 일본 건축학회에서 발표할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초보자의 마음(初心)을 잃지 마세요. 완벽해지려 하지 말고, 서툴게라도 계속하세요."

 

2011년 사망하기 직전까지도 그는 새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74세, 여전히 초보자였고, 여전히 서툴게 시도하고 있었다.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은 언제쯤 완벽한 건축가가 되실 건가요?" 이타미 준이 웃으며 대답했다. "완벽한 건축가? 그런 건 없어. 서툴러도 계속하는 건축가만 있지." 이 문장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책갈피를 끼웠다. 오늘 아침 할아버지가 한 말과 똑같았다. 서툴러도 계속하는 것, 그것이 전부다.


💪 완벽의 저주

점심을 먹고  앉아 내 완벽주의 역사를 돌아봤다. "완벽해질 때까지 보여주지 않겠어"라는 생각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특히 SNS 시대에는 더욱 심해졌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결과"만 본다. 완벽한 사진, 완벽한 몸, 완벽한 작품, 완벽한 성공. 하지만 보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그 뒤에 숨겨진 10,000번의 서툰 연습, 수백 번의 실패작, 수천 시간의 노력, 끝없는 시행착오. 결과만 보면서 나는 늘 생각했다. "저 사람은 완벽한데, 나는 왜 이렇게 서툴까?"

 

30대를 돌아보면 영어 공부가 그랬다. "완벽하게 될 때까지 말 안 할 거야"라고 다짐했다. 10년을 공부했다. 하지만 여전히 완벽하지 않아서 말을 안 했다. 결과는 10년간의 묵언수행이었다. 40대에는 프레젠테이션이 그랬다.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발표 안 할 거야"라고 말하며 몇 달을 준비했다. 하지만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고 느껴서 계속 미뤘다. 결과는 기회를 놓친 것이었다. 그 자리는 다른 사람에게 갔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19번째 글을 쓰고 있다. 여전히 서툴다. 문장도 매끄럽지 않고, 구성도 체계적이지 않고, 표현도 진부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일 쓴다. 결과는? 19개를 완성했다. 81개가 남았지만, 이제는 가능해 보인다. 왜냐하면 완벽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툴러도 계속하기 때문이다.


🏃‍♂️ 오늘의 달리기 - 서툰 3개월차

오후에 다시 공원에 나가 벤치에 앉아 3개월 전 첫날을 떠올렸다. 그때는 30초를 뛰고 숨이 차서 멈췄다. 다리가 후들거렸고, 폼은 엉망이었고, 다음날 근육통으로 고생했다. 오늘은 5분을 뛴다. 호흡이 조금 편해졌고, 폼은 여전히 이상하지만 근육통은 없다. 분명히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서툴다. 옆에서 20대 청년이 가볍게 스쳐 지나갈 때 부러웠다. 하지만 곧 생각을 고쳤다. '괜찮아. 나는 나의 속도로 간다. 저 청년은 20대고, 나는 47세다. 비교할 필요가 없어.'

 

벤치에서 일어서며 생각했다. 47세의 서툰 달리기지만, 0분보다는 5분이 낫다. 완벽한 0분보다 서툰 5분이 훨씬 낫다. 이것이 오늘 내가 배운 교훈이다. 완벽하게 하지 못한다고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서툴게라도 계속하는 것이 낫다는 것.


🔥 서툴러도 계속한 사람들

저녁 무렵, 다시 책을 펼쳤다. 다니엘 타메트의 이야기가 나왔다. 1979년생 영국인으로 서번트 증후군 자폐인이다. 일반적인 의사소통도 서툴렀다고 한다. 사람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고, 사회성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21세에 언어에 관심이 생겼고, 아이슬란드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말했다. "불가능해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인데, 자폐인이 어떻게 배워요?" 타메트는 서툴게 시작했다. 발음이 이상했고, 문법을 계속 틀렸다. 하지만 매일 했다.

 

놀라운 것은 1주일 후 아이슬란드 TV 인터뷰를 아이슬란드어로 했다는 것이다. 물론 서툴렀다. 문장이 끊겼고, 단어를 잊어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했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놀라며 물었다. "1주일 만에 이게 가능해?" 그 이후 그는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핀란드어 등 총 11개 언어를 습득했다. 완벽한가? 아니다. 각 언어마다 서툰 부분이 있다. 하지만 소통할 수 있다. 그의 저서 '나는 숫자로 꿈을 꾼다'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나는 완벽하게 언어를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아도 소통할 수 있습니다. 서툴러도 계속하면 됩니다."

 

또 다른 책에서 모세 할머니 이야기를 다시 읽었다.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세, 76세에 그림을 시작해서 101세까지 그렸다. 25년간 1,600점을 그렸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아마추어" 화가였다. 정식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고, 기법도 서툴렀고, 원근법도 틀렸고, 색채 이론도 몰랐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80세 개인전 리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기법은 서툴지만 진심이 느껴진다." 90세 전시회 때는 "여전히 초보자 같지만 그게 매력이다"라는 평을 받았다. 모세 할머니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나는 배운 적이 없어요. 그래서 매번 새로워요. 서툴지만 그게 즐거워요."


🌙 저녁의 기록

저녁을 먹고 노트를 펼쳐 오늘 하루를 정리했다. "완벽한 0보다 서툰 1이 낫다", "마스터는 영원한 초보자다", "서툴러도 10,000시간 하면 늘어난다"고 적었다. 19일째 한주제로 글쓰기를 돌아보니 여전히 서툴다. 문장이 매끄럽지 않고, 구성이 체계적이지 않고, 표현이 진부하고, 반복이 많다. 하지만 19개를 썼다. 매일 쓰고 있고, 점점 익숙해지고 있고, 멈추지 않았다. 3개월째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폼이 이상하고, 호흡이 거칠고, 느리고, 70대 할아버지한테도 진다. 하지만 90일을 했다. 매일 뛰고 있고, 30초에서 5분으로 늘었고, 멈추지 않았다.


☕️ 40대 후반, 서툴음을 받아들이기

밤 12시, 아내와 아들이 잠들고 혼자 서재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이 나이에 초보라니..."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젊을 때 서툰 것은 괜찮았다. 20대에는 "초보니까 당연하지"라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다르다. 40대, 특히 47세에 서툴면 창피하게 느껴진다. 나이가 완벽을 강요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이가 들수록 초보가 되는 일이 많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트렌드, 새로운 세대, 새로운 문화. 모든 게 처음이고 서툴다.

 

선택의 순간이 온다. 서툴게라도 배울 것인가, 서툰 게 싫어서 아예 하지 않을 것인가. 첫 번째는 성장이고, 두 번째는 정체다. 나는 첫 번째를 선택했다. 47세 초보 글쓴이, 47세 초보 러너. 창피한가? 조금. 하지만 괜찮다. 창피한 초보로 사는 것이 멋있는 척하며 정체된 채로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


✨ 서툴러도 계속하는 법

노트에 앞으로 실천할 방법들을 적어봤다. 첫 번째는 제임스 클리어의 '아토믹 해빗'에서 배운 "1% 개선" 철학이다. 매일 1%만 나아지면 365일 후에는 37배 성장한다. 완벽해지려 하지 말고, 어제보다 1%만 나아지려 하자. 글쓰기는 매일 한 문장이라도 나아지기, 달리기는 매일 1초라도 더 뛰기. 이것이 내 목표다.

 

두 번째는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서 배운 "반복의 힘"이다. 10,000시간의 법칙.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완벽한 10시간이 아니라 서툰 10,000시간이다. 완벽하게 10시간 하는 것보다, 서툴게라도 10,000시간 하는 것이 진짜 실력을 만든다.

 

세 번째는 선불교의 "초심자의 마음(初心, Shoshin)"이다. 스즈키 순류 선사가 말했다. "초보자의 마음에는 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전문가의 마음에는 적다." 서툴다는 것은 배울 게 많다는 뜻이고, 배울 게 많다는 것은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뜻이다.

 

네 번째는 "공개 연습"이다. 숨어서 완벽해질 때까지 연습하지 말고, 공개적으로 서툰 과정을 공유하자. 왜냐하면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동기부여가 되고, 다른 초보자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 자체가 내 공개 연습이다.

 

다섯 번째는 "서툴음 축하하기"다. 서툴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한다는 증거다. 축하할 일이다. 예전에는 "아직도 이렇게 서툴어... 창피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여전히 서툴네! 그래도 하고 있어! 굉장해!"라고 생각하자.


🌾 숙련의 4단계

침대에 누워 교육학자 노엘 버치가 정리한 숙련의 4단계를 떠올렸다. 1단계는 "무의식적 무능"이다. "나는 못하는 줄도 몰랐어"라는 단계. 2단계는 "의식적 무능"이다. "나는 못한다는 걸 안다"는 단계. 서툴음이 보인다. 창피하다. 대부분 여기서 포기한다. 하지만 이 단계를 버텨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3단계는 "의식적 유능"이다. "생각하면서 하면 할 수 있다"는 단계. 여전히 서툴지만 가능하다. 4단계는 "무의식적 유능"이다. "생각 안 해도 된다"는 단계.

 

내 위치를 생각해봤다. 글쓰기는 2단계다. 서툴음이 보이지만 계속한다. 달리기는 2단계와 3단계 사이다. 의식하면서 하면 할 수 있다. 모두 서툴다. 하지만 모두 계속 중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 내일을 위한 다짐

노트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번 주 실천 계획을 적었다. 매일 서툰 것을 하나씩 하기로 했다. 월요일에는 서툰 글 하나 쓰기, 화요일에는 서툰 그림 하나 그리기, 수요일에는 서툰 요리 하나 만들기, 목요일에는 서툰 노래 하나 부르기, 금요일에는 서툰 춤 하나 춰보기, 주말에는 서툰 것을 누군가와 공유하기. 그리고 매일 밤 서툼 일기를 쓰기로 했다. 오늘 서툴게 한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서툴었는지, 기분은 어땠는지, 내일도 할 것인지를.


🌟 오늘의 약속

침대에 누워 오늘의 다짐을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오늘부터 나는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다. 서툴러도 계속한다. 1%씩 나아진다. 이타미 준처럼 평생 초보자로 살고, 다니엘 타메트처럼 서툴러도 소통하고, 모세 할머니처럼 배운 적 없어도 즐긴다.

오늘 아침 70대 할아버지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서툴러도 30년 하면 늘어. 완벽하게 하려다 3개월 만에 그만두는 것보다 낫지." 맞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19일째 글을 쓰지만 여전히 서툴고, 90일째 달리지만 여전히 느리고, 모든 것이 서툴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선택한 길이다.

 

눈을 감으며 마지막으로 생각한다. 내일도 나는 서툴 것이다. 20번째 글도 서툴 것이고, 91번째 달리기도 서툴 것이다. 하지만 멈추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알기 때문이다. 서툰 10,000시간이 마스터를 만든다는 것을. 완벽한 0시간보다 서툰 10,000시간이 훨씬 낫다는 것을. 그리고 진짜 마스터는 평생 초보자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내일도, 나는 서툴 것이다. 하지만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서툰 10,000시간이 마스터를 만드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계속하는 것, 그것이 전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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