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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 생각

행복이란 좋아하는 사람과 기꺼이 낭비한 시간이다

by SSODANIST 2026.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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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좋아하는 사람과 기꺼이 낭비한 시간이다

 

우리는낭비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움찔한다. 시간을 허비했다는 죄책감, 무언가를 성취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따라온다. 생산성과 효율이 미덕인 시대에, 낭비는 곧 죄악처럼 여겨진다. 하루를 빈틈없이 채우지 못하면 왠지 패배한 것 같고, 쉬는 시간조차 자기계발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해야 할 것만 같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작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하게 기억되는 순간들은 생산적이지 않았던 시간들이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아이와 나란히 앉아 구름을 바라보던 오후. 특별한 이야기가 오간 것도 아닌데 그저 함께 있어서 좋았던 저녁 식사. 목적지도 없이 친구와 걷다가 별것 아닌 이야기에 배를 잡고 웃던 산책. 그 순간들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사진 한 장 제대로 찍지 않았고, SNS에 올릴 만한 멋진 풍경도 없었고, 누군가에게 자랑할 만한 성과도 없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내 마음 어딘가에 부드럽게 자리 잡았다. 힘든 날이 오면 그 기억이 문득 떠오르며 버틸 힘을 준다. 세상이 각박하게 느껴질 때, 그때 그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이상하게도 그 낭비한시간들이 내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시간을 재지 않는다. 이 순간이 얼마나 가성비가 좋은지, 내일의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계산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 이 사람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 말없이 함께 차를 마시는 것, 같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 손을 잡고 걷는 것. 그 시간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순수하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의 소중함은 잃어버리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매일 보던 부모님의 얼굴, 늘 함께하던 친구의 목소리, 집에 돌아왔을 때 반겨주는 가족의 미소. 그것들은 너무 가까이 있어서 보이지 않았다. 마치 공기처럼,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하다가 없어지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절감하게 된다.

 

어느 겨울 아침, 오랜만에 와이프와 함께 산책을 했다. 특별한 일정도 없이 그저 집 근처 공원을 천천히 걸었다. 나는 언제나 처럼 가끔 멈춰 서서 나무를 가리키며 이름을 말해주셨고, 아내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시간쯤 그렇게 걸었을까. 집에 돌아와 문득 생각했다. 이 시간은 내일의 나를 더 생산적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이력서에 쓸 수 있는 경험도, SNS에 올릴 만한 사진도 없다. 하지만 이 시간은 분명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진 시간 중 하나였다.

 

행복은 거창한 성취나 화려한 경험 속에만 있지 않다. 오히려 평범한 일상, 특별할 것 없는 순간들 속에 행복의 본질이 숨어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아무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 목적 없이 함께 웃는 것,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 세상은 이런 시간을 낭비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나는 이것이야말로 가장 기꺼이 낭비하고 싶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하루, 계획에도 없던 시간이 생긴다면 어떻게 보낼 것인가. 무언가를 이루려 하지 말고, 좋아하는 사람과 그냥 함께 있어보는 건 어떨까. 말없이 차 한 잔을 나누거나, 함께 노을을 바라보거나, 별것 아닌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세상의 기준으로는 낭비일지 모르지만, 내 삶의 기준으로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행복이란 결국, 좋아하는 사람과 기꺼이 낭비한 시간이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숨을 쉬고, 진짜 살아있음을 느낀다. 효율과 생산성에 쫓기는 삶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낭비인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지만 마음을 채워주는, 아무 성과도 없지만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그런 시간들 말이다.

 

오늘, 누군가와 함께 기꺼이 낭비할 시간을 가져보자. 그 시간이 쌓여, 우리의 삶은 행복으로 채워질 것이다.

 

- 늘 낭비가 불안해 행복을 저멀리 두고 사는것을 알게된 반백살 청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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