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수일기

2024년 5월 3일, 금주 124일째, 성격도 성향도 변한다 feat MBTI

by SSODANIST 2024. 5. 3.
728x90
반응형

 

아침부터 정신이 없다.

내부 미팅도 있고 외부 미팅도 있고 약속이 지속이다.

금요일은 정신건강을 위해 약속을 잘 안 잡는데

이번주는 하루가 짧았고 또한 다음 주 역시 하루가 짧기에

금요일을 여유 있게 보낼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래도 땀흘이며 바쁘게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변태스럽지만 나도 한 종류의 일에 미쳐 있는 사람이다.

일 할 때가 좋고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사무실에 있는 시간과 거래처는 만나는 시간에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 같다. 

이래서는 안 되지만 그렇게 살고 있다. ^^;;

 

5월은 3주 연속 4일 근무이다.

첫 주는 글로자의 날

다음 주는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그다음 주는 부처님 오신 날

휴일이면 학생 때처럼 마냥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매출 걱정도 되고 시장 상황도 우려되고

마음은  쉬고 있지만 늘 가시방석이다.

그럼에도 근로자의 날은 알차게 보냈는데

아직 다음 주와 그다음 주 휴일의 스케줄은 잡지 않았다.

사람 몰리는 장소에 가는 것도 차가 많은 도로를 움직이는 것도

정말 그 무엇보다 싫어하다 보니 휴일은 우선 안 움직이자는 주의다

 

조용히 집에서 맛있는 음식 먹고 책 읽고 영화 보고

그렇게 여유롭고 한가하게 보내는 것이 제일 좋다.

이 또 한 바뀐 것 같다.

어릴 때를 돌아보면 시간만 나면 누군가를 만나고

술자리를 찾고 운전을 하고 무엇인가를 배우며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면서 최선을 다해 놀았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평화로움이 좋다.

그래서 사찰에 가면 마음이 편한가 보다.

사진_이투데이

 

성격과 성향이 조금 바뀌었다고 느낀 지는 좀 되었다.

오래전 사회초년생 때 공채로 들어간 회사 연수원에서

MBTI 검사를 처음으로 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검사 결과를 명찰에 써놓고 다니면서 

두 달 정도 되는 연수기간 서로의 성향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인간관계를 배워가는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나의 영문 4글자를 정확히 기억한다.

ENTJ 지도자형.

굉장히 외향적이고 대장질하기 좋아하는 성향인데

나는 내가 그런 성향이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뭐 어쨌든 그렇게 인지하고 꾀 오랜 시간을 보냈다.

 

사진_브레인미디어

 

그러다 최근 몇 년 동안  누구를 만나도 MBTI이야기를 하니

궁금증이 생겨서 다시 검사를 해보게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난 역시 E가 아니라 I였다.

E였는데 살면서 I로 바뀌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INTJ는 과학자 형인데...

난 또 그렇게 과학스럽지는 않다. 

확실한 건 조금 외향적이었던 성격이 

아주 내향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고

단체활동과 개방적인 삶을 좋아하던 성격은

개인과 내면에 집중하는 삶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철없을 때야 세상의 시선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걸 내 기분대로 하고 살았었는데

나이를 먹고 직급도 올라가고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주변의 기대치의 수준에 따라 행동하고

조심하는 삶을 살아야 했고 그에 따라 삶에 대한 기준이

내가 아니고 남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며 세상의 무게에 눈칫밥을 먹으면서 I가 된다.

난 안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아타깝지만 벌써 그렇게 변했고 그렇게 살고 있다.

 

어쩌면 원래 I였던 나는

사회생활을 하며 술을 마시며 그렇게도 오랜 시간

연기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원래 내성적이던 아이는 어른이 되어 먹고살려고 외향적이 되었는데

나이를 더 먹고 나니 원래 모습인 말없는 조용한 중년이 된 것이다.

뭐 그렇다고 싫지도 않다.

사실 나는 이런 종류의 성격검사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혈액형별 특징도 안 믿는 내가 MBTI를 믿을 리 만무하다.

그런 걸 믿을 거였다면 진화론에 반대하는

아담과 이브파가 되었지 않았을까?

 

여하튼 예로 들어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성격이 변하기는 한다.

식성도 변하고 표정도 변하듯이 

성격도 분명 변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지금의 내성향과 성격이 좋다.

그리고 계속 더 조용하고 내면에 집중하며

외부의 소음에 흔들림 없는 삶을 살아갈 것 같다.

술을 끊고 나니 더욱더 조용한 장소 조용한 분위기가 좋아졌다.

이래서 어른들이 나이 들면 점잖아진다고 했던 것 같다.

점잖아지는 것이 아니라 만사 귀찮아진 것이기도 하다.

관심 없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는 에너지를 1도 쓰지 않고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에만 에너지를 쓰는 삶

어찌 보면 대단히 효율적인 삶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일요일은 어린이날이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니 어린이날은 그냥 휴일이 되었다.

그래도 나름 어린이 대접을 좀 해주려고 한다.

뭘 해줘야 기억에 남을까?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여전히 금주는 문제없이 진행 중이며

삶은 적당히 풍요롭다.

중심과 균형을 잡아가는 중에 있는 것 같다.

 

이번 한 주도 별 탈 없이 지난 것에 감사하며

여유로운 주말을 맞이한다.

모두의 삶이 충분히 행복하기를 바란다.

평안한 주말 되길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