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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5월 5일, 금주 126일째, 매일이 특별한 날이다.

by SSODANIST 202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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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기념일이 재정된 후 102째 되는 어린이날이다.

날씨가 화창해야 공원이나 놀이공원에서 뛰어놀고

신나게 야외 활동을 할 텐데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봄 비치고는 좀 과하게 내렸다.

전국 곳곳에 폭우가 내렸고 제주에는 600m가 넘게 쏟아지고

항공기도 결항되었다고 한다.

확실히 이상기후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연휴 마지막 날인 내일도 비소식이 있는데

아무쪼록 일기예보가 틀려서 비 온 뒤 맑은 대기 속에

많은 사람들이 기분 좋게 야외활동을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아메바가 중학생이 되면서 이제 우리 집은 어린이날이 없다.

(* 아베바는 단순 무식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집 청소년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청소년이 되었으니 확실히 청소년 대접을 해주고 있다.

어린이날이지만 주니어는 아침부터 본인의 스케줄이 있다.

오전에도 학원을 가고 오후에 역시 학원을 간다.

중간에 잠깐 집에 들러 점심을 먹기는 하지만 휴일도 여전히 바쁘다.

옆에서 보면 가엽고 불쌍하지만 어쩌겠는가?

대한민국에 태어난 이상 이 시기를 놓치면 기회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을

기정사실인 것처럼 온 사회가 받아들이고 있으니

다른 길을 가게 해주고 싶지만 쉽지는 않다.

 

매주 픽업을 하며 옆자리에 늘 피곤해 잠든 모습을 보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좋은 환경에 좋은 음식을 먹고 편히 살아가는 것은 

3세계 다른 이들에 비해 물론 행복하고 복 받은 것이지만

다른 종류의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명확한 것 같다.

완벽한 컨디션이란 없는 것 같다.

하나를 포기하고 하나를 취하고 그렇게 맞춰서 살아가는 법이다.

명확한 것 하나는 만족하면 행복하다는 것이다.

욕심내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고 순간을 즐기는 삶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우리 모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주니어가 학원에 가는 시간

나는 오늘도 서점으로 향했고 좋은 책들과 시간을 보냈다.

늘 사람이 없는 고정석에 앉아 2시간여 여러 책들과 어울리는 음악

좋아하는 분위기 속에 늘 충만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가운데가 고정석 처럼 앉아서 책보는 의자

 

어제는 밖에 비가 내려서

고정석에서 벗어나 창가자리를 옮겨 봤는데

비 오는 모습, 책, 그리고 피아노 소리가 잘 어우러져

오늘 분위기에는 너무 도 잘 어울렸다.

오늘 자리를 옮겨본 창밖이 보이는 자리

 

비가 오늘 걸 참 좋아했었다.

비 오는 모습

비오는 소리

비가 연결된 음악들 스토리들

그냥 뭔가 깨끗하게 씻어지는 듯한

그리고 세상을 온통 맑게 만드는 그 비가 좋았다.

그런데 일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눈비 오는 날이 싫었다.

그런데 최근 일에 변화가 생기면서 다시 여유를 찾았고

비 오는 이 순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참 다행이다. 좋은 순간을 다시 즐길 수 있게 되었서

 

비오는 날은 운전하는 것도 좋다.

비 오는 날과 잘 어울리는 음악을 틀고

한적한 도로, 유명하지 않은 모르는 길들을 운전하면

여러 가지 영감들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그리고 나름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한 장 정도 얻을 수 있다.

사람도 차도 없는 비 오는 도로와 거리 중간의

성당의 모습이 너무도 분위기 있었다.

사진도 지속 찍었으면 지금쯤 잘 찍을 텐데

몇 년 하다 그만두다 보니 구도도 방법도 다 잊어버렸다.

그래도 가끔은 사진을 찍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학원을 마치고 돌아온 주니어와 좋은 고기를 사다가

수육을 만들어서 배를 채우고 자유시간을 주었다.

애니메이션도 보고 닌텐도도하고 나름의 시간을 보내더니

영화를 보자고 한다.

물론 한번 본영화인데 어리이날 아닌가?

반대하거나 토 달지 않는다.

무조건 아메바가 하겠다는 것을 해준다.

 

보고 싶어 하는 영화를 틀었고

불을 다 끄고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자세로 

그리고 제일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았다.

그렇게 우리는 어린이날을 마무리하고 있다.

 

요란하게 준비하고 고민한다고 특별한 날이 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 조금만 노력하고 양보하면

매일이 특별한 날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때로는 싫어도 상대방이 원하는 것

상대방이 하고 싶은 것을 최선을 다해 함께해 주는 것이

그 사람에게 특별함을 선물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날이 아니라 매일을 그렇게 만들 수 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주위 남들의 눈치 보지 말고 대상인 상대방의 마음만 생각한다면

늘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이벤트가 떠오를 것이라 믿는다.

 

예전 어린이날에는 맛있는 것을 사준다는 핑계로

술을 곁들이고 취하고 그런 일상이었는데

술 없이도 평화롭고 특별한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있다.

금주는 여전히 잘 진행 중이고

하루는 충만했고

감사한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월요일인데 휴일이다.

또 어떤 특별한 날을 만들어 질지 설렌다.

모두 편안한 밤 되길 빈다.

 

다시 시작한 한 주 모두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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