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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

2024년 5월 6일, 금주 127일째, 우리의 모든 인생이 영화다.

by SSODANIST 202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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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다

하지만 연휴의 마지막이고 여전히 휴일이다.

감기 기운이 있다.

주니어가 어디서 감기가 옮아서 왔는데 

온 식구가 그 바이러스에 전염되어 감기를 앓고 있다.

별 다른 증상은 없는데 어제저녁부터 두통이 좀 있었다.

그래서 새벽에 약을 먹고 좀 뒤척이다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옷은 다 졌어 있고 시간은 11시였다.

11시라니... 요즘 많이 변했다.

이렇게 까지 잘수 있다는 걸 모르고 살았는데

컨디션도 안좋고 약기운도 있고 쉬는 날이니

몸이 회복을 위해 푹 쉬는 것을 택했다고 생각했다.

땀도 좀 흘리고 푹 자서 그런지 살짝 있는 두통을 제외하고는 

증상이 많이 호전된 것 같아 다행이었다.

몸이 약해진 것인지 잘 안 걸리던 감기도 자주 오는 것같고

없는 잔병치레를 좀 하는 것 같다.

더욱 건강을 신경 써야겠다.

 

연휴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을 했다.

어디를 좀 가볼까 검색을 해보니 사람도 차도 넘쳐났다.

뉴스를 틀어보니 점심때부터 마치 명절이 끝난 것처럼

연휴를 즐기고 돌아오는 행렬에 정체가 시작되고 있었다.

비가 오고 있어 외곽에 이케아나 아웃렛 같은 대형몰에 가려고 했는데

교외로 차를 좀 멀리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일단은 점심을 먹고 주니어 숙제를 좀 하고

근처의 백화점 구경도 하고 영화를 보기로 하였다.

 

쉬는 날이니 특식을 먹고 싶어 졌다.

아점 메뉴는 김밥과 떡볶이.

특별한 것 없이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어서

함께 만들고 먹는 재미가 있다.

아이가 있는 집이다 보니 김밥 재료는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다행히 우리 모두 분식을 좋아한다.

이 또한 행복한 일 아닌가?

평일에 셋이 함께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같은 자리에 앉아 이야기하며 먹을 수 있다는 것

작지만 꽉 찬 행복에 감사하는 하루다.

 

밥을 챙겨 먹고 조금 쉬다가 백화점으로 향했다.

늘 입구에서 시간을 엄청나가게 허비해야 입장이 가능한 매장인데

오늘은 휴일인데도 임시주차장이 한산하며 빠르게 입장을 했다.

연휴이고 비 오는 것을 감안하면 백화점이나 극장이나 사람이 별로 없었다.

 

오늘 선택한 영화는 스턴트맨이다.

주인공인 라이언고슬링과 에밀리 블런트 둘 다 좋아하는 배우라 재미있게 즐겼다.

엄청나게 웰메이드 영화는 아니지만 나름의 재미와 감동도 있다.

특히나 마지막 부분을 보면 스터트배우들을 위한 헌정 영화 느낌이 있는데

누군가의 엄청난 헌신을 통해 영화를 즐기고 있음을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이다.

위험한 상황에 놓인 썸 타던 남녀 주인공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나쁜 놈들을 물리치고

결국은 사랑에 골인한다는 전형적인 이야기이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고 하는데 역시 영화 정서는 좀 대륙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여하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하다.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ab_etc&mra=bkEw&pkid=68&os=32345748&qvt=0&query=%EC%8A%A4%ED%84%B4%ED%8A%B8%EB%A7%A8

 

스턴트맨 : 네이버 통합검색

'스턴트맨'의 네이버 통합검색 결과입니다.

search.naver.com

 

영화를 봐도 감수성이 줄어든 탓인지 예전 같은 감정동요가 없다.

예전에는 주인공들의 애틋함에 가슴이 저렸고

나쁜 놈들을 이기고 승리하면 복권이라도 당첨된 듯 기뻤다.

포레스트검프가 처음 보행보조기를 떼어 낼 때는 내일처럼 기뻤고

쇼생크에서 탈 줄 하던 앤디의 환희에 찬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런 감정들이 예전 같지 않다.

몰입해서 보고 재미있어 하지만

예전 같은 가슴 시림과  기쁨 또 슬픔은 없는 것 같다.

영화산업은 지속 발전하고 있고

기술도 좋아지고 더 좋은 스토리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감정이 안 생기는 건 결국 영화보다 더 영화 주인공 처럼 살아가는

우리 개인의 스토리가 다이내믹하기 때문은 아닐까?

 

살아가며 내 삶에 우여곡절이 많다 보니 

남의 이야기에 동감은 하지만 크게 감정 이입을 못하는 것 같다.

결국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무덤덤해지는 것 같다.

어릴 때 영화에서 보던 현실에 없을 것 같던 이야기가

살아오며 옆에서 일어나고 나에게도 일어나는 것을 경험하며

저 멀리 잡히지 않을 거라 생각하던 환상이 현실에도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더 이상 파랑새를 쫒지도 무지개 너머를 찾아가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다.

영원히 나이 먹지 않는 피터팬으로 살고 싶었는데

역시나 불가능한 일임을 확실히 느끼는 순간이다.

누구나 나이를 먹고 언젠가 기력이 쇠락하고 결국은 죽는다

가슴 아프지만 모두 이 명제를 거스르면 살 수는 없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변해가고 바뀌는 감정을 탓하지는 말아야겠다.

또 어느 순간에는 드라마를 보면서 펑펑 울기도 하지 않는가?

현실적이 되었을 뿐 감정이 메마른 것은 아니니 너무 우려는 말자.

 

이렇게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되었다.

어제도 오늘도 술코너에 유독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비도 오고 휴일이고 좋은 술 한병 사서

집에서 좋은 사람들과 적당히 편히 마시고

적당한 두께의 이불을 덮고 낮잠한잠 하면 그것이 천국일 것이다.

뭐 이런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https://youtu.be/afxLaQiLu-o?si=deYgLB8cY731L84T

 

비가 오면 유독 듣기 좋은 노래가 있다.

비도 오고 그래서 네 생각이 나서~~

그런데 술을 대입하면 딱 떨어지는 노래다.

비도 오고 그래서 술 생각이 나서 ~~

어떤가 딱 어울리지 않는가?

하~ 술을 몇 달 참았더니 별생각을 다하고 있다.

어쨌든 건강해지면 분위기 좋게 비 내리는 날

좋은 노래 들으며 좋은 술과 좋은 사람과 함께하고

적당히 취해 낮잠 자는 상상을 잠시 해본다.

 

비가 왔고 술생각이 조금은 났다

하지만 참을 수 있을 정도였기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금주는 또 하루 연장 되었다.

연휴는 끝이 났고 내일부터는 다시 일상이다.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의 꿈을 위해 뛸 모두의 건투를 기원한다.

모두 건강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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