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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

2024년 5월 11일, 금주 132일째, 책 읽는 사람이 많아 지길 바란다.

by SSODANIST 202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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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는데

정말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밤 11시가 다되어 가는데 아직도 땅을 적시고 있다.

 

아메바(아들)가 지난주에 밖에서 감기가 옮아 온 후로

온 가족이 감기를 앓는 중이다.

아메바는 이제 막바지인 것 같고

전 여자친구는 한창 콧물과 기침이 최절정이다.

난 두통이 심해지고 오한이 들기 시작하는 걸 보니

이제 시작하려는 모양이다.

낮에 머리가 무거워 두시간 가량 누워 있었는데도

컨디션이 별로 안좋다

 

술을 끊고 주말 일상이 정말 많이 바뀐 것 같다.

비가 오면 자연스럽게 연결 검색어처럼 생각나던

막걸리와 전 그리고 뜨끈한 국물은 잊어버린 지 오래다.

술을 안 마시니 골프도 재미가 없어 필드를 끊었더니

주말에도 골프장 갈 일이 없다.

골프장 갈일이 없으니 연습도 게을러지고

결국 골프랑도 자연스럽게 인연이 멀어지고 있다.

 

덕분에 주말이 정말 심플하고 예측가능해졌다.

아메바 일정을 함께하고

좋아하는 공간에서 책을 읽고

쉬고 싶으면 낮잠도 좀 자고

가족들과 함께 걸으며 운동도 하고

짬을 내어 다음 주 준비를 하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다.

물론 예전에도 주말에는 술을 잘 안 마시기는 했는데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마저도 배제를 하고 나니

일상을 더욱 루틴화 하는 것이 더욱 쉬워졌다.

그 결과 보다 삶을 그리고 일상을 스스로 컨트롤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나름 10년을 유지할 루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컨디션은 안 좋았지만 주말이고 할 일은 해야 하니 몸을 움직였다.

오전에는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세탁소를 들렸다.

마트에서는 한주 먹을 음식을

세탁소에는 지난주 맡긴 겨울 옷들을 찾아야 했다.

 

마트에 갔는데 꼬막 무침을 팔았다

난 불과 일 년 전까지 꼬막을 안 좋아했다.

그 인기 있었던 연안식당도 한번 안 가본 사람이다.

그런데 얼마 전 수원스타필드에 갔다가

우연히 먹었던 꼬막비빔밥이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

꼬막무침을 사 와 비빔밥을 만들었는데 입맛에 잘 맞았다.

역시 아플 때는 입에 맞는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푹 쉬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어릴 때는 꼬막을 안 먹었고

성인이 돼서는 먹기는 했지만 거의 억지로 먹었는데

40 중반이 돼서야 알게 되었다.

나는 꼬막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역시 해보지도 않고 싫다느니 안 한다느니 하는 것은 모자란 행동이다.

해보고 먹어보고 시도하고 결정해도 늦지 않는 것 같다.

앞으로는 더욱더 해보지도 않고 결론짓는 행동을 삼가야겠다.

 

오늘도 일정에 변경이 좀 있어서 서점을 저녁시간에 갔다.

8시간 조금 안되어 도착했는데 9시가 되니 문을 닫았다.

덕분에 서점이 문 닫을 때까지 있는 기이한 경험을 다 해보았다.

놀란 것은 문 닫을 시간이 되도록 서점에는 책을 읽고

책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나는 책 읽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휴대폰이나 태블릿 말고 종이책을 읽는 문화가 보다 많아졌으면 좋겠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지하철이나 사람들이 많은 장소 어디에서든

핸드폰에 머리 박고 뭔가를 보고 있는 모습이

외줄 위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는 듯

정말로 불편하고 불안정해 보인다.

그런데 가끔 보는 책 읽는 모습에서는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없다.

오지랖인지 모르겠으나 휴대폰 보는 것 보다야

책이 눈이나 정신에나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여하튼 휴대폰 쇼츠나 콘텐츠만큼 독서가 핫해지는 시절이 오길 고대해 본다.

 

요즘은 니체와 쇼펜하우어에의 말과 글에 지속 눈이 가고 마음이 간다.

왜 그런지는 책을 좀 읽어 보면 알게 될 것 같다.

오늘도 책 속에서 보석 같은 한 줄을 만났다.

지속 자라려는 사람이 두려움이 많아서야 되겠는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처럼 온갖 풍파를 견디면서 자라는 것이 정석이다.

피하지 말고 두려움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게 인생 아닐까?

 

꼭 이 시간만 되면 이렇게 혼자 심오한 척 별고민을 다하고 있다.

글을 되도록 밤에 쓰면 안 될 것 같다.

중고등학교 때 밤새 무언가를 끄적이고

오전에 일어나 찢어버렸던 경험이 이런 비슷한 거 아니었을까?

담백하게 심플하게 잘 쓰고 싶은데 아직도 한참 멀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임을 다시 한번 느끼면

위대한 작가들에 솜씨에 고개 숙여지는 밤이다.

 

비가 오는 주말 술생각 없이

아주 평범하게 지나가고 있다.

금주는 하루가 늘었고 

머리가 맑아야 하는데

감기로 머리가 무겁다.

 

자고 일어나면 씻은 듯 없어지길 고대해 본다.

모두 편안한 주말밤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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