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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

2024년 5월 10일, 금주 131일째,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지는 않는다.

by SSODANIST 2024.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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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날씨는 좋은데 일교차가 크다.

그렇게 일 년 중 가장 날씨 좋은 며칠을 보내고 있다.

 

바빠서 그냥 지나갔는데

지난 주가 지금에 회사에 온지 3주년이 되었다.

깜빡하고 넘어 갈 수도 있었는데

회사에서 메일을 보내주어 알게 되었다.

3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정말 짧은 시간인데

참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으며

울고 웃고 작은 인생의 축소판이었다.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이 생겼다.

 

적지 않은 시간

난 얼마나 성장했는가?

난 누군가의 인생에 기여하며 살아왔을까?

그리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했을까?

정확하게 어느 하나 답하지는 못하겠다.

더 이상 사회초년생도 아니기에

무조건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책임감이 없어 보인다.

 

그럼 나는 지난 3년 동안 무엇을 얻고 무엇을 위해 살아왔을까?

 

매일 정리하고 산다고 하지만 돌아보면 또 어수선하다.

기차를 타고 앞으로 보고 가다 보면

나는 똑바로 온 것 같은데 뒤를 돌아보면

늘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오고 있다.

누구나의 인생도 그렇듯 나의 3년도 그랬다.

나름은 정도를 걸었고 성장하고자 했고

좋은 사람으로 괜찮은 구성원으로 살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돌아보면 역시 수많은 실패를 했고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줬고

성장과 좌절을 반복하는 과정이었다.

 

너무도 빨리 지나간 시간이라

어제처럼 기억나는 순간들이 있다.

그때 왜 그렇게 용기가 없었던 것일까?

그때 왜 나는 그런 결정을 못했나?

그 때 왜 나는 조금 더 너그럽지 못했을까?

그 때 왜 나는 1도만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없었을까?

수많은 왜? 가 머릿속에서 돌고 있다.

 

후회하지 말고 살아야 하는데

온통 머릿속에 후회로 가득하다.

언제쯤 후회 안 하고 보람된 삶을 살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어른이 돼야 하고 성숙해야 하며

고뇌하고 사유해야 하는 것일까?

답을 알고 있다. 끝이 없다는 것.

그래서 삶이 쉬운 게 아니라고 어른들이 이야기했다.

나도 나이를 먹었고 이제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그러니 어려운 인생 조금씩 조금씩만

앞으로 앞으로 가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러면 나도 어른이 되어있지 않을까?

 

나는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다.

엄청나게 똑똑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대단히 유능한 사람도 아니었기에

주위에 한 명 정도 있으면 좋을 잘 성숙한 좋은 어른이고 싶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어른이 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나이와 무관하게 성숙함과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르는 것을 넘어서

행동과 태도를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나이가 인생의 지혜와 성숙함을 자동으로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경험상

나이를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어른이 되는 것은 의식적인 선택과 노력을 필요하다.
성숙함도 나이를 먹으며 경험에서 오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교훈으로 삼는 것은 어른이 할 수 있다.

그랬다.

결국,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이를 먹는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복잡한 과정이었다.

나를 똑바로 인식하고 통제하며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 역시 필요한 것이다.

 

살아가는 것은 끊임없는 배움의 연속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숨을 거둘 때까지

삶이라는 교실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수업을 받는 것이다.

시험이나 성적표가 없으니 오직 스스로 평가하고 성장하는 과정이다.
어른이 되어가는 수업은 결코 쉽지 않다. 

때로는 고통스럽고, 때로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타인과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세상을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결국, 살아가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어른이 되어가는지를 배우는 무한한 수업이다. 

이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각자의 길을 걸으며, 좋은 어른이 되었으면 한다.

 

나름 회고를 잘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큰 틀에서 보니 여전히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3년간의 어른되기 수업을 정리해 보았다.

여전히 갈길도 멀고 올라야 할 산도 높다.

반성하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이런 날은 반성의 술을 한잔 해야 하는데 아쉽다.

날씨도 딱이고 분위기도 딱이고

좋은 안주 좋은 사람들만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금요일이다.

나도 집으로 향하는 것이 옳다.

 

금주는 변함없이 진행 중이고

한주가 또 무사히 지나갔다.

지난 한 주의 노고를 치하하며

평안한 주말을 기원한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이틀이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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