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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6월 6일 , 금주 158일째, 휴일 양양에서의 하루

by SSODANIST 202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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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10시가 넘어 출발해서

새벽 01시가 거의 다 되어 양양에 도착했다.

양양의 밤공기는 역시 경기도 보다는 차가웠다.

공기가 차갑다기보다는 시원하다는 느낌이 더 정확한 것 같다.

맑은 공기와 빛 없는 어둠 그리고 낮은 기온 높지 않은 습도가 잘 어울려

상쾌한 밤공기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하늘 가득 별들은  쏟아질 기세였다.

내가 알고 있는 양양의 느낌이었다.

 

낮 최고 기온은 3~4정도 차이가 났다.

온도차가 있으니 당연히 시원한 느낌도이었겠지만

온통 초록에 둘러쌓여있고

시멘트보다는 흙과 나무 가득한 자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샌드위치로 휴일이 끼어 있지만

일정이 있어 출근을 해야 했기에

아주 짧은 여행을 알차게 보내야 했다.

아침 일찍 오랜만에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고

오랜만에 집주위를 둘러봤다.

 

온통 먹을 것으로 가득한 고향집은 올해도 여전히

부모님의 땀을 먹고 풍성한 열매들을 가득 품고 있었다.

보리수와 앵두가 너무 탐스러워 몇 개 따먹고 사진을 찍었는데

사실 고향집은 거의 보물섬이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야채를 키운다.

양파, 마늘부터 시작해 콩, 팥, 깨, 감자, 고구마, 상추

고추, 옥수수, 옥수수 아스파라거스  등...

사과, 배, 포도, 감, 호두,  자두, 살구, 등 과일도 있다.

당장 기억나는 것만 이렇고 사실 거의 사 먹을 일이 없을 정도다.

 

재주 좋은 아버지와 솜씨 좋은 어머님덕에 

고향집은 늘 풍성한 선물 같았다.

조경을 하셨던 아버지는 온통 집주위를 꽃밭을 만드셨고

그 아름다움에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다 사진을 찍기도 한다.

여하튼 한참을 둘러보고 읍내로 향했다.

 

꽃을 꽂을 화병도 하나 사고

얼마 전 일등이 나온 로또판매점에서 로또도 하나 샀다.

술담배 안 하는 나의 소소한 취미생활이다.

양양전통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고.

나름 맛집으로 알려진 닭강정을 한 박스 샀다.

난 그냥 그런데 가족들은 좋아한다.

닭강정 팔아 매장이 있는 빌딩을 샀다고 한다.

빌딩이름이 송이닭강정 빌딩인걸 보니 사실인 듯하다.

입맛은 모두 다르니 평가는 직접 해보시길...

다음 평점은 원래 짠 편인데...

호불호가 좀 있는듯하다.

 

https://place.map.kakao.com/203087425?referrer=daumsearch_local

 

송이닭강정 본점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양양읍 양양로 57 (양양읍 남문리 17-2)

place.map.kakao.com

 

하나 신기한 것은 식어도 맛있다고 이야기가 많은데

이건은 속초의 만석 닭강정 때부터 마케팅을 잘한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렴 차가운 것 보다야 따뜻한 것이 맛있겠지 ^^;;

 

이렇게 빠르게 한 바퀴 빠르게 볼일을 보고

나름 알려진 카페로 향했다.

전 여자친구는 몇 번 가봤다고 하는데

난 처음이었다.

술 마실 때는 카페를 잘 안 따라다녔는데

요즘은 카페에 가자고 하면 군말 없이 잘 간다.

 

https://place.map.kakao.com/983032212?referrer=daumsearch_local

 

숲속의빈터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손양면 동명로 114 (손양면 송현리 444-3)

place.map.kakao.com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는 내부가 기대 이상이었고

카페 뒤편의 뜰이 조경이 잘 되어있었다.

인테리어와 조경은 괜찮았는데

빵과 음료는 가격에 비해서는 평범했다.

특히 음료는 정말 평범했다.

이렇게 느끼는 것은 정말 음식이 별로라서가 아니라

서울 경기에도 맛집이라는 베이커리 카페가 넘쳐나다 보니

이제는 맛도 어느 정도 평준화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조용히 차 한잔 마시면서 여행의 쉼표를 찍기에는 괜찮아 보였다.

쏠비치에서도 가깝고 양양읍내에서도 멀지 않아

위치는 잘 잡은 것 같았다.

여기 앞이 양양내수면 연구소가 있다.

어릴 때 연어의 알을 채취해 부화시키고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과정 등을 현장 학습하며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렇게 잠시의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주목을 잘라 태워서 만든 최고급 숯불에

아들 가족 온다고 부모님이 준비하신 민물장어

그리고 삼겹살을 너무도 맛있게 구워 먹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고기 굽는 일만은 절대 남에게

넘기는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며 고기를 굽는 아버지 덕에

장인의 손맛으로 정말 배가 터질 듯 맛있게 많이도 먹었다.

정말 숯불에 고기와 장어는 최고의 조합이며

그리고 같이 먹는 직접 기른 채소는 더할 나위 없다.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장어와 고기를 안주로 시원한 옥수수 동동주를 한잔 하신다.

아버지는 술을 안 드시고

내가 한잔 거들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으나

사나이 한번 먹은 마음 꾹 참았다.

시원한 옥수수 동동주는 정말 꿀맛인데

역시 아는 맛이 무섭다.

하지만 마실 수 없었다.

마시지 않았다.

 

너무 배가 불러서 집 주위로 산책을 나섰다

펜션들이 줄지어 들어선 계곡옆의 산길을 걸었다.

물 맑고 공기 좋고 산 높고 

그냥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너무 자연 그대로인 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

가끔 나타나는 그늘은 그 자리에 돗자리라도 펴고

앉아서 쉬고 싶게 만들었다.

자연의 힘이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니...

 

그렇게 산책을 하고 조금 쉬다 보니 또 저녁시간이다.

소화가 안되었는데 

민물고기 매운탕을 끓여서 내오셨다.

아직 오염되지 않은 시골이기에 어족자원이 남아 있어

재미로 부모님이 한 번씩 고기를 잡아 두셨다가 별미로 드시는데

며칠 전에도 다녀오셔서 마침 좋은 물고기가 있다고

맛있는 매운탕을 만들어 주셨다.

늘 그렇게 먹이고 싶고 주고 싶은 것이 부모님 마음인가 보다.

고향을 다녀오면 2~3kg는 살이 찌는 것 같다.

 

마침 연휴라 도착한 동생내외와 함께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10시가 거의 다 되어 출발해 돌아왔다.

차가 밀리지 않으니 운전이 피곤하지 않았다.

늘 헤어짐은 아쉽지만 또 정겹다.

더 자주 뵈어야 하는데 늘 죄송한 마음이다.

부모님이 양양에 계시니

남들은 여행으로 가는 그곳을

나는 마음만 먹으면 편히 갈 수 있다.

이 얼마나 복 받은 것인가?

 

이렇게 또 짧은 휴일이 마무리되었다.

내일 하루가 지나면 또 휴일이다.

휴일이 자주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만큼 시간이 빠르게 간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듯하다.

 

계속 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업무로 복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쪽이던 모두 최고의 순간을 살아내길 빈다.

난 당신들의 모든 순간이 찬란했으면 좋겠다.

 

평안한 밤이 끝나면 시작될 

수많은 멋질 인생을 격하게 응원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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