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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6월 8일, 금주 160일 일째, 인생은 매일 충분히 행복하다.

by SSODANIST 2024.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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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가 정확했다.

아침에 비 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비가 하루종일 오락가락하다 오후 늦게는 완전히 그쳤다.

비가 와서 온도는 조금 떨어졌는데

비 온 뒤 해가 나며 엄청나게 습해진 날씨 덕분에

동남아에 온듯한 느낌마저 들었던 하루였다.

사우나를 걸어 다니는 느낌이랄까? 

비행기를 안탔는데 동남아에 다녀왔다. ㅋ

 

일기예보를 접하고는

점점 고조되는 여름을 잠시 식혀줄 단비 정도로 생각했는데

8시.. 9시... 계속 쏟아지는 강도가 심해졌다.

12시 30분 골프 약속이 있어서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빗줄기가 예사롭지 않아서 결국 10시경 취소를 했다.

 

어릴때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골프약속에 취소 같은 건 없다.

일단 약속시간이 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골프장으로 운전을 한다. 

비가 왠만큼 오면 젊음 좋다는 게 무엇이냐며

장대비를 맞으면서도 18홀을 완주 했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그래던 것 같다.

눈이 올 때도 강풍이 불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고 보면 절대 스코어가 잘 나올 수 없는 조건임에도

경기 진행을 했다는 것은 결국 주목적이 골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스코어야 잘 나오던 안 나오던 상관없었다.

친한 아저씨들이 모여 누군가의 눈치도 안 보고

아주 편하게 술 마시고 놀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사실 그래서 난 접대 골프도 그 의미를 잘 모르겠다.

결국 다 함께 잘 즐기는데 접대의미가 있나 싶다.

물론 경기 후 돈 내는 놈이 접대하는 놈이기는 하다.

 

이제는 비가 오면 집을 나서는 게 망설여진다.

그 불편함을 알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신발과 옷은 다 졌을 것이고

미끄러운 클럽을 잡고 질척이는 잔디를 걸어 스윙을 하고

비가 오다 그치고 잠시 해라도 나면 사우나하는 기분을 참으며

4시간 이상을 견딘다는 것이 곤욕일 것이다.

물론 날씨가 조금 나빠도 늘 초록은 기분을 좋게 한다.

특히나 새벽 이른 시간 게임을 하다 보면

맑은 공기 새벽이슬 해 뜰 때의 안개 등

너무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있다.

눈과 마음 그리고 머리까지 맑아지는 기분은 늘 일품이다.

그래서 늘 조금 피곤해도 새벽경기를 찾아다녔었다.

그런데 아무리 좋아도 이젠 비 오면 못하겠다.

오늘은 그래도 웬만하면 가려고 했는데

비가 예사롭지 않았다.

 

비가 참 시원하게도 쏟아졌다.

골프장에서 느낄 상쾌함을 집에서 대신 느꼈다.

빗소리도 좋고 상쾌함도 좋은데

비가 오는 양이 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아무 생각 없이 싱그러운 녹음들 위로 내리는

비는 바라만 보고 있어도 힐링이 된다.

마음에 씻어내고 싶은 것들이 좀 많은 것 같다.

시원하게 내리비에 깨끗이 새 단장하는 모든 것들처럼

마음에 먹구름도 비 내리고 난 후에는 

어디론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골프장 못 가는 아쉬우 마음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책으로 달랬다.

조용한 가운데 빗소리만이 배경음악이 되어주니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와 책 읽기 좋았던 서점에서의 시간이 떠올랐다.

어떤 음악들은 절대 함께 독서가 불가능 하지만

또 어떤 음악은 독서와 찰떡궁합이다.

오늘 아침은 빗소리가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빗소리와 독서는 궁합이 좋다.

 

골프가 취소되어 마트에 가서 장도보고

아메바를 픽업하여 주말 루틴도 지켜내었다.

요즘은 짬이 나면 공부하고 싶은 것이 생겨서

서점보다는 도서관을 찾는데

도서관의 문제 역시 읽을 것이 넘쳐난가는 것이다.

오늘도 정신 차려보니 또 늘 관심 있었던 책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읽고 싶고 관심 있고 마음 가는 책을 읽는 것이

최고의 독서법임을 알기에 책 선택의 과정 역시

이성이 감성을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늘 마음 가는 데로 하게 됨을 알고 있다.

그런데 무얼 보는가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도서관에서 무언가를 읽고 있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가리지 말고 읽자 편독도 정말 위험할 수 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4597239\

 

[세트]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 지적자본론 - 전2권

음반과 서적, 각종 생활용품과 전자제품, 여행은 물론 숙박까지 다루게 된 츠타야는 이제 서점을 넘어 지적 자본이 결집한 공간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10년간 사내 블로그를 통해 사원

www.aladin.co.kr

 

오늘 읽었던 책중 지적자본론은 거의 10년 전에 읽었었는데

츠타야서점이 지금까지 롱런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는 걸 보면

그때의 츠타야 서점은 분명 많은 과정을 통해

알게 되고 배운 것 들을 그들의 사업에 잘 녹여오고 있는 것 같다.

비즈니스나 마케팅 쪽에 근무한다면

혹은 경영에 관여하는 사람이라면 위 두 권은 꼭 읽어보길 권한다.

두껍지 않아 술술 잘 읽히고

그 책의 사이마다 '아하'의 순간들이 정말 많이 있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정말 비범한 사업가 있자 기획자이다. 

배울 것이 많은 경영자 이기도 하다.

나도 얼지않은 언젠가는 츠타야 서점같은

책과 관련된 랜드마크를 꼭 만들고 싶다.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갔던 책이다.

 

도서관에서 나와 아메바를 픽업하고 오는데

완전히 비구름이 걷힌 하늘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마치 가을저녁의 하늘을 보는 느낌이었다.

몇 번의 아주 더운 저녁을 즐기고 견디다 보면

하늘 높아지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 올 것이다.

난 그 계절의 높아진 하늘에 구름이 함께하는 모습을 좋아한다.

그래서 흡사 그 하늘의 모습이 떠오르는

오늘의 해 질 녘 하늘이 가을 하늘처럼 느껴진 것 같다.

어쩌면 무더운 여름이 빨리 지나가고 가을이 오기를 기다리는

아이 같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창문을 열어두고 있는데

비가 온 뒤라 그런지 제법 공기가 차다.

역시나 나는 더운 것보다는 찬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아침부터 일찍 움직이기도 했고

회사일로 계속 머릿속이 과부하 상태라 급 피로감이 밀려온다.

오늘은 좀 일찍 자야겠다.

 

오늘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보았던

마스다 무네아키의 감명 깊었던

글 한 조각을 다시 읽어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편안하하고 행복한 토요일 저녁되기를 빈다.

 

골프는 취소됐지만

아무 큰일이 없이 지난간 휴일이다.

이정도라도 충분히 행복할것 아닐까?

 

자고 일어나면 걱정 없는 내일

더 찬란하게 빛날 내일을 맞이하길 바래본다.

모든 그대들의 인생을 격하게 응원한다.

 

경영이란 실패의 허용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를 한다.
불가능한 일을 하니까.
불가능한 일을 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기획회사의 성장은 매출이나 이익의 크기가 아닌 기획회사를 구성하는 인재의 기획력으로 측정되어야만 한다.
일전에도 실패를 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런 실패를 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경험치는 커지고 다음 기회에는 반드시 성과를 낼 수 있다.
실패했다고 기죽어 있으면 그 기회는 잡을 수 없다.
실패도 성장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테마라면 반드시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사실 성공에는 항상 실패라는 발판이 있다.
성공 체험은 발판이 되지 않는다.
실패한 사람은 실패를 경험 삼아 긍정적으로 다음 기회에 재도전하고,
실패한 사람이야말로 그 힘이 축적되어 있는 만큼 경영의 기회도 다시 주어야 한다.
좋지 못한 생각으로 실패했거나 일을 대충 해서 실패한 실패는 안 되겠지만.
기업이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실패의 크기도 커진다.
하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도전이 필수다.
그래서 실패한다.
돌이켜보면 많은 실패를 해왔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도 알지 못하는 것도.
그런 실패를 하고도 지금껏 살아남은 것은
그 실패를 성장의 이익으로 받아들여 왔기 때문이다.

"경영의 본질은 실패의 허용"이라는
마스다가 중요시하는 말을 떠올려본다.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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