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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7월 26일, 백수일기 7일째, 새로운 인연 그리고 원래 좋은 인연

by SSODANIST 2024.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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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 일본을 참 많이도 걸었다,

많이 먹고 많이 걷고 많이 마셨다.

그리고 정말 많이 더웠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는데 좀 힘들었다.

이런 걸 여독이라고 하는 것 같다.

유럽을 20일넘게 안 쉬고 돌아다녀도 멀쩡한 나였는데

이제 고작 일주일 짜리 여행에도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

역시 인생무상 (人生無常)이라는 옛 어른들 말이 하나 틀린 것 없다.

 

하루정도 좀 쉬면 좋겠지만

점심약속 저녁약속 하루 오늘 하루에만 약속이 4개다.

백수가 뭔 미팅 일정이 이리도 많은지

회사에 다닐 때도 이렇게 미팅을 많이 하지는 않았는데 ㅎ

 

그럼에도 

백수인데 찾아주는 사람이 있고

만나주는 사람이 있으니

몸은 좀 힘들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기분 좋은 생각으로 일어나 준비하고 출발했다.

 

약속 4개 중 3개가 코엑스 근처에서 있는데

다행히 집에서 300m 인근에 코엑스로 가는 

버스가 서는 정류장이 있었다.

출근시간 이후라 그런지 원래 인기가 없는 버스노선인지

코엑스 까지 가는데 나 포함 2명의 승객만 있었다.

늘 회사차를 이용하다가 버스를 이용하려니 불편하기는 한데

그럼에도 최선의 상황은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도 아니며

차선 차악의 상황이라면 얼마든 환영한다는 마음으로 살기로 하였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미팅 장소로 이동했다.

 

버스는 한 시간을 달려 코엑스 건너편에 도착했다.

사업을 할 때 사무실이 있었고

미팅도 많이 하고 영화도 자주 봤던

그렇게 인연이 있던 그 장소에 또 다른 이유로 도착을 했다.

이 만남은 또 나의 인생에 어떤 인연을 만들어 줄 것인가

좋은 상상을 하며 약속 장소로 향했다.

 

첫 번째 미팅은 파르나스타워에서 있었는데

늘 왔다 갔다 하며 생각했지만 파르나트 타워는 정말 고급스럽다.

분위기도 그렇고 운영도 그렇게 하는 것 같다.

파르나스 타워 1층 커피숍에서 처음 만난 꿈 많은  어떤 분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다.

너무 아쉬웠던 우리는 다음번 저녁 약속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좋은 인연을 소개해주 분께 감사함의 인사를 건넸다.

정말 오랜만에 마음 맞는 분을 만나 가슴이 설레는 대화를 나눈 것 같다.

왠지 9월까지 못 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 

 

별마당 도서관은 언제 가도 기분이 좋다.

책이 좋은 건지

그 분위기가 좋은 건지

인테리가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

트레이트타워에서 일 년을 넘게 머무르며

매일 지나다니던 장소인데

지나갈 때마다 매일이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첫 약속이 식사 약속이었는데 티타임으로 바뀌면서

바로 다음 미팅을 하고 나니 배가 고파왔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코엑스에는 코엑스 상주 직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이 있다.

가격도 예전에 자주 올 때는 6천 원인가로 정말 저렴했다.

그래서 예전 생각도 나고 해서 구내식당을 찾았는데

규모도 커지고 위치도 좀 바뀌어 있었다.

가격은 7500원으로 조금 올랐는데 식사는 역시 준수했다.

강남에서 이 정도 퀄리티에 7500원 백반이면 정말 최고 수준이다.

 

허겁지겁 밥을 먹으며 2통의 연락을 받았다.

한통은 3번째 약속이었던 김포 일정이 상대편 급한 일정으로

차주로 옮기자는 연락이었다.

안 그래도 김포 아웃렛까지 차 없이 어떻게 갈까 생각 중이었는데

한편으로 다행이기도 했고 조금 쉴 시간이 생겼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던 회사에서

사외이사사임서를 부탁해 왔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기에 바로 처리하기로 했다.

코엑서 링코에서 사임서를 출력해서 인감도장을 찍고

삼성동 주민센터로 이동하여 인감증명서를 출력하고

다시 코엑스 우체국으로 와서 등기 우편을 발송했다.

 

사무실이었으면 금방 했을 일은데

역시 사무실 밖은 위험하고 추운 곳이었다. ㅋ

그리고 동사무소와 우체국은 같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인 우편접수기도 처음이랑 신기했는데 편리했다.

이제 정말 슬슬 로봇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약속이 하나 취소되면서

저녁약속까지 시간이 3시간가량 남았다.

뭘 할까 고민하다가 큰 고민 없이 코엑스 메가박스로 향했다.

 

https://m.kinolights.com/title/110929?tab=review&from=daum

 

데드풀과 울버린 리뷰 | 키노라이츠

히어로 생활에서 은퇴한 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이 예상치 못한 거대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을 찾아가게 되며 펼쳐지는 도파민 폭발 액션 블록버스터 장

m.kinolights.com

 

데트풀과 울버린이라는 신작이 상영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영화 시간도 약속 시간과 너무 잘 맞았다.

그리고 상영관은 BMW와 콜라보를 하는 것 같았는데

차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정말.....

두 번 정도 딥슬립을 했고

소음에 깨고를 반복했다.

아이들을 위한 영화였다.

감동도 멋짐도 상상력도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느낌이었다.

본의 아니게 저녁 약속을 위한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중간에 나갈 수는 없으니 쿠키까지 보고 빠르게 약속 장소로 이동했다.

 

약속장소로 가는 길에 예전 사무실 건물을 지나간다.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또 다른 누군가가 같은 장소에서 꿈을 꾸고 있겠지?

 

오늘 약속 장소도 예전에 이 건물에서 꿈을 키우던 시절

몇 번의 거절을 당한 후 저녁을 먹기 시작해서

단골이 된 식당이자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맛집이다.

술 먹으며 안주 안 먹고 밥도 안 먹는다고 잔소리하시면서

밥을 늘 챙겨 주시던 사장님이 정말 감사한 장소이다.

 

https://map.naver.com/p/entry/place/11628702?lng=127.0645984&lat=37.5142695&placePath=%2Fhome&entry=plt&searchType=place&c=15.00,0,0,0,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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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는 청국장이 맛있고

저녁에는 모든 것이 맛있는 식당이다.

특히나 모든 계절음식은 다 최고라고 보면 된다

 

오늘은  추천을 받아 가지불백과 갑오징어 무침을 시켰는데

역시나 명불허전 최고였다.

제철 갑오징어 숙회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양념

제철 가지가 입안 가득 좋은 식감을 주는 가지불백

셋이서 순식간에 소주를 10병을 마셨다. ^^;;;

그리고 해장국집에서 2차를 또 했다는....

 

좋은 사람들을 새로 만났고

좋은 사람들을 더 좋아하게 된 하루였다.

이렇게 모든 것이 끝나고 나면 

사람관계도 재편이 되는 것 같다.

감사한 분들도 많고 미안한 분들도 많고

고마움을 표현해야 할 분들도 많다.

 

아낌없이 모자람 없이 표현하면서 살아야겠다.

피곤은 한테 하루가 참 알차게 지나간 느낌이다.

 

당신들의 하루도 매일 그렇게 알찼으면 한다.

지난 일주일도 정말 고생 많았다.

주말은 마음 편했으면 한다.

 

당신의 마음에 여유가 생기길 빌어본다.

잘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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