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걱정을 했었다.
사실 걱정할 것도 없다.
그저 비가 오면 비를 안 맞을 장소를 택해서
남아있는 여행 일정을 보내면 그뿐이다.
그럼에도 가보고 싶은 곳이있고 나름에 플랜이 있으니
비가 안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살짝 열어봤는데 역시나 기우였다.
적어도 아침에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고
여전히 아주 무더운 아침이 시작되고 있었다.
오늘은 쿄토에 잠시 다녀오고 싶었다.
난 쿄토의 고느넉한 그 느낌이 좋다.
그리고 왠지모를 1000년 일본 수도의 기운이 늘 좋았다.
어디가든 렌트를 하거나 택시를 타는데
오사카가 정말 여행하기 애매하다.
그래서 이번에 정말 일 년 치 전철을 탄 것 같다.
뭐 이 또한 좋은 경험이었다.
오전 일찍 준비를 하고 니폰바시에서 전철을 타고
두 번 환승을 하여 코토 아라시야마에 도착했다.
늘 버스가 있거나 가이드가 있었는데
이렇게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철이 느낌 있다.
특히나 일본 장거리 노선 전철들은 기차처럼 편안하고
좌석도 개별석이 많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잔뜩 흐려있는기 했는데
언제가 그랬듯 아라시야마는 예전 그 모습 그대로였다.
흐르는 강도 그 모습 그대로
유명한 아라비카 커피는 건물과 장소는 좀 변한 것 같은데
향과 맛은 그대로였다.
너무 좋았지만 하나 아쉬운 것은
너무 더워서 충분히 자연을 즐기면 걷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였다.
그런데 그럼에도 관광객들은 시간이 갈수록 많아졌다.
뭔가 엄청난 볼거리를 기대하고 하는 여행지는 아니다.
그냥 조용히 걷고 생각하고 눈으로 마음으로 여행하는 장소이다.
* 아래 사이트를 보며 여행하면 도움이 된다.
https://livejapan.com/ko/in-kansai/in-pref-kyoto/in-arashiyama_uzumasa/article-a2000530/
이렇게 보면 할 것이 정말 많아 보이지만
역에 내려서 도게츠교를 주위 감상하며 걸어서 건너고
아라비카 커피 한잔을 들고
정원과 대나무숲 사찰을 둘러보면 된다.
그냥 조용히 생각하면서 걷기 좋다.
대나무 숲을 걷다 보면 실제 기차가 다니는 철로가 하나 나오는데
기차가 지나가면 보행할 수 있기 때문에
사진 한 장 찍어 두는 것도 바쁘지 않다.
대나무 숲이 운치 있고 그 사이로 지나는 기차가 또한 매력 있다.
그 사이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별로이긴 하다.
두 시간 정도 걷다 보면 배가 출출해진다.
아라시야마가 좋은 것이 동네는 작은데 숨어 있는 맛집이 많다.
점심메뉴로는 우동전문점을 택했다.
냉우동 온우동 모두 정말 맛있었고
역시 일본은 덴뿌라가 최고였다.
https://maps.app.goo.gl/b2NmnVKj4pP2mw8w8
그리고 크리미 한 아사이 생맥주 한잔은
그야말로 여행의 모든 피로를 씻어준다.
김치 냉우동을 추천해 주는데 역
시 한국 사람을 타깃으로 한 메뉴라 그런지
정말 입에 잘 맞았다.
그리고 아라시야마는 젓가락이 유명하다고 한다.
식세기에 막 돌려도 된다고 하여
바꿀 때도 되었고 이름도 새겨주어 3세트를 구입하였다.
가격은 한국이나 비슷한데 서비스가 있으니 한번 사봤다.
뭔가 엄청나게 다른지는 좀 사용해봐야 할 것 같다.
덥기도 하고 비가 스콜성으로 쏟아져서
언른 역으로 돌아와서 오사카로 돌아왔다.
일본의 명물 꼼데를 사기 위해 이번에는
우메다의 한큐백화점으로 향했다.
지하철 규모와 유동인구생각하면
서울의 메인역만큼 복잡하고 분비는 역이다.
아니나 다를까 꼼데에는 제품이 없었다.
엔화가 싸기도 하고 제품 자체가 할인 폭이 크니
한국 사람들이 모두 쓸어 가는 것 같다.
그럼에도 한참 둘러보고 대신하여 다른 브랜드로 쇼핑을 마무리했다.
나는 백화점 지하의 몰트 미니바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엔트리는 500엔부터 시작하는 게
위스키 저변을 넓히기에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메다에서 잠깐 머무르고 다시 난바역으로 이동하여
돈톤보리로 향했다.
저녁을 먹고 돈키호테에 들어 필요한걸 좀 사서 가기로 했다.
덥고 습하고 많이 이동하고 걷다 보니 돌아서면 배가 고프다.
저녁 메뉴는 오코노미야키로 정하고 원래는 아지노야를 가려고 했는데
본격 저녁시간 전인 5시 인데도 벌써 웨이팅이 50분이다.
이 더 위에 그렇게 기다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치보라는 다른 맛집을 선택했는데 대만족이었다.
QR로 한국어로 번역된 메뉴를 주는데
1,2,4번을 시키면 후회는 안 한다.
플러스로 생맥은 꼭 마셔보길 권한다.
마지막날 만찬은 대만족이었다.
스시같은 완전 일본식을 먹을까고 생각해 봤는데
어쩌면 오코노미야키 같은 메뉴가 더 현지스러운 것도 같다.
배우 채우고 돈키호테에 들러 필요 물건을 사고
해가지는 도톤보리를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아마도 내일 잠시 들를지는 모르겠는데
해지는 저녁의 도톤보리는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기에
눈에 잘 담아 두고 돌아왔다.
아쉬움도 물론은 있는데
너무 걸어서 발도 아프고 너무 땀을 흘려서 찝찝하고
빨리 돌아가서 씻고 시원한 맥주 한잔 하고픈 마음뿐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씻고 정리하고 맥주 한잔 옆에 두고 일기를 쓰고 있다.
백수생활 참 고급지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기운이 나쁘지 않다.
꼭 잘해서 잘되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여름의 오사카 여행은 쉽지 않다.
시원할 때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일은 저녁 비행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낮에는 마지막으로 맛있는 것도 먹고
시원한 장소 위주로 돌아봐야겠다.
한국은 비가 많이 왔다고 하는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내일은 또 별일 없이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길 기대하며
오늘도 고생한 그대들의 인생을 격하게 응원한다.
잘 자고 편안한 밤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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