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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

2024년 10월 7일 8일, 백수생활 80일째, 무기력하면 자연으로 가라!

by SSODANIST 2024.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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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생활이 두 달을 훌쩍 넘어가고 있다.

특별히 바뀌것은 없다.

외부 사람들 보다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고

책을 열심히 읽고 있으며

운동을 최대한 하고 있고

술도 가끔 마시며

나름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오늘 모든 것에 무기력해졌다.

왜인지 모르겠다.

특별한 마음의 동요나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았고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싶었다.

 

갑자기 찾아온 무기력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번아웃, 만성피로, 우울증이 대표적이다.

번아웃이야 뭔가에 몰두하다가 정신이 피폐해져서

탈진 혹은 소진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기에

만약 노는 것에 번아웃이 온 것이 아니라면

번아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자고 싶은 만큼 자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지내는 요즘

만성피로가 있을 리 만무하다.

새벽에 운동 가고 잠을 좀 덜 자기는 했지만

그건 이유가 안될 듯하다.

그렇다고 우울증이 올 이유도 없다.

결국 생각이 문제인 것 같다.

가끔 그냥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은 때가 있을 수 있는 것인데

스스로 잣대를 좀 스트릭 하게 가지다 보니

뭔가 게을러 보이고 시간을 마치 낭비하는 것 같은 상황 속의 나를 보며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자기혐오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

 

누구나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올 수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그럴 때는 그냥 그 상태로 두자

세상에서 제일 비효율적인 사람이 되어

잉여인간으로서 잠시의 시간을 즐기면 된다.

크게 문제가 없다면 분명 빠른 시간에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정말 간절히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었다.

 

어제 다시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늘 월요일은 활기차게 시작하고 싶어 운동을 일찍 나선다.

보통 5:10분에 기상하여 체육관 오픈전에 도착을 해서 오픈을 기다린다.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를 폐 한가득 채우며

공원을 지나다 보면 마치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분명 나에게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아직 사람들이 마지막 꿈을 꾸고 있을 시점

먼저 일어나 어두움 가득한 세상을 마주하고 있는

자신감 넘치는 나를 발견하고는 한다.

역시 데스크에 앉아서 결제하 하는 스타일은 아닌가?

뭔가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할 때인가?

새벽시장.. 농산물 유통...

고민이 된다.

 

역시 어제도 트레이너들보다 일찍 도착했다.

늘 5시 45분즘 도착하는데 불이 꺼져있다.

보통 오픈이 6시부터 면 운동하러 올 사람들을 고려해서

10분 전에는 오픈을 해주면 좋겠는데

그것도 그냥 내 입장이고 내 마음인 것 같다.

시간 맞춰서 열어 주는 것에 감사한다.

덕분에 이른 시간 시원하게 땀을 흘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하루가 길어지고 뭔가 뿌듯한 시작이다.

 

오후에는 강남에서 저녁 약속이 있었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정자역에서 전철로 갈아타고

논현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한눈을 팔다 신논현에서 내렸다.

약속 장소는 논현역과 학동역 사이...

멀지 않은 거리라 걷기 시작한다.

해가지고 적당히 떨어진 기온은 걷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어떤 상점이 새로 오픈했는지

어떤 매장이 교체되었는지

사람들은 어떤 옷들을 입고 있는지

스캔하는 것이 재미있다.

걷는 것의 재미 중 하나이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직장에서 좋은 관계로 지내던 동료이자

좋은 동생이었는데 비슷한 시기 회사를 나와

지금은 스타트업의 대표가 되었다.

퇴사 때 저녁도 한번 못 먹고 헤어지게 되어

근황도 알 겸 저녁을 한번 먹자고 연락이 와서 만나게 되었다.

https://place.map.kakao.com/1988784873

 

아낙 본점

서울 강남구 학동로20길 30 1층 101호 (논현동 134-9)

place.map.kakao.com

 

논현가구골목 인근의 식당에서 만났는데

식당의 메뉴들이 인상적이었다.

술은 직접 꺼내 먹는 시스템이고

안주는 주문하면 가져다준다.

김치찜을 전문으로 하는 것 같고

메뉴판에는 익숙한 여러 가지 안주들이 보이는데

어제는 김치찜, 연포탕, 새우깡을 주문했다.

술은 소주 5병 정도는 마셨는데

내가 혼자 3병 반 ~4병은 마신 것 같다.

늘 주량이 소주 한 병이라고 해서 잘 안 믿었는데

정말 한 병쯤 마시니 더는 못 마시는 듯했다.

연포탕은 시원하고 국물도 칼칼해서 매력 있었다.

김치찜은 우리 집이 더 맛있고

새우깡은 다른 집들에 비해 눅눅했다.

보통 안주를 잘 따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좋은 사람 만나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기에 그것으로 만족한다.

 

정말 오랜만에 후배에게 술값을 내게 한 것 같다.

내가 사고 싶었지만 대표까지 된 후배가 술을 산다는데

너무 강하게 말리고 싶지 않았다.

대신 이후에 많이 도와주면 된다.

술자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분에 넘치는 메시지를 받았다.

제자.. 라...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제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 인가?

그 정도록 성숙해 있는가?

어떤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와있는가?

감사하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술이 얼큰하게 올라서 다시 전철에 올랐다.

정자에서 내려야 하는데...

일어나 보니 성복이었다.

깜짝 놀라 하차하여 반대로 갈아타고

정자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상하게 소음이 심하다.

분명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이어폰인데...

이런... 귀를 만져보니 한쪽이 없다.

졸다가 지하철에 흘린 모양이다.

칠칠맞기는....

비싸지 않은 제품이라 얼마나 다행인가

에어팟이었으면 하루종일 기분이 안 좋았을 텐데

2달 전 나의 선택이 신의 한 수였다고 위로해 본다.

뭘 잃어버리고 기분 좋기는 또 처음이다.

 

화요일 아침이 밝았다.

숙취가 있는 것도 아닌데 컨디션이 별로다.

통풍이 온 것도 같고 몸살이 다 안 나은듯한 느낌이다.

이런 모든 증상들이 모여서 무기력함을 만들었겠지.

서두에 적었듯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책도 안 읽고 TV도 안 보고 글도 안 썼다.

그냥 누워 있었다. 멍하게....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ab_etc&mra=bkEw&pkid=68&os=35191262&qvt=0&query=%EB%A0%88%EB%B8%94%EB%A6%AC%EC%A7%80

 

레블리지 : 네이버 검색

'레블리지'의 네이버 검색 결과입니다.

search.naver.com

 

그러다 오후에 잠시 짬이 생긴 박여사와 넷플릭스로

영화를 한편 봤는데 이영화도 뭔가 찜찜하다.

깔끔하지도 통쾌하지도 않다. 기분 탓일까?

영화 보는 내내 고구마 100개쯤 먹은 듯한 기분이었는데

마지막 까지도 좀 답답했다.

네이버 평점을 보니 7점이다.

이 정도면 엉망은 아닌데..

역시 내 기분이 문제없다.

이 몹쓸 무기력함...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박여사가 산책을 나가자고 했다.

정말 무기력함 그 자체로 옷 갈아입기도 싫어서

처음에는 싫다고 했는데

나갔다 오면 좀 환기가 될까 싶어 가까운

율동공원을 한 바퀴 돌아서 들어왔다.

확실히 찬공기를 좀 쏘이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자연의 냄새와 더불에 숨을 쉬니 기분전환이 좀 되는 것 같다.

 

내가 무기력이라 표현한 기분이 정확이 어떤 증상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우울함이 비슷한 증상 아닐까 생각해 본다.

뭐 나는 일단 우울할 이유는 없으니

굳이 찾아보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기분이 갑자기 마음을 짓누를 때면 

그 무게에 짓눌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진다.

그럴 때는 자연으로 향해야 할 것 같다.

자연은 언제나 항상 그 자리에서 본연의 과업을 수행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평화를 찾을 수 있다.

자연을 통해 치유받는 경우를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자연은 강하며 부드럽다.

공원을 걷다 보면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마치 나를 위로하는 듯하다.

풀과 나무의 푸르름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고

한낮 그늘 아래 앉아 있으면

마치 세상의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물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물가에 피어 있는 작은 꽃들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가끔 산을 오르다 보면 숨이 차오르고 다리가 아파오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의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새로운 시각을 선사해 준다.

"이렇게 넓은 세상 속에서, 내 고민은 정말 작은 것이구나."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고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우울할 때마다 자연으로 가는 것은 단순한 도피가 아니라

나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이다.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고

우리는 언제든지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니, 우울할 때는 우선 밖으로 나아가라

그리고 자연으로 가자.

그곳에서 누구나 다시금 힘을 얻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람을 쏘이고 오니 텐션이 조금은 올라왔다.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써본다.

여전히 뭔가 나사 빠진 사람 같지만

그래도 오전보다는 확실히 호전되었다.

내일도 새벽에 운동을 가야겠다.

그리고 아침부터 기분전환을 해야겠다.

 

내일은 또다시 휴일이다.

모두 평안하고 행복한 휴일이 되면 좋겠다.

모두의 즐거운 인생을 기원하며

지구여행자들의 건투를 빈다.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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