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매일 같은 월요일이 아니다.
오늘은 지난번과는 다른 월요일이다.
같은 자리에서 피어나는 꽃이라도 작년에 피고 진 꽃과
올해 피었던 꽃은 다르며 미래에 필 꽃 또한 다른것이다.
그렇기에 매일 매 순간 마주하는 새로운 순간을 소중이 해야 한다.
그렇게 소중이 해야 할 인생의 남은 새로운 한 주다.
오랜만에 날씨가 흐렸다.
가을과 겨울사이 날씨가 흐리니 춥다는 느낌마져든다.
더 이상 한낮을 제외하면 반팔을 입는 것은 객기라고 부를 만하다.
두꺼운 옷을 즐겨 입지 않는 나도 벌써
도톰한 후드티를 꺼내 입었고 잘 때는 수면양말을 신는다.
겨울의 문턱에 와있는 것이다.
이슬도 차가워진다는 한로(寒露)도 벌써 지났고
다음 주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다.
높은 산에는 벌써 서리가 내렸다고는 한다.
그리고 정확히 15일 뒤인 11월 7일이 되면
추운 겨울에 접어드는 입동(立冬)을 기다린다.
올해는 어쩌면 추운 겨울이 더 일찍 올지도 모르겠다.
어지러운 국내 정세와 박탈감으로 벌써 겨울이 온 지도 모르겠다.
안팎으로 모두 추운 겨울을 감내해야 할 수 있다.
몸도 마음도 단단히 준비를 해야겠다.
어김없이 5시가 조금 지나 기상하여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베드타운 한중간인 동네는 아직 일상이 시작하기 전이다.
간간히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이 보이고
새벽까지 고된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는 사람들도 몇 보인다.
서둘러 일터로 가는듯한 모습들도 있다.
조용한 것 같지만 세상은 움직이고 있다.
그리도 나도 그 리듬에 맞추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움직여 체육관으로 향한다.
오늘도 역시 가장 먼저 체육관에 도착했다.
누가 상을주는 것도 아니고 알아봐 주는 것도 아닌데
이게 뭐라고 늘 기분이 좋다.
1등만 기억하는 한심한 사회에서 이상한 버릇이 든 것이다.
인생은 등수가 다가 아니라 농도인데.....
아무도 없는 체육관에서 조용히 운동을 시작한다.
조용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늘 체육관은 격한 음악이 흐른다.
난 체질적으로 조용한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 보니 어릴 적 유행하던 락카페도 클럽도 재미를 못 느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도 북적거리거나 시끄러운 장소는 질색이다.
술을 마셔도 3명 이상은 선호하지 않는다.
결국 술 취하면 두 명씩 짝지어 이야기하기 때문에
여럿이서 같은 장소에서 술 마시고 이야기하는 의미가 없다.
헬스클럽도 그래도 별로 선호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맞지 않는 장소에서 심장박동 느끼는 법을 배워가는 것 같다.
소음으로만 들리던 음악에서 박자가 느껴지고
덤벨을 들고 뜀박질하는 리듬에 맞추어본다.
뭐든 처음이 어색하지 하면 익숙해진다.
누가 그랬다.
성향이 안 변한다는 것은 변하기 싫은 핑계일 뿐이라고
사람은 변한다. 그것도 아주 쉽게 우연한 기회에
바뀔 수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한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날씨는 분명 흐려있지만 아침의 싱그러움은 품고 있다.
맑은 날도 있으면 흐린 날도 있는 것이고
뜨거운 날이 가면 비 오는 날이 오는 것이다.
그냥 그 순간 매일에 최선을 다하고 즐기는 것이
인생을 잘 살아내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후에 집에서 책을 보는데 메일이 하나 왔다.
세무 관련 메일이었는데 퇴사하기 전 원천징수 관련 이슈가 좀 있었던 것 같다.
연말정산한 지가 9개월 전이고 회사를 7월에 퇴직했는데
이걸 이제야 통보하는 것이 정상인가?
문제가 있었으면 처음 입력할 때 오류를 주면 될 텐데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비효율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특히나 이정부 들어와서 비효율의 정점을 달리는 것 같다.
이런 문제는 또 빠르게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바로 집에 앞에 버스를 타고 5분 거리 세무서로 향했다.
뭐 큰 문제도 아니었는데...
결국은 시스템이 문제였다.
시스템만 잘 만들어졌어도 내가 오늘 세무서에 올 일도
나 때문에 몇 명의 세무공무원들이 고생할 일도 없었다.
정말 안타까운 행정력 낭비다.
그렇게 빠르게 해결하고,..(고지서를 집으로 보내주기로 하고)
해결이라고 해봐야 납부누락된 세금을 내는 것이다.
급할 것 없으니 터벅터벅 걸어 집으로 향한다.
개인적으로 이 코스가 가을에는 좀 예쁜 것 같다.
한쪽으로 구청 잔디마당과 중앙공원을 두고 걸을 수 있어
가을의 청취를 느끼기에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녘 걷는 것이 나름 좋은 경험이었는데
낮에 사람들 없는 길을 걷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일 년을 같은 장소를 걷다 보면 문득 질서가 느껴진다.
이럿듯 자연은 늘 순서에 따라 바뀌면 볼거리를 준다.
날씨는 온화하게 시작하여 뜨겁다가
시원해지고 매섭게 변한다.
꽃이 피고 무성해지다 열매를 맺고 떨어진다.
이러한 큰 질서 속에서 작은 무질서 들은 허락이 된다.
사람의 인생도 결국 자연에서 배워야 한다.
본인의 인생의 목적 그리고 우선순위가 명확해야
그것을 시작으로 순서대로 진행할 수 있다.
이 큰 질서가 정해지지 않거나 불분명하면
하는 일도 우리의 삶도 결국 무질서 속에 놓이게 된다.
그렇기에 일정한 순서와 리듬을 가지고 있는
경이로운 자연에서 우리의 삶에서도 이러한
질서를 본받아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질서가 없는 삶은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 방황하게 된다.
삶과 일 그리고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모든 일을 그르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에서도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매일의 시작이 중요하다.
하루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장 중요한 일을 정하는 것이다.
중요한 일은 보통 긴급하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에 덜 중요한 일들은 긴급하지만 중요한 일은 아닐 수 있다.
이러한 일들은 일상의 소음 속에서 우리를 방해하고
정말 중요한 일들을 해나가는 데 있어 방해가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것들의 순서와 질서가 필요하다.
자연의 질서처럼 우리의 삶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 있다.
이러한 우선순위를 통해 우리는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삶이 혼란스럽고 바쁘더라도
중요한 것을 잊지 않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혜이다.
질서 속에서 지혜를 구하 길 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환동을 하니 하루가 정말 길다.
오늘은 낮잠도 못 자고 5시부터 계속 깨있다.
몸에 정말 안 좋다고 하는데
하루를 일찍 마무리해야겠다.
오늘은 어떤 하루를 살았는가?
무엇을 배웠으며 느꼈고 반성하는가?
여전히 배울 것이 많은 삶이다.
매일매일 배우며 성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도 고생 많았다.
다가올 내일의 건투를 빌며
모두의 인생을 응원한다.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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