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 갑자기 또 날씨가 풀렸다. 낮에는 겉옷이 필요없을 정도
기온: 최저 -1도, 최고 3도
🌅 회복이 필요한 아침
어제 운동을 좀 과하게 한탓인지, 피로누적인지 오늘은 몸이 조금 무겁다.
어젯밤에도 늦게까지 깨있었다. 마감에 쫒기는 직업도 아닌데 어쩔수 없었다. 새벽 2시에 겨우 잠들었고, 6시 알람에 일어났다. 4시간 수면.
마음도 살짝 주저앉은 듯한 느낌이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버티지?' 출근해서 회의하고, 보고서 제출하고, 저녁에는 또 짜여진 루틴이 있다.
그래서인지 신발을 신는 손끝도 어딘가 둔하다. 신발 끈을 묶는데 손가락에 힘이 없다.
'오늘은 쉴까?'
하지만 이제는 이런 날일수록 5분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회복이 필요한 날, 쉬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때로는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더 나은 회복이다.
💊 번아웃의 징후
50년이 가까운 삶을 살며 번아웃을 여러 번 겪었다.
첫 번째는 30대 후반. 팀장이 됐을 때였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 팀원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 매일 12시간씩 일했다. 주말도 없었다.
6개월 후, 어느 월요일 아침. 일어날 수 없었다. 침대에서 일어나려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다리가 납덩이처럼 무겁고,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병원에 갔다. 의사가 말했다. "번아웃입니다. 완전히 소진됐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
"쉬세요. 한 달은 쉬어야 합니다."
회사에 병가를 냈다. 한 달 동안 집에 있었다. 하지만 회복되지 않았다. 왜? 진짜로 쉬지 않았으니까.
집에 있으면서도 계속 일 생각을 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업무를 걱정하고, 복귀 후 밀린 일을 생각했다.
한 달 후 복귀했지만 여전히 피곤했다. 그리고 6개월 후, 다시 번아웃이 왔다.
그때 쉬는 것과 회복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 능동적 회복 vs. 수동적 휴식
어느 날 저녁 일상, 퇴근하고 소파에 잠시 누웠다. 없에고자 하는 버릇 중 하나인데 정말 어렵다. 그냥 피곤했다. TV를 켰다. 넷플릭스를 거쳐 아무 드라마나 틀었다.
2시간 후, 드라마 4편을 봤다. 일어서니 더 피곤했다. 왜?
수동적 휴식은 진짜 회복이 아니다.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건 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뇌가 계속 자극받고 있다. 몸은 가만히 있지만 정신은 쉬지 못한다.
반면 능동적 회복은 다르다. 가볍게 걷기, 스트레칭, 명상, 독서. 몸과 마음이 함께 회복된다.
오늘 처럼 피곤한 아침에도 힘들지만 달리러 나갔다. 하지만 평소처럼 하지 않았다.
무리해서 달릴 필요도, 화려한 글을 쓸 필요도 없다.
천천히 걸었다. 거의 산책 속도로. 5분 중 3분은 걸었다. 괜찮다. 오늘은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집에 와서 글을 썼다. 길게 쓰지 않았다. 세 문장.
"오늘은 피곤하다. 그래서 천천히 걸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가볍게 걷다가 천천히 뛰어도 되고, 오늘의 기록이 단 몇 문장뿐이어도 괜찮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출근길에 몸이 가벼웠다. 어제 소파에서 2시간 쉰 것보다, 오늘 5분 걸은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 작은 회복의 과학
목요일, 정기적 병원 상담이 있었다.
"요즘 어떠세요?"
"피곤해요. 일이 많고, 잠도 부족하고 여전히 약이 없으면 잠을 못자고..."
"어떻게 회복하세요?"
"주말에 푹 자려고 해요."
선생님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빚을 갚는 거예요. 회복이 아니라."
"무슨 말이에요?"
"평일에 수면 부족이 생기면, 주말에 많이 자도 완전히 회복 안 돼요. 오히려 수면 리듬이 깨져서 월요일에 더 힘들어요."
맞는 말이었다. 주말에 12시간씩 자도 월요일은 여전히 피곤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작게 회복하는 것이, 크게 무너지지 않는 길이다."
선생님이 설명했다. 큰 회복을 기다리지 말고, 매일 작게 회복하라고.
하루에 5분 명상. 10분 산책. 15분 스트레칭. 작지만 매일.
그게 주말 12시간 수면보다 효과적이다. 왜? 회복은 누적되니까.
빚도 마찬가지다. 한 번에 큰돈을 갚는 것보다, 매달 조금씩 갚는 게 낫다. 이자가 계속 붙으니까.
피로도 그렇다. 쌓이면 이자가 붙는다. 번아웃이라는 이자. 공황장애라는 이자.
하지만 매일 작게 회복하면? 피로가 쌓이지 않는다. 이자가 붙을 틈이 없다.
🌱 마이크로 회복의 발견
오후, 회의가 끝나고 화장실에 갔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창백했다. 눈 밑에 다크서클. 이마에 주름. 피곤한 얼굴.
잠시 눈을 감았다. 깊게 숨을 쉬었다. 들숨... 날숨... 들숨... 날숨... 1분.
눈을 뜨니 조금 나아진 것 같았다. 실제로 얼굴이 달라진 건 아니지만, 느낌이 달랐다.
1분 회복. 마이크로 회복.
돌아와서 알아보니 실제로 연구가 있었다. 마이크로 브레이크(Micro-break). 짧은 휴식의 효과.
잘기억은 안나지만 연구에 따르면, ??분에 1분씩 쉬는 것이 2시간 일하고 10분 쉬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왜? 피로가 누적되기 전에 회복하니까.
그래서 20분정도에 1분씩 눈을 감고 숨을 쉬기 시도했다.
정확히 20분인지 30분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결과는 놀라웠다.
하루가 덜 피곤했다. 저녁에 집에 왔을 때 에너지가 남아 있었다.
작은 회복은 작아 보이지만, 그 힘은 오래 간다.
큰 휴가 한 번보다, 매일의 작은 회복이 더 지속적이다.
회복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투자다.
👨👩👦 가족과의 작은 회복
토요일 오후, 아내가 말했다. "요즘 당신 얼굴이 안 좋아. 많이 피곤해 보여."
"응, 일이 좀 많아서."
"주말인데 좀 쉬어. 그냥 누워 있어."
누웠다. 소파에. TV를 켰다. 하지만 30분 후, 아내가 말했다.
"그렇게 쉬는 거 아니야. 밖에 나가. 햇볕 좀 쬐고 와."
"피곤한데..."
"그래서 밖에 나가야지. TV 보고 있으면 더 피곤해져."
마지못해 일어났다. 아들에게 말했다. "나가자. 같이 공원 갈까?"
"저 숙제 하고 있는데요."
"10분만. 같이 걷자."
공원을 천천히 걸었다. 아들과 나란히. 말없이.
5분쯤 걸으니 아들이 말했다. "아빠, 요즘 학교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친구 이야기, 선생님 이야기, 고민 이야기.
평소에는 대화가 없었다. 늘 바빠서. 늘 피곤해서.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걸으며 자연스럽게 대화가 흘렀다.
20분 후 집에 돌아왔다.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작은 회복은 혼자만 하는 게 아니다. 가족과 함께할 수도 있다.
🌙 회복의 방향
목요일 저녁, 한주를 돌아본다.
이번 주는 피곤했다. 야근도 있었고, 수면도 부족했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왜? 매일 작게 회복했으니까.
아침 5분 걷기. 점심시간 1분 명상. 저녁 10분 산책. 작은 것들.
노트를 펼쳤다. 이번 주 기록을 봤다.
월: "피곤하지만 5분 걸었다."
화: "천천히 걸었다. 충분했다."
수: "1분 명상. 효과적이었다."
목: "팀과 함께 쉬었다. 좋았다."
느린 걸음으로 시작해 짧은 글로 마무리했다.
완벽하지 않았다. 어떤 날은 3분밖에 못했다. 어떤 날은 글을 한 문장만 썼다.
하지만 괜찮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지난 며칠보다 더 가벼워져 있었다.
왜? 매일 회복했으니까. 크게 무너지지 않았으니까.
회복은 양이 아니라 방향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주말에 12시간 자는 것보다, 매일 5분씩 회복하는 것이 낫다. 방향이 맞으니까.
☀️ 작은 회복의 지혜
지치고 무기력한 날에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헤밍웨이가 말했다. "The world breaks everyone, and afterward, some are strong at the broken places." (세상은 모두를 부수지만, 그 후 어떤 이들은 부서진 곳에서 더 강해진다.)
부서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40대 가장으로 살다 보면 매일 조금씩 부서진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하지만 매일 작게 회복하면? 뼈가 부러졌다가 붙으면 그 부분이 더 단단해지듯 부서진 곳이 더 강해진다..
오늘의 5분은 작지만 충분했다.
완벽한 회복을 기다리지 않는다. 긴 휴가를 기다리지 않는다. 지금, 여기서, 5분.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일의 나는 오늘의 회복 덕분에 다시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다.
🌿 당신에게
혹시 당신은 지금 너무 피곤한가요?
번아웃 직전인 것 같나요?
큰 휴식을 기다리고 있나요?
기다리지 마세요.
지금 바로 5분만 회복하세요.
눈을 감고 숨을 쉬세요. 1분.
밖에 나가 걸으세요. 5분.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세요. 2분.
작은 회복이 쌓이면 큰 회복이 됩니다.
주말에 12시간 자는 것보다,
매일 5분씩 회복하는 것이 낫습니다.
큰 휴가를 기다리지 마세요.
지금, 여기서, 작게 회복하세요.
작은 회복이 당신을 지킵니다.
오늘도 나는 작게 회복했다.
크게 쉬지 않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충분했다.
작은 회복, 그것이 나를 살린다.
🌿 오늘도, 우리는 작게 회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