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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뛰고 & 5분 글쓰고

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1월 22일_조용한 기쁨 (Quiet Joy)

by SSODANIST 2025.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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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오락가락한다. 춥다 포근하다.

기온: 최저 3도, 최고 13도


🌅 발견되지 않은 순간들

달리다 잠시 멈춘 순간, 숨이 가빠지는데도 마음 한구석에서 미묘한 기쁨이 피어난다. 그것은 아주 작은 것이었다. 가로수 사이로 비치는 아침 햇살, 폐 속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의 감촉, 땀으로 젖은 셔츠가 피부에 닿는 느낌. 이런 것들이 어떤 순간, 불현듯 하나의 완전한 기쁨으로 조합되었다. 누구에게도 드러나지 않는 아주 작은 기쁨.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도 없고, 동료들에게 자랑할 수도 없는, 설명하려 하면 오히려 초라해지는 그런 종류의 감정. 그렇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기쁨.

40대 후반을 살아가며 나는 점점 더 이런 순간들에 의존하게 되었다. 거창한 성취가 주는 환희는 이제 드물다. 승진도, 포상도, 큰 프로젝트의 성공도 예전만큼 기쁘지 않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런 기쁨은 너무 빨리 사라진다. 마치 설탕물 같다. 순간적으로 달콤하지만 곧 갈증만 더 심해진다.

하지만 이런 조용한 기쁨은 다르다. 오래 남는다. 하루 종일, 때로는 며칠간 마음속에 은은하게 머문다.


🌿 소음 속에서 놓친 것들

얼마전 회사에서 축하 파티가 있었다. 나름 큰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이유였다. 케이크가 있었고, 샴페인이 있었고, 박수가 있었다. 상사는 연설을 했고, 팀원들은 환호했고, 나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기쁘지 않았다. 아니, 기쁜 것 같기는 했지만 진짜 기쁨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것은 마치 의무처럼 느껴지는 감정이었다. '지금 기뻐해야 하니까' 기쁜 척하는.

파티가 끝나고 혼자 커피를 한잔 마신다. 창밖을 봤다. 해가 지고 있었다. 빌딩 숲 사이로 노을이 번졌다. 그 순간, 진짜 기쁨이 왔다. 조용하게, 예고 없이.그때 깨달았다. 파티의 소란스러운 기쁨보다 이 조용한 노을이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말했다. "행복과 부조리는 같은 땅에서 태어난 두 아들이다." 세상의 부조리 속에서, 삶의 무의미함 속에서도, 우리는 작은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그 부조리 때문에 작은 기쁨이 더 소중해진다.


🪶 축적되지 않는 행복

우리 사회는 행복을 축적 가능한 것처럼 말한다. 더 많이 벌고, 더 높이 올라가고, 더 크게 성공하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하지만 그것은 거짓이다. 아니, 적어도 나에게는 거짓이었다. 30대 초반, 나는 대리였다. 과장이 되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과장이 됐다. 행복했다. 일주일간. 그다음 주부터는 다시 평범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차장이 되면 진짜 행복할 거야.'차장이 됐다. 역시 일주일. 그다음은 부장. 그다음은 임원. 끝없는 사다리.

 

이제 나는 행복은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승진을 다섯 번 해도 행복이 다섯 배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첫 승진의 기쁨이 가장 크고, 그다음부터는 점점 무뎌진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같은 것을 반복할수록 만족도는 줄어든다.큰 성취가 아니어도 괜찮다. 이제는 이 문장이 체념이 아니라 지혜로 느껴진다. 큰 성취를 포기하는 게 아니다. 단지 그것에만 기쁨을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 하루를 살게 하는 것

아침 출근길 지하철은 늘 사람들로 가득다다. 모두 피곤한 얼굴이다. 하루의 휴식이 끝났고, 다시 시작됐고, 또 버텨야 한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피곤하고, 지루하고, 의미 없는 하루가 시작될 것 같았다. 하지만 지하철을 나와 밖으로 나오는 순간 햇빛이 쏟아진다. 역을 나와 회사로 걷는 그 짧은 시간 그 빛이 바쁘게 걸어가는 모든 사람들을 비춘다. 먼지 입자들이 빛 속에서 부서지며 춤췄다. 그 순간이었다. 작은 기쁨. 이유 없는, 설명할 수 없는.'오늘 하루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객관적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아침이고, 여전히 피곤하고, 여전히 회사에 가야 한다.하지만 주관적으로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 작은 기쁨 하나가 하루를 바꿨다.오늘의 달리기와 기록이 아주 작게 나를 앞으로 밀어준다.매일 아침 5분 달리기. 객관적으로 보면 아무 의미 없다. 건강에 큰 도움이 될 리 없다. 5분으로 체중이 줄거나 근육이 늘지 않는다.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 5분이 나에게 주는 조용한 기쁨. '오늘도 했다'는 작은 성취감. '나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라는 자기 확인.그 조용한 힘이 쌓여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를 변화시킨다.물방울이 바위를 뚫듯. 한 방울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만 번, 십만 번, 백만 번 떨어지면 바위에 구멍이 뚫린다.


🎨 비교할 수 없는 것들

얼마전 저녁 아침 형님과 저녁 식사를 했다. 형님은 대기업 임원이었다. 강남에 아파트가 있고, 아이들은 외국어고등학교에 다니고, 겨울 휴가는 유럽으로 간다고 했다.대화 내내 나는 초라함을 느꼈다. 우리 집은 분당이고, 아들은 일반 중학교에 다니고, 겨울휴가는 예정이없다. 집으로 돌아오며 스스로 물었다. "기분 나쁘지?""아니 기분이 나빴다. 나 자신이 실패자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집에 도착해서 아들이 문을 열어줬다. 밝은 목소리. 포옹.그 순간, 깨달았다. 강남 아파트보다 이 포옹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유럽 여행보다 아들의 미소가 더 아름답다는 것을.이것은 비교할 수 없는 것들이다. 돈으로 살 수 없고, 자랑할 수 없고, 측정할 수 없는."작은 기쁨이 하루를 살게 한다."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말했다. "당신의 예술을 사랑하듯 당신의 삶을 사랑하십시오." 예술가가 작품에서 기쁨을 찾듯, 우리는 일상에서 기쁨을 찾아야 한다.그것은 거창하지 않다. 아들의 포옹, 아침 햇살, 따뜻한 차 한 잔, 좋아하는 노래, 깨끗한 침대 시트.이런 것들이 하루를 살게 한다. 큰 성취가 인생을 바꾸는 게 아니라, 작은 기쁨들이 인생을 채운다.


🌙 충분함의 발견

오늘도 , 잠들기 전 노트에 썼다."오늘의 기쁨: 아침 달리기 중 만난 길고양이. 주말늦잠. 우연히 읽은 시 한 편.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저녁. 잠들기 전 창밖에서 들리는 고양이소리."몇 가지. 별것 아닌 것들. 누군가에게 말하면 "그게 기쁨이야?"라고 할 것들.하지만 나에게는 기쁨이다. 진짜 기쁨이다.기쁨은 결심을 부드럽게 만들고, 결심은 기쁨을 오래 머물게 한다.매일 달리기로 결심했지만, 어떤 날은 하기 싫다. 피곤하고, 귀찮고, 의미 없어 보인다.하지만 막상 나가면 작은 기쁨을 만난다. 새소리, 바람, 땀의 느낌. 그 기쁨이 나를 부드럽게 만든다. '역시 나오길 잘했다.'그리고 그 기쁨의 기억이 내일의 결심을 만든다. '내일도 나가야지.' 의무가 아니라 기대로.이 두 가지가 오늘의 내 마음을 채운다.결심과 기쁨. 규율과 즐거움. 노력과 보상. 서로 모순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완성한다.


🕊 기쁨의 민주주의

회사 생활을 하며 많이 겪었던 일이 하나 생각난다. "이번 분기 실적이 좋아서 포상휴가를 줄 겁니다. 1등 팀은 해외여행, 2등은 국내여행, 3등은..."우리 팀은 3등이었다. 실망스러웠다. 해외여행을 기대했는데.하지만 그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것 같가 물론 아쉽기야 하지만. 1등 팀은 정말 더 행복할까? 해외여행이 국내여행보다 세 배 더 행복할까?아니다. 기쁨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기쁨은 민주적이다. 부자에게만 주어지지 않고, 성공한 사람에게만 허락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열려 있다.가난한 사람도 아침 햇살을 느낄 수 있고, 실패한 사람도 새소리를 들을 수 있고, 평범한 사람도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다.짧은 기록이지만, 그 안에 담긴 여유가 오늘 하루를 밝힌다. 오늘 노트에 쓴 문장은 세 줄이다."3등의 기억.  감사했다. 기쁨은 순위에 없다."세 줄. 하지만 충분하다. 이 깨달음을 기록했다는 것만으로.내 마음에 말한다. "이 정도의 기쁨이면 충분해."


☀️ 소란스러운 행복의 함정

토요일, 한 주를 돌아보며 생각한다.우리는 큰 행복을 꿈꾼다. 승진, 부자, 명예, 사랑. 그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거라고 믿는다.하지만 그런 행복은 소란스럽다. 왔다가 금방 떠난다. 마치 불꽃놀이 같다. 순간적으로 화려하지만 곧 어둠만 남는다.반면 작은 기쁨은 조용하다.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오래 머문다. 마치 촛불 같다.

 

작지만 꾸준히 빛을 낸다.소란스러운 행복보다 이런 기쁨이 더 오래 남는다.에피쿠로스는 말했다. "자족하는 것이 최대의 부이다." 더 많은 것을 갖는 게 아니라,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나는 아주 유명회사 임원이 아니다. 강남에 살지 않는다. 아이를 특목고에 보내지 못한다. 하지만 매일 아침 달릴 수 있고, 아들과 저녁을 먹을 수 있고, 아내와 대화할 수 있다.이것으로 충분하다. 아니, 충분하다고 느끼기로 한다.기쁨은 가진 것에서 오는 게 아니라, 가진 것을 어떻게 보느냐에서 온다.


🌿 내일의 조용한 기대

내일도 이 조용한 힘을 품고 한 걸음을 내딛을 것이다.내일 아침, 다시 달릴 것이다. 5분. 멀리 가지 않을 것이다. 빠르게 달리지도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 5분 속에서 작은 기쁨을 만날 것이다. 햇빛, 바람, 나뭇잎, 새소리. 이름 모를 작은 것들.그리고 그것이 내일 하루를 살게 만들 것이다.

주말 회의도, 보고서도, 스트레스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작은 기쁨의 기억들이 나를 지탱할 것이다.이것이 나의 전략이다. 큰 행복을 기다리지 않고, 작은 기쁨을 모으는 것.소로우는 『월든』에서 말했다. "나는 삶의 정수만을 빨아먹고 싶었다." 삶의 본질, 삶의 진짜 맛.그것은 성공의 달콤함이 아니라, 순간의 기쁨이다. 소유의 만족이 아니라, 존재의 감사다.나는 오늘, 삶의 정수를 맛봤다. 조용한 기쁨 속에서.

 


🌙 당신에게

혹시 당신은 지금 큰 행복을 기다리고 있나요?
승진하면, 부자가 되면,

성공하면 행복할 거라고 믿고 있나요?

기다리지 마세요.

지금 여기, 작은 기쁨이 있습니다.

창밖의 하늘을 보세요.

아름답습니다.손 안의 커피를 느껴보세요.

따뜻합니다.옆에 있는 사람을 보세요.

소중합니다.이것들이 당신의 기쁨입니다.

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조용한 기쁨이 오히려 더 오래갑니다.

매일 작은 기쁨을 모으세요.

그것들이 쌓여 당신의 인생이 됩니다.


오늘도 나는 작은 기쁨을 만났다.
소란스럽지 않았지만 진실했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충분했다.

조용한 기쁨, 그것이 나를 살게 한다.


🌿 오늘도, 우리는 조용한 기쁨 속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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