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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뛰고 & 5분 글쓰고

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1월 21일_흔들림과 마주 앉다 (Sitting with My Wavering Self)

by SSODANIST 2025.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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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일교차가 클뿐 낮에는 포근했다.

기온: 최저-1도, 최고 10도


🌅 마음이 불안한 아침

문을 나서기 전부터 마음이 들뜨고 가라앉는 것이 반복된다.

오늘 아침도 여전히 불안하다. 공황이 올까? 어떤 일이 생길까? 잘할 수 있을까?

달리기를 시작하자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오늘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이 질문이 계속 반복된다. 달리면서도, 숨을 쉬면서도,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어릴때는 40대 후반 나이가 되면 확신이 생길 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더 불확실하다. 젊었을 때는 미래가 많이 남아 있었다.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건강을 생각하며 살아갈 날이 짧은든 하고 회사생활로 이야기 하면 정년도 길게  안 남았다. 즉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 불안하다. 매 순간이 중요하다. 매일이 전쟁이고. 매주가 시험이다.

그 질문을 피하지 않기로 한다.


🌊 불안의 파도

3킬로미터 지점. 숨이 차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

'이게 운동 때문인가, 아니면 불안 때문인가?'

구분이 안 된다. 공황장애를 앓으며 배운 것중 하나가 신체 감각과 불안은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릴때 가장 먼거리가 심장과 머리 사이 거리라고 했는데 실감한다.

심장이 빠르게 뛰면 '공황이 오는구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정말 공황이 온다. 자기실현적 예언이랄까?

하지만 이제는 심장이 뛰는 건 자연스러운 거라는 것이고 달리니까 뛰는 거라는 것을 안다. 

멈춘다. 길가 벤치에 앉는다. 눈을 감는다.

'지금 무엇이 일어나고 있지?'

관찰한다. 판단하지 않고, 바꾸려 하지 않고, 그냥 관찰한다.

심장이 뛴다. 빠르게. 가슴이 답답하다. 손에 땀이 난다. 생각이 빠르게 지나간다. 

하지만 복잡한 생각들도 지나간다.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빠져나간다.

5분쯤 앉아 있으니 심장이 느려진다. 호흡이 깊어진다. 생각이 잔잔해진다.

일어선다. 다시 걷는다. 뛰지 않고 걷는다. 오늘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 흔들림의 의미

집에 와서 노트를 펼친다.

"오늘 불안했다. 삶은 불안 그 자체다. 하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앉아서 마주했다."

흔들림은 실패가 아니라 과정이다.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말했다. "You're afraid you'll never write again. I've been afraid I'll never write again every day of my life since I was twelve." (당신은 다시 쓰지 못할까 봐 두렵다. 나는 12살 이후로 매일 다시 쓰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성공한 작가도 매일 두렵다. 오래 일한 직장인도 매일 불안하다. 경험 많은 부모도 매일 흔들린다.

흔들림은 없어지지 않는다. 단지 대하는 방법이 달라질 뿐이다.

예전에는 흔들리면 숨겼다. '약해 보이면 안 돼.' '남자는 강해야 해.' '가장이 흔들리면 안 돼.'

그래서 억눌렀다. 불안을 밀어냈다. 두려움을 무시했다.

하지만 억누를수록 더 커졌다. 마치 공을 물속에 누르듯. 더 세게 누를수록 더 세게 튀어오른다.

결국 그 모든것이  공황장애로 터졌다.

이제는 다르게 한다. 흔들림을 인정한다. '나 지금 불안해.' '나 지금 두려워.' '나 지금 흔들려.'

인정하니까 오히려 약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강해진다.


🎯 흔들리는 발표

공황이 오고 회의 시간들이 떠오른다.

회의실에 들어간다. 사람들이 앉아 있다. 냉정한 표정들.

노트북을 연결한다. 손이 떨린다. 괜찮다. 떨려도 된다.

발표를 시작한다.

목소리가 떨린다.  한 명이 눈썹을 치켜 올린다. 알아챈 것 같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 '공황 오는 거 아니야?' 생각이 스친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계속한다.

달리는 동안 내 호흡과 속도도 일정하지 않지만, 결국 끝에 다다른다.

회의도 마찬가지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흔들려도 된다. 끝까지 가기만 하면 된다.

5분쯤 지나자 목소리가 안정된다. 10분쯤 지나자 자신감이 생긴다. 15분, 회의가 끝난다.

질문이 나온다. 

예상했던 질문. 준비한 답변이 있다.

하지만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 머리가 하얘진다.

침묵. 3초. 5초. 10초 패닉.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죄송합니다. 잠깐 생각 좀 하겠습니다."

정직하게 말한다. 숨을 깊게 쉰다. 생각한다.

"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됐고, 경쟁사의 가격 공세가 있었습니다. ......"

첨석자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좋습니다. 다음."

내 마음도 마찬가지다. 흔들리는 순간, 나는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흔들림 속에서 나는 나의 한계를 본다. 나의 두려움을 본다. 나의 약함을 본다.

하지만 동시에 나의 강함도 본다. 흔들려도 계속하는 힘. 두려워도 나아가는 용기. 약해도 포기하지 않는 결심.

 

"흔들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늘 완벽할 수 없다. 매일 실수한다. 매일 흔들린다.

하지만 방향이 맞으면 괜찮다.

사람들을 사랑하는 방향.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방향.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향.

흔들려도 그 방향을 잃지 않으면 된다.


🕊 흔들림과 결심

늘 불안하다.

'왜 매일 불안하지?' '언제쯤 안정될까?'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지만 이제는 안정이란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거라는 것을 안다. 

나무를 보라. 바람에 흔들린다. 매일, 끊임없이. 하지만 부러지지 않는다. 왜? 뿌리가 깊으니까.

결심은 흔들림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계속 나아가는 힘이다.

나는 매일 흔들린다. 불안, 두려움, 걱정, 의심. 하지만 매일 계속한다. 달리기, 글쓰기, 일하기, 부모 노릇.

흔들림과 결심이 함께 있다. 서로 모순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함께 존재한다.

흔들리니까 결심이 필요하다. 결심이 있으니까 흔들려도 괜찮다.

오늘 나는 흔들렸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발표에서 떨렸지만 끝까지 했다. 아들에게 짜증 냈지만 바로 사과했다. 불안했지만 달렸다.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 흔들림의 기록

금요일 밤. 하루를 돌아본다.

기록하며 다시 내 마음을 정돈한다.

 "불안했다. 하지만 앉아서 마주했다."
"발표에서 떨렸다. 하지만 끝까지 했다."

"아들에게 짜증 냈다. 하지만 바로 고쳤다."
"또 불안했다. 하지만 달렸다."
"여전히 흔들린다. 하지만 괜찮다."

흔들린 만큼 더 단단한 한 문장이 나온다.

"오늘의 나는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이 문장을 쓰며 눈물이 난다. 왜일까?

아마도 이것이 내가 원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사람.

공황장애를 앓으며, 번아웃을 겪으며, 40대의 위기를 지나며, 나는 배웠다.

완벽함은 환상이다. 하지만 단단함은 현실이다.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하면 결국 무너진다. 하지만 흔들림을 받아들이면 단단해진다.


☀️ 흔들림이 나를 키운다

흔들림은 오히려 나를 전진시킨다.

반 고흐가 말했다. "I am always doing what I cannot do yet, in order to learn how to do it." (나는 항상 아직 할 수 없는 것을 한다. 그것을 배우기 위해서.)

흔들림은 성장의 신호다. 편안한 곳에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성장하지도 않는다.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한계에 부딪힐 때, 미지의 영역에 들어갈 때 흔들린다.

그 흔들림이 무섭지만, 동시에 필요하다.

나는 내일도 흔들리겠지만, 그 속에서 또 한 번 자라날 것이다.

더 깊은 뿌리를 내릴 것이다. 더 단단한 줄기를 만들 것이다. 더 넓은 가지를 뻗을 것이다.

흔들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환영한다.

왜냐하면 흔들림이 나를 키우니까.


🌿 당신에게

혹시 당신도 지금 흔들리고 있나요?
불안하고, 두렵고, 확신이 없나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자꾸 묻게 되나요?

괜찮습니다.

흔들리는 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오히려 성장의 증거입니다.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살아 있다는 증명입니다.

나무도 바람에 흔들립니다. 하지만 부러지지 않습니다.
파도도 출렁입니다. 하지만 바다는 변하지 않습니다.
당신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흔들림을 숨기려 하지 마세요.
인정하세요. 마주 앉으세요. 함께 하세요.

그러면 흔들림이 당신을 부수는 대신,
당신을 키울 것입니다.


오늘도 나는 흔들렸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내일도 흔들릴 것이다.
하지만 자랄 것이다.

흔들림, 그것이 나를 키운다.


🌿 오늘도, 우리는 흔들리며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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