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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생각하기

[북리뷰] 열심히 사는데 고통스럽다면, 쇼펜하우어

by SSODANIST 2025.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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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열심히 사는데 고통스럽다면, 쇼펜하우어

부제: 고통을 줄이고 행복을 새기는 27가지 방법 
저자: 강민규

출판: 모모북스

출간: 2025년 11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8053242&start=pcsearch_auto

 

열심히 사는데 고통스럽다면, 쇼펜하우어 | 강민규

쇼펜하우어의 통찰을 따듯한 행복 언어로 풀어낸 27가지 이야기이다. 지친 마음을 다스리고, 불안을 넘어,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친절하게 이야기한다. 큰 고통에도 흔들리지

www.aladin.co.kr

 


열심히 사는데 고통스럽다면, 당신 곁에 쇼펜하우어가 있다

 

마흔 후반의 나는, 늘 현실과 이상 사이의 메울 수 없는 괴리감에 지쳐 있다. 젊은 날의 패기와 계획은 퇴색했고, 눈앞의 생존을 위해 허둥대는 자신을 보며 고독한 한숨을 쉴 때가 많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는데,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가. 유독 그런 고민이 많은 요즘 바로 그 질문들이 나를 강민규 작가의 이 책 앞으로 이끌었다. 

 

출판사는 이 책을 "지친 마음을 다스리고, 불안을 넘어,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 친절하게 이야기한다"고 소개한다. 200여 년 전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통찰을 따뜻한 행복의 언어로 풀어낸 27가지 스토리들은 과연 큰 고통에도 흔들리지 않고 권태에도 무너지지 않는 인생, 진정한 행복을 찾는 길을 안내해 줄 수 있을까?

 

쇼펜하우어는 우리에게 낯선 철학자가 아니다. 그의 문장력은 워낙 뛰어나 예전부터 그의 저술을 발췌하고 에세이를 덧붙인 책들이 많았다. 마치 잘 차려진 뷔페처럼 필요한 에피소드를 가져다 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결이 다르다. 쇼펜하우어의 통찰을 빌려오되, 그 위에 저자 본인의 사유와 깊은 고민이 덧입혀져 있다. 단순히 위대한 철학자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함께 사유'하도록 이끌어준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저자가 쇼펜하우어의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어조를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언어로 재해석한다는 점이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욕망을 '의지'로 보았고, 그 의지의 끝없는 갈망이 고통의 근원이라 말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단순히 체념의 철학으로 남겨두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어떻게 그 고통을 직시하고, 그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우리가 다시 쇼펜하우어를 찾는 이유는 시대적 감성에서 비롯된다. 나는 냉전의 종식과 함께 세계보편주의의 물결 속에서 자라며, 세계가 갈수록 평화롭고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낙관을 품었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테러와 역병, 전쟁의 그림자 속에서 점차 고립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퇴직은 빨라지고 미래는 불투명하며, 경제위기론은 우리를 불안이라는 심연으로 밀어 넣는다.

 

한때는 추위와 굶주림에서는 해방되었으나, 이제는 부모 세대나 과거의 자신보다 더 잘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현대인의 공포가 엄습한다. SNS는 끊임없이 타인의 성공을 보여주고, 우리는 비교와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열심히 살아도 행복하지 않고, 더 열심히 살수록 더 고통스러운 역설. 바로 이 지점에서 쇼펜하우어의 목소리가 들린다.

 

미래가 불확실할 때, 우리에게 남는 것은 고독한 개인뿐이다. 그리고 그 곁에는 "네가 받은 상처는 너 스스로 치료할 수밖에 없다"고 속삭이는 쇼펜하우어가 있다. 그의 철학은 불확실한 시대, 고독한 개인에게 가장 현실적인 자기 방어 기제를 가르쳐 준다. 타인에게 기대지 말 것, 외부의 평가에 흔들리지 말 것, 그리고 내면의 평화를 찾을 것.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지혜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책 곳곳에서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우리 삶의 구체적인 장면들과 연결한다. 직장에서의 인정 욕구, 관계에서의 상처, 물질적 성공에 대한 집착, 노년에 대한 두려움까지. 27개의 이야기는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하나의 큰 메시지로 수렴한다. 행복은 무언가를 얻음으로써가 아니라, 고통을 덜어냄으로써 찾아온다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행복을 찾는 길은 사실 그리 어렵거나 먼 길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어쩌면 우리는 이미 행복 속에 있으면서도, 너무나 열심히 그것을 찾아 헤맨 나머지 행복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행복은 화려한 성취가 아니라, 고통 없는 순간들의 연속이다. 그저 평온한 아침, 잔잔한 일상, 작은 만족.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이 사실은 바로 곁에 있었다는 깨달음이었다.

 

나처럼 삶의 무게에 고통스러워하는,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말을 건넬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부디, 열심히 사는 그대들이 모두 고통스럽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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