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 청명하다. 추워지기 시작한다. 본격 한파 시작
기온: 최저 -3도, 최고 6도
"괜찮다, 괜찮다." 어머니는 항상 그렇게 말씀하신다.
하지만 목소리 끝에는 늘 피로가 묻어난다.며칠 전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 어디 불편하신 데 없으세요?""없어, 없어. 다 괜찮다."하지만 나는 안다. 그 "괜찮다"는 말 뒤에 숨겨진 고통을. 무릎이 아프시지만 병원 가기 귀찮다고 하시는 것, 소화가 안 되시지만 나이 들면 다 그렇다고 하시는 것.어머니는 당신의 불편함을 숨기려 애쓴다. 자식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늙어가는데, 나는 여전히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한다.
🌱 세대는 바뀌고 역할은 반복된다
이제 나는 부모님의 보호막이 되어야 한다.예전엔 부모님이 나를 지켜주셨다. 아플 때 간호해주시고, 힘들 때 위로해주시고, 쓰러질 때 일으켜주셨다.이제는 역할이 바뀌었다.하지만 나는 아직도 아이를 챙기고, 회사를 챙기고, 내 삶을 간신히 떠받치고 있다. 부모님 걱정까지 품으려니 숨이 막힌다. 어제는 아이 학교 행사, 오늘은 회사 야근,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러다 보면 부모님은 "나중에" 리스트에 밀린다.
"다음 주말에 가야지."
"한가해지면 모시고 나가야지."
"연말에는 꼭 여행 가자."
하지만 그 다음 주말은 오지 않고, 한가해지는 날은 없고, 연말은 더 바빠진다.
효도는 제때 해야 한다는 말을 이제야 이해한다.
💪 부모님의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른다
얼마전 추석 때 아버지를 뵈었다. 거의 만이었다.아버지의 머리가 하얘져 있었다. 허리도 더 굽으셨다. 걸음도 느려지셨다."아버지, 많이 늙으신 것 같아요.""그래? 나이가 나이니까."그렇게 웃으시는데, 가슴이 먹먹했다.1년이 내게는 365일이지만, 부모님에게는 삶의 귀한 1년이다. 80세의 1년은 40세의 1년과 다르다.시인 정호승은 이렇게 썼다.
"부모님은 기다리지 않는다. 우리가 준비될 때까지."
부모님의 시간은 내 시간보다 빠르게 흐른다. 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나중에는 없다. 지금 아니면 늦는다.
🏃♂️ 부모님이 약해지는 모습 앞에서
부모님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고통스럽다.
무적처럼 보이던 아버지가 무엇인가에 의지하는 모습, 모든 것을 해결해주시던 어머니가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습. 하지만 이상하게도, 부모님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며 나는 더 강해진다. 누군가를 지키는 것은 결국 나를 지키는 힘이 된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세대성(Generativity)'이라는 개념을 말했다. 중년의 과업은 다음 세대를 돌보는 것이라고.나는 아이를 돌보고, 부모님을 돌본다. 그 사이에 끼어서 숨이 막히지만, 동시에 그것이 내 존재의 의미가 된다.
🔥 부모를 모신 사람들의 이야기
링컨은 대통령이 되어서도 아버지를 잊지 않았다. 어린 시절 가난하고 무식한 아버지 때문에 고생했지만, 링컨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편지를 썼고 돈을 보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룬 모든 것은 아버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유배 생활 중에도 어머니를 잊지 않았다. 감옥에서 편지를 쓰고, 석방되면 제일 먼저 어머니를 찾았다.그는 자서전에 이렇게 썼다.
"어머니가 계셨기에 나는 절망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부모님이다. 그 은혜를 갚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특권이다.
🌙 오늘의 달리기, 오늘의 기록
5분을 뛰고 돌아와 노트에 적는다. "당신들이 해주신 만큼 내가 살아왔습니다.
이제는 제가 당신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이 한 줄을 적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부모님이 나를 키우실 때는 아무 조건도 없으셨다. 보답도 기대하지 않으셨다. 그저 내가 잘 자라기만을 바라셨다.
이제는 내가 그렇게 해드릴 차례다.
조건 없이, 보답 없이, 그저 부모님이 편안하시기를 바라며.
☕️ 미루면 후회가 되고, 후회는 평생 짐이 된다
부쩍 부친상을 당하는 친구와 형동생들이 많다. 장례식장에서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주말에 가려고 했는데... 다음 달에 모시고 여행 가려고 했는데..."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부모님의 오늘이 내가 움직여야 할 이유다. 미루면 후회가 되고, 후회는 평생 짐이 된다.철학자 키르케고르는 말했다.
"인생은 앞으로 살아가는 것이지만, 뒤돌아보며 이해된다."
뒤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움직여야 한다.
✨ 오늘, 당신에게 묻습니다
혹시 당신도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못 드리고 계신가요?
바빠서 방문을 미루고 계신가요?
언제 가봐야지 하면서 미적거리고 계신가요?
부모님 건강이 걱정되면서도 먼저 연락하지 못하고 계신가요?
"나중에 잘해드려야지" 하면서 지금은 미루고 계신가요?
오늘 하세요.
전화 한 통, 문자 하나, 방문 한 번.
그것으로 시작하세요.
완벽하게 효도할 필요 없습니다.
큰 선물 할 필요 없습니다.
여행을 가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얼굴을 보여드리세요.
그저 안부를 여쭤보세요.그저 곁에 있어드리세요.
부모님이 원하시는 건 당신의 성공이 아니라 당신의 존재입니다.
🌾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번 주말, 나는 부모님을 찾아뵙기로 했다 .전화가 아니라 직접. 손에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과일을, 가방에는 아버지가 읽으실 책을 담아서.오래 머물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 학원도 있고, 할 일도 많다.하지만 몇 시간이라도 괜찮다. 그 몇 시간이 부모님에게는 긴 위안이 될 것이다.그리고 나에게는 후회 없는 기억이 될 것이다.공자는 말했다.
"부모가 살아계실 때 섬기는 것, 그것이 효도의 시작이다."
살아계실 때다. 지금이다.
부모님,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이번 곧 갑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갑니다.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이번 주말, 우리 모두 부모님을 만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