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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생각하기

슈퍼컨버전스, 초융합 시대가 온다

by SSODANIST 2026.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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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슈퍼컨버전스, 초융합 시대가 온다

원제 : Superconvergence: How the Genetics, Biotech, and AI Revolutions Will Transform our Lives, Work, and World

부제: 유전공학, 바이오테크, AI 혁명이 열어갈 인류의 미래 
저자: 제이미 메츨

옮긴이: 최영은

출판: 비즈니스북스

출간: 2026년 1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536265&start=pcsearch_auto

 

슈퍼컨버전스, 초융합 시대가 온다 | 제이미 메츨

단백질 구조 분석이 단 몇 분 만에 끝나고 세포만으로 고기를 만드는 시대. AI와 생명공학이 만나면서 인류는 질병, 노화, 식량, 에너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 앞에 서

www.aladin.co.kr


신의 영역에 도달한 인류, 그 설렘과 두려움 사이에서

제이미 메츨 《슈퍼컨버전스, 초융합 시대가 온다》 서평

 

어느 날 문득, 우리가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처럼 불을 훔친 게 아니라 생명 자체를 다시 쓰는 펜을 손에 쥐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시대의 초상화다.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데 수년이 걸리던 일이 이제는 단 몇 분 만에 끝난다. 세포만으로 고기를 뚝딱 만들 수 있다. 이 문장들은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의 한 구절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실험실 어딘가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책장을 넘기며 나는 계속 멈춰 섰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쌀 수확량을 세 배로 늘린다는 대목에서, AI가 의사보다 5년 먼저 암을 발견할 수 있다는 문장 앞에서. 이건 단순히 기술의 진보가 아니었다. 인류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게 된, 그 경계선 위에 서 있다는 증거였다. 저자가 말하는 초융합이란 바로 이것이다. AI와 생명공학과 유전공학이 서로를 밀어주며 함께 상승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예전의 인류가 아니게 된다.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나를 사로잡은 것은 놀라운 기술의 나열이 아니라, 그 기술들이 만들어낼 세계에 대한 깊은 고민이었다. 100달러면 내 전체 유전체를 읽을 수 있는 시대. 태어나는 순간부터 평생의 건강 계획이 설계되는 시대. 박테리아로 기름을 만들고, 거미줄이 방탄복이 되는 시대. 이 모든 것이 5년에서 10년 안에 현실화될 것이라는 저자의 예측 앞에서, 나는 자꾸만 물었다. 우리는 정말 준비가 되어 있을까?

 

40대를 지나며 나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가 공존한다는 걸 배웠다. 젊은 시절엔 모든 변화가 진보로만 보였지만, 이제는 안다. 어떤 변화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을. 저자도 이를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미래 예측서가 아니다. 생명을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에게 주어졌을 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윤리적 질문서이기도 하다.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은 대목은 의외로 기술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이 강력한 기술을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통제하며, 누구를 위해 사용할 것인가? 이 문장 앞에서 나는 오래 머물렀다. 생명공학의 혜택이 소수에게만 돌아간다면? 유전자 편집이 새로운 계급을 만든다면? 우리는 어쩌면 질병과 노화를 극복하면서 동시에, 인간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신의 영역을 넘본다는 것

아침 러닝을 하며 종종 생각한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모여 한 달이 되고, 그것이 쌓여 변화가 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과학 혁명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작은 발견들이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 우리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지점을 넘어선다. 알파폴드가 단백질 구조를 몇 분 만에 분석했을 때, 인류는 그 선을 넘었다.

 

저자 제이미 메츨은 미래학자답게 이 모든 변화를 낙관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그는 결코 순진하지 않다. 초융합 시대가 가져올 기회만큼이나, 그것이 초래할 위험에 대해서도 정직하게 이야기한다. 생명을 바꿀 수 있는 신의 힘을 가진 인류가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이것이 이 책의 핵심 질문이다.

나는 아들과 함께 밤하늘의 별을 자주 보곤 했었다. 청소년이 된 아들은 묻는다. 저 별들은 언제 생긴 거예요? 나는 대답한다. 우리가 보는 빛은 수백만 년 전 어딘가에서 출발한 한거지 그리고 덧붙인다. 하지만 너희 세대는 어쩌면 저 별에 갈 수도 있을 거야. 생명공학이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AI가 우주선을 설계한다면 말이야.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두 가지를 깨달았다.

 

첫째, 우리는 이미 초융합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 알파폴드의 등장, 크리스퍼 기술의 상용화, mRNA 백신의 성공. 이것들은 모두 지난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일들이다. 우리는 역사의 가장 극적인 변곡점에 서 있다.

 

둘째, 이 변화는 피할 수 없다는 것. 문제는 준비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준비하느냐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구체적인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개인 맞춤형 의료, 디자이너 베이비, 배양육, 바이오 경제. 이 모든 것이 우리 생애에 현실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매일 5분씩 글을 쓰고 5분씩 뛰는 나의 작은 실천처럼, 우리는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준비해야 한다. 기술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윤리적 질문을 던지고, 다음 세대와 대화하는 것. 그것이 시작이다. 책을 덮으며 . 이 초융합의 시대에, 나는 구경꾼이 아니라 참여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어본다.

 

이 책은 분명  불편한 책이다.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질문들을 정면으로 던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미래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눈을 감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세상에서 깨어날 것이다.

 

신의 영역에 도달한 인류. 우리는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신이 되고 싶은가? 생명을 존중하는 창조자인가, 아니면 통제를 잃은 파괴자인가? 이 책은 그 선택의 순간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정책입안자나 과학자만의 몫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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