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를 하고 첫 번째 주말이다.
사실 주말에는 금주일기를 쓸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특별한 행사 (결혼, 장례, 모임 등)가 없는 이상 주말에는 술을 입에 가까이하지 않은지 몇 년은 되었다.
가끔 와이프가 낮술을 권하면 마지못해 한두잔 하기는 했지만 주말은 금주하자는 원칙이 있었다.
이마저도 나이를 먹으니 행사들이 지속 생겨 잘 지키지 못하고 있다.
주말 금주의 원칙은 두 가지로 시작되었다.
첫째 나는 세일즈(그것도 힘들고 술을 많이 마신다는 "제약영업")로 사회 초년생을 시작했고 그 이후 마케팅 등을 거치면서 지속해서 사업부서에 있어 왔다. 그렇다 보니 주중에는 늘 술이었다. 그렇기에 늘 주중에 혼자 아이를 케어하는 와이프에게 미안함이 컸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주말에는 술을 안 마시고 모임도 안 가고 오롯이 가족을 위한 시간을 보내겠노라 다짐했고 그 다짐이 아직도 이어져 오고 있다.
두 번째는 살고자 하는 욕구였다.
주 5일 하루 소주 두 병 이상을 마시면 목~금요일쯤 되면 더 이상 몸이 내 몸이 아닌 것처럼 느껴 진다.
갑자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첫 번째 이유와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주말에는 술을 잘 안 마신다.
물론 생각날 때가 많다.
이럴 때 아....... 알코올 의존증? 중독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에
참고 처음 약속을 생각하고 잘 참아오고 있다.
그렇기에 금주와는 특별히 관계없는 첫 번째 주말을 보냈다.
집안일을 하고, 책일 읽고, 산책을 하고, 함께 음식 만들어 먹고
원래 그랬었던 것처럼 머리는 복잡하지만 몸은 쉬고 있다.
다른 금단이 생겼다.
장염은 좀 잦아들었는데 두통이 생겼다.
이것은 필시 금단 증상 일 것이다.
10여 년간 이런 기분 나쁜 두통은 느껴 본 적이 없다.
마치 "빨리 알코올을 부어라"라면서 머리를 쥐어짜는 기분
아무리 쥐어짜 봐라. 이렇게 포기할 꺼였으면 마음먹지도 않았다.
중요한 것은 아직도 술생각이 전혀 안 난다는 것이다.
작은 부작용들이 보이지만 여하튼 잘 이겨내고 있다.
이제 일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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