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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

2024년 7월 7일, 금주 189일째, 우리 서로 그리운 사람이 되자.

by SSODANIST 2024.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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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하루 종일 오락가락하고 있다.

시원하게 쏟아지지는 않고

그냥 정말 평범한 장마기간의 날씨처럼

흐렸다가 잠시 오고 또 흐려있고를 반복하고 있다.

 

기온이 별로 높지 않은데 습해서 더운 기분이다.

습도 94% 거의 습식사우나에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내일도 습도를 보니 하루종일 오락가락 할것 같다.

장마전선이 어디로 도망가지는 않은것으로 보인다.

운치 있게 적당히 내렸으면 좋겠다.

뭐든 과하지만 않으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주말이라 비가오나 눈이 오나 루틴이 있다.

아메바 라이딩을 도와줘야하고 사우나, 도서관, 서점...

사우나는 최근 사우나 내부 위생문제를 몇 번 경험한 후 과감히 끊었다.

도서관과 서점 방문 루틴은 지속 지키고 있는데

요즘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더커서 도서관을 더 자주 간다.

오늘은 오랜만에 전여자친구가 따라나서서

용인 외곽의 카페에 가서 책을 읽었다.

용인에 거주할 때보다 용인 구석을 더 자주 다니는 것 같다.

 

용인대학교를 지나 조금만 이동하면 나오는 

슬로우제이라는 베이커리 카페인데

특이하게 아침 8시부터 오픈을 한다.

일찍 도착했는데도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1층은 일반 카페와 비슷하고

2층은 아날로그 감성에 포근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우리가 2층의 첫 손님이었다.

빵도 직접 굽고 커피로스팅도 직접 하는 것 같다.

커피는 향도 맛도 나쁘지 않았고

샌드위치도 과하지 않고 적당했다.

 

https://place.map.kakao.com/950437437?referrer=daumsearch_local

 

슬로우제이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백자로 127-1 (이동읍 서리 689-9)

place.map.kakao.com

 

제이에게 간식을 주지 말라고 쓰여있는 걸 보니

카페에 왔다 갔다 하는 고양이의 이름이 제이이고

그 아이의 이름을 따서 카페이름이 지어진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주차장이 정말 넓어서 만족스럽다.

일터가 근처면 가끔 들러서 쉬었다 가고 싶은 마음에 드는 공간이었다.

두 시간 남짓 짧은 시간이었지만 만족도가 높았다.

잔뜩 흐린 일요일 오전과 잘 어울리는 카페의 느낌이랄까? ㅎ

그러고 보니

조용하고 아늑한 장소에서

향 좋은 커피를 마시며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싶은 일요일 오전이었다.

 

차 앞유리의 빗물

비가 온다.

차 창밖에 맺혀있는 빗방울이 신기할 정도롤 아름답다.

기술의 발전이 누구나 인간을 예술가로 만들었다.

저 빗물도 수없이 많은 수소와 산소의 스토리를 담고 있겠지

그 스토리들이 모여 저런 작품을 만들었을 테고

우리 인간을 그것을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고

의미를 부여해 보자면 이 흔한 빗방울 하나에도 의미를 줄 수 있다.

그것보다 훨씬 소중한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들을 쉽게 지나쳐 가는 것 같다.

모든 것들을 아주 조금씩만

더 자세하게 오랫동안 봐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 수십 수백억 개의 의미들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그 작은 것들이 의미가 될 수 있도록

당근페이 카드

 

집에 돌아오니 카드 배달 연락이 왔다

주말에는 배송을 안 했던 것 같은데 이것도 변한 것 같다.

카드를 많이 가지고 다니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쓰는 카드만 지속 쓰는 성향이 있어

카드를 새로 만 들일이 없었는데

그런데 이번 당근 카드는 하나 만들어 보고 싶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저 회사가 영속할 수 있을까?

투자는 몰렸는데 비즈니스 모델이 뭘까?

거품이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을 가지고 바라봤는데

요즘 보면 나름 영리하게 플레이를 잘하는 것 같다.

숨고의 영업도 어느 정도 침투를 한 것 같고

금융도 나름 잘 엮어내고 있는 것 같다.

 

이 카드 역시 사람의 소비도 업종보다는 지역기반이라는 것을 

잘 풀어낸 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설정한 지역의 가맹점에서 사용하면 당근 머니를 

3% 적립해 주는 카드인데 적립돈 당근 머니로 또 다른 상품을 구매하고

그것은 자연 선순환으로 연결되고...

뭐 거대 담론 까지야 아니겠지만 

현재까지는 영리하게 잘 플레이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카드가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미국 사람들이야 원래 당근을 좋아하니

당근 마케팅이 먹힌다지만 한국에서 먹힐까 궁금했는데

이제 조금씩 당근에 물들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당근이 잘되어 환경문제의 한축을 풀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들기 시작했다.

 

조용히 내리는 빗소리가 너무도 좋다.

푸르름과 섞여서 좋은 그림이 된다.

일주일에 하루정도 딱 이렇게만 내리면 얼마나 좋을까?

하긴 자연이 또 너무 예측가능하면 그것도 매력이 없기는 할 것 같다.

자연의 변화무쌍함 앞에 잘 살아가는 인간의 강인함이 또 멋있는 거니까 ㅎ

그나저나 아이폰 15의 시네마틱 기능은 정말 잘 만들었다.

휴대전화로 영화 찍는다는 말이 왜 나온 건지 이제야 알겠다.

 

비가 오락가락했고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뭔가 가득 찬 주말이 지나가고 이다.

특별할 것 없는 이 평범함이 진정한 행복이다.

전에 이걸 몰랐던 것이 너무 아쉽기만 하다.

이제 회사에서 보낼 시간이 2주 남았다.

되도록 잘 정리하고 잘 떠나야겠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좌우명이 생각났다.

"사람을 만나되 진실되게 만나야 하고 정겹게 지내다 그리운 사람으로 남자"

그런 만남이 되도록 

그리움이 남도록 마무리를 잘하자.

 

내일부터 다시 다이내믹하게 펼쳐질 인생어드벤처를 격하게 응원하며

항상 빛날 그대들의 인생이 건투를 빈다.

 

잘 자고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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