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되고 첫 월요일이다.
다른 때 같았으면 당연히 출근 준비를 해야 했지만
오늘은 새벽부터 공항으로 차를 몰았다.
늘 월요일이면 고질병처럼 생기던 몸과 마음의
불편 증상도 없어지고
잠을 못 자서 피곤은 하지만 분명 기분이 들떠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렇게 3시 30분에 집에서 출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를 뚫고
공항에 도착해서 발렛을 맡기고 티켓팅을 마무리하니 5시 20분이었다.
입국 수속하는 시간 생각하면 공항에는 일찍 온다고 해도 늘 시간이 모자라다
일찍 와도 늦게 와도 이제는 공항에 와도 별로 할 일이 없다.
예전처럼 면세점 둘러보면 쇼핑하는 것도 재미가 없고
라운지 찾아다니며 카드혜택 보는 것도 아침일 찍은 무리다.
몇 바퀴 돌고 커피 한잔 마시고 그렇게 조금 걷다 보니 보딩시간이 왔다.
새벽에 일어난 탓인지 책을 조금 읽다가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깼을 때는 이미 섬들이 무수한 일본에 가까 이 와있었다.
한국날씨랑은 너무도 다르게 인천을 이륙해서 구름 위로 올라온 다음에는
흐린 하늘을 단 한 번도 본적인 없는 것 같다.
어쨌건 비행기는 아무 문제 없이 하늘을 날아
안전하게 관광객들을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 안전하게 내려 주었다.
오랜만에 보는 간사이 공항은 언제나처럼 매력 있었다.
바닷가 근처에 무심하지만 존재감 충분한 멋진 공항이다.
도착해서 이동하는데 독일의 명문구단 중 하나인 FC도르트문트팀이
프리시즌 일본 투어를 위해 도착해 있었다.
나름 유명한 선수들도 있었는데
축구에 관심이 없다 보니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갔다.
공항을 지나치다 보니 간사이 호텔이 보였다.
오래전 영국 유학을 떠날 때 간사이에서 하루 스탑오버를 하며
술을 진땅 마시고 그냥 돌아갈까 100번쯤 고민했던 나름 인연이 있는 장소인데
여전히 그 자리를 잘 지키고 있었다.
공항에서 라피드라 불리는 난카이 특급을 타고 숙소가 있는 난바까지 이동했다.
라피드는 열차 컨디션도 좋고 속도도 빨라서 예약을 해오면 큰 도움이 된다.
숙소에 짐을 풀고 도톤보리로 나와 나름 맛집에서 라면과 생맥주를 한 그릇하고
주위를 한 바퀴 둘러봤다. 그리고 돈키호테에서 대관람 차도 탔다.
여행 기분을 내기에는 이것보다 좋은 루틴이 없다.
돌아볼 것들은 빠르게 돌아보다.
35도에 육박한 날씨 덕분에 마침 너무 더웠는데 츠타야 서점을 발견했다.
도톤보리에 츠타야가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스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공간일듯하다.
조금 앉아서 땀을 식히고 조금 걸어서
신사이바시 꼼데 매장으로 향했다.
일본은 꼼데가 특히나 가격이 저렴하다.
그런데 오늘은 제품이 없었다.
역시 소문난 잔치에는 늘 먹을 것이 모자란다.
그 후 오사카 성으로 향해 산책하듯 한 바퀴를 돌았고
그 후에는 너무 더워서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한 시간 정도 쉬었다.
그리고는 저녁을 먹으러 나갔는데 로컬 술집을 찾아갔다.
가는 길에 보이는 도톤보리 거리는 또 새로웠다.
검색을 좀 해서 현지인들 많이 온다는 이자카야를 찾았는데
역시나 맛집이었다. 가격도 좋고 음식도 맛있고
현지 분위기가 가득했다.
재방문 의사 100%로다.
다만 배가 고파서 초반에 너무 달리다 보니
많은 종류를 맛보지 못해 조금은 아쉬웠다.
식사를 하고
신사이바시 돈토보리를 걸으며 사람구경 빛구경 충분히 하고
걸어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하루가 참 길다.
역시 아직은 휴식하는 휴가가 필요한 것 같다.
그럼에도 충분히 즐겁고 좋은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온 오사카는 많이 변하지는 않았는데
또 변한 듯 안 변한 듯 매력 충분한 도시의 모습 그대로였다.
변하지 않는 것이 일본 도시의 매력이기도 한 것 같다.
내일은 유니버설스튜디오를 가야 한다.
아메바가 강력하게 원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내일을 위해서 일찍 자야겠다.
내일은 또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을지 기다려진다.
오늘하루도 모두 고생 많았다.
역시 노는 것도 쉽지가 않다.
편안한 밤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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