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강박이 있다.
잠시라도 뭔가를 안 하고 있거나
스스로 생산성 없이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면
상당한 자기혐오에 빠지곤 한다.
그렇기에 휴일이던 퇴근후던 늘 스스로 만족할만한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만족할 무엇인가는 온전히 내 기준이다.
성장에 도움이 되거나
사는데 도움이 되거나
혹은 업무에 플러스가 되는 내용이라거나
심지어 술을 마셔도 뭔가 하나 얻어가는 자리여야 한다.
이것은 일에서 삶에서 동일하게 지켜오던 스스로와의 약속이었다.
그런데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버릴 수 있어야 다시 채울 수도 있는 것인데
스스로를 옥죄던 일종의 규칙이
버리기보다 채우는데 특성화되어있다 보니
지속 무엇인가를 담아보려는 욕심이 있었다.
사람이던 컴퓨터든 그릇이든 다 제 용량이 있는 것인데
용량도 파악을 못하고 자꾸 꾸겨 넣다 보니
용량에 한계에서 오는 흘러내림과 쏟아짐
그리고 번아웃증상과 멘털 털림이 오는 거였다.
그래서 쉴 때는 온전히 쉬고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관심 없는 것은 때로는 그냥 넘기고
정말 필요한 데만 관심과 신경을 쏟는 방향으로
삶을 다시 변화시킬 필요를 절실하게 느낀다.
심플해져야 한다.
등산 가며 배낭 가득 채우고
정상까지 쉽게 오를 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
정리도 안된 무수한 문제들을 머릿속에 넣고
클리어한 우선순위와 처리프로세스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난센스 일 수도 있다.
비워내자
그리고 다시 채워 넣고
늘 새로운 것들과 함께 살아가자
이 강박을 멋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다.
백수생활을 하며 확실히 알게 되었다.
강박이 있는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라.
일요일 오전이다.
어제도 새벽 4시경 잠이 들었다.
당근으로 나눔을 하나 했는데
그 연락에 아침에 눈을 뜬다.
나눔 하는 것은 좋은 취지인데
뭔가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실측을 해달라던지 사진을 더 찍어 달라던지
건물 아래층으로 가져다 달라든지
그럴 때면 나눌 마움이 뚝 떨어지지만
자원순환 차원에서 도움이 되기에 꾹 참고 한다.
늘 대의를 생각하면 작은 불편한 정도는 참아진다.
그러나 서로 예의는 좀 지켰으면 좋겠다.
어제는 가을과 어울리는 국화를 주문해서 창가에 심었다.
겨울에도 너무 춥고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더위에도 강하고 노지월동도 가능한 식물을 찾다 보니
가을과 어울리는 국화를 찾을 수 있었다.
꽃을 몇 개 심었다고 분위기가 화사하다.
가을은 역시 뭔가 분위기 있다.
아점을 먹기 위해 버스를 타고 식당으로 향한다.
거리와 하늘 모두 가을이 한창이다.
분위기 있는 계절이 물들어 가고 있다.
계절이 무르익어 가는 것처럼
정치도 경제도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다.
이 상실과 절망의 시대를 어찌 끝낼 것인가?
그래도 날씨가 위안이 돼서 다행이다.
오늘 찾은 음식점은 정자동의 윤밀원이다.
https://place.map.kakao.com/27478115
문을 여는 시간 11:30분에 맞춰서 오픈런을 생각하고
11:15분쯤 도착했는데 벌써 앞에 23팀이 있다.
역시 인기 있는 집은 다르다.
3~40분쯤 웨이팅을 하고 12시경 입장을 했다.
족발이 메인이고 기타 국수류도 있는데 모두 맛있다.
특히나 족발 소스가 정말 입맛을 살린다.
음식은 빠르게 나오는 편이다.
족발과 일반 칼국수 1, 매운 칼국수 1을 주문했는데
족발도 칼국수도 양이 정말 푸짐하다.
다른 테이블은 거의 다 남은 족발을 포장해 가는데
우리는 남기지 않고 모두 해치웠다.
이 좋은 안주를 보며 어떻게 음주 생각을 멈출 수 있겠는가?
시원한 소맥 한잔으로 인생 시름을 잊어본다.
원래 음식 웨이팅하면서 먹는 것을 싫어하는데
이 정도 퀄리티면 한번 먹어볼 만은 하다.
단 두 번은 줄 서서 먹으라면 싫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메뉴들이 대안이 많은 메뉴다.
그렇기에 한번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한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 늘 앞에 도로가 붐비는데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다.
다음이 네이버에 비해 음식평점 짜기로 유명한데
다음에서도 평점 4점이 넘으니 음식맛은 의심할 필요 없을 듯하다.
그렇게 몰아치듯 맛있는 음식으로 일요일 점심을 해결하고
소화도 시킬 겸 걸어서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향하는 길 분당중앙공원을 기로 지르는데
정말 하늘은 높고 파랗고 공기는 깨끗하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다.
나들이 가기 좋은 날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공원 여기저기 가족단위로
돗자리를 깔고 그늘막을 치고
커피, 와인, 맥주등 선호하는 음료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영국에 살 때는 늘 보던 모습인데
여유가 없어진 세상살이가 참 안타깝다.
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을까?
오늘길 아메바가 카카오 바이크를 타보고 싶다기에 태웠는데
비용이 택시비 보다 더 빈 싼 것 같다.
2.3km에 5400원이라...
놀이 치고도 좀 고가인 듯하고
이동수단으로도 싸지는 않다.
이게 지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인가?
정말 급하면 택시를 탈것이고
운동용이면 장기적으로 비용계산해서 개인바이크를 살 것이다.
생각해 보면 저렇게 안 받으면 유지도 안되지 않을까?
아직 퍼스널 모빌리티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아직은 뜨거운 햇살아래
3k 정도를 적당히 땀 흘리며 걷고
집에 도착하여 시원하게 찬물로 샤워를 했으며
술도 한잔했고 배도 부르겠다.
팔자 좋게 낮잠을 한잠 잔다.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는 아메바가 안쓰럽지만
그래도 난 자야겠다. ㅎ
그렇게 한두 시간 단잠을 자고 일어나
다시 책을 보고 글을 쓰고 있다.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사랑하는 이들과 맛있는 것을 먹고
여유 있는 주말을 함께 보내는 것
이러한 평화가 깨지지 않기를 빌어본다.
내일은 9월의 마지막 날이자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이다.
좋은 기운을 받아 좋은 기분으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함과 동시에
지나간 한 달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복기하는 것이다.
돌아보고 반성하고 다시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
반복되는 실수는 실력이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실력을 올리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돌아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바로 지금이 복기에 알맞은 때인 것 같다.
잘 돌아보고 잘 시작하길 바란다.
그대들의 삶에 건투를 빌며 응원을 보낸다.
새로운 한 주도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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