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24년의 아홉 달을 큰 문제없이 살아온 것이고
이제 겨우 남은 달은 세달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9월 한달도 나름은 의미 있게 그리고 루틴 속에서 잘 지내왔다.
여전히 책을 충분히 읽고 있으며
서평을 한번도 밀린 적 없이 쓰고 있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고
PT도 주 2회는 빠짐없이 받고 있다.
덕분에 글을 쓰는 속도가 제법 붙었고
삐딱했던 체형이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다.
9월의 가장 큰 숙제는
집나간 멘털을 원상 복구 시키는 것이었는데
이 또한 책속의 고전과 철학을 가까이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9월에는 단한번도 약을 먹고 잠든 적이 없으며
거식증 증상이 타나나지 않았던 것 같다.
갑자기 화나서 욱하는 성질도 많이 누그러졌으며
예민한 신경도 부정적인 생각도 거의 사라졌다.
반성해야 할 점은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폭음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적당히 마셔야겠다.
괴롭고 해로운 것을 알면서도
왜 그리 절제를 못하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건강하게 마시는 법도 많이 찾아보고
안주도 많이 먹으면서
무엇보다 절제하며 건강히 오래 마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
7월 31일 공식 퇴사를 했으니
오늘로 정확하게 2달째 공식적으로 백수생활을 하고 있다.
이전에도 3달 정도 휴식을 취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랑은 좀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때는 좀 무계획으로 쉬었었는데
이번에는 여행으로 한 달
그리고 책 읽고 글 쓰고 운동하며 한 달
나름 루틴을 지키며 살다 보니
확실히 쉬는 것의 이점을 잘 알게 되는 것 같다.
쉬는 것도 잘 쉬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9월에 마지막날이자 월요일이지만 백수의 루틴은 이어진다.
오늘도 05시 15분 기상하여 준비하고
체육관으로 향한다.
하늘이 맑은 것인지 불빛이 없는 것인지
최근 도심에서 이렇게 많은 밝은 별들을 본 적이 없는데
오랜만에 쏟아질 듯 멋진 별들이 새벽 찬공기를 가르며 인사를 한다.
여전히 같은 길 같은 느낌
세상이 아직 눈을 뜨기 전
고요한 세상이 적막하고 좋다.
너무도 많은 소음에 시달리는 삶을 살다 보니
때로는 이렇게 익숙하지 않은 조용함에 끌리나 보다.
5시 45분에 체육관에 도착했는데
오늘도 역시 아무도 없다.
루틴을 지키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7시 20분까지 열심히 땀을 흘리고
근육을 못살게 굴며 시간을 보낸 후
시원하게 씻고 귀가를 한다.
귀가하다 올려다본 아침 하늘은 여전히 맑고
눈부시게 푸르고 시리다.
이제는 긴 옷을 하나 가지고 다녀야겠다.
운동 오가는 길 기온이 차다.
운동하러 다니다가 감기 걸리겠다.
요즘 운세를 보내주는 어플이 많은 것 같다.
경기가 안 좋아지고 삶이 팍팍해지면
점 보러 많이 다닌다는데
그런 심리를 반영한 것인지
몇 개의 어플에서 푸시로 보낸 준다.
대체로 좋은 이야기뿐이라 기분은 나쁘지 않은데
이것도 보고 나면 신경 쓰이고 찝찝하다.
그럼에도 좋은 것만 생각하고 되도록 신경 쓰지 말아야겠다.
아메바를 등교시키고 박여사와 걷기로 했는데
빵도 살 겸 근처 신현리의 카페까지 걸어가 보기로 한다.
거리는 편도 5.4km
평소 걷는 거리를 생각하면 먼 거리가 아니었다.
몸은 가볍게 하고 선글라스만 챙겨서 나섰다.
역시나 아침공기 좋은 산아래 마을은 싱그러웠다.
발걸음 가볍게 언덕을 오르는데
도로 오른쪽은 너무 햇빛이라
왼쪽으로 건너가서 길을 따라 올랐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순조롭고 좋았다.
그런데....
거의 다 올라갔는데 길이 끊어진 것이 아닌가?
살짝 당황... 무단횡단을 잠시 생각했으나
위험해서 포기하고 1km 걸어 내려와
오르막 시작점으로 복귀
반대쪽으로 다시 출발....
예상보다 거의 2km를 더 걸어 1시 36분 만에 카페에 도착했다.
길이 없으면 없다고 표지판이라도 하나 붙여놓지.
도착하자마다 시원한 커피를 한잔 주문해서 마셨는데
꿀맛이 따로 없었다.
거의 한 번에 수분을 간절히 원하는 목으로 다 털어 넣고
땀을 좀 식히다가 빵을 사서 돌아왔다.
또 5km를 걷다 보면 다리 통증으로
오후에 생활이 불가능할듯하여
돌아오는 길에는 버스를 탔는데
바로 오는 버스가 없어 1km는 족히 더 걸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근처오는 버스가 있어서.
오후에는 씻고 책을 두권 읽고 글을 쓰고 있다.
해가지니 열어둔 창으로 서늘한 공기가 들어온다.
9월의 마지막 날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날씨다.
내일부터 퐁당퐁당 연휴를 연결하여 길게 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끄라톤이라는 놈이 발생해서 북상 중이라고 하는데
딱 연휴의 중간에 영향을 받게 될 것 같다.
부디 계획한 연휴가 태풍영향 없이 평화롭길 바라본다.
지난 한 달도 모두 정말 고생이 많았다.
이제 본격 가을과 겨울이다.
필요한 겨울준비를 해야 할 것이고
슬슬 한 해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이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늘 마무리가 중요하다.
위 사진의 글에서도 이야기한다.
돌아볼 줄 모르는 것의 단점을
마무리를 위해서는 꼭 잘 돌아봐야 한다.
물론 시작은 정말 중요하다.
시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아보니 시작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마무리이다.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시작의 의미도 퇴색될 수 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우리는 늘 큰 열정과 기대를 품는다.
새로운 프로젝트, 새로운 관계, 새로운 도전
모든 시작은 신선하고 흥미롭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치고, 초심을 잃고
목표를 잊어버리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마무리의 중요성을 되새겨야 한다.
마무리는 단순히 끝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시작한 일을 완성하고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마무리를 잘한다는 것은 우리가 그 일을 통해
무언가 이루었으며 성장하고 발전했음을 의미한다
책 한 권을 읽는 것도 비슷하다.
책을 처음 펼칠 때의 설렘과 기대는 매우 크다.
하지만 중간에 흥미를 잃고 책을 덮어버린다면
우리는 그 책이 주는 전체적인 메시지와 교훈을 놓치게 된다.
끝까지 읽어야만 그 책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
비슷하게 끝에 가봐야 의미를 뜻을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마라톤도 달리기도 결승선을 통과할 때 느끼는 것이 있다.
중간에 포기한다면 한계를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기쁨을 맛볼 수 없다.
그렇기에 항상 마무리의 중요성을 기억해야 한다.
시작이 반이라면, 마무리는 그 반을 완성하는 것이다.
시작과 마무리가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무엇인가를 완성할 수 있다.
내일은 임시공휴일이다.
경제가 어려운데 임시공휴일이 효과가 있을까?
뭐 일단 정부의 선의를 믿어보도록 하자.
부디 꿀 같은 주중 휴일을 푹 쉴 수 있길 바란다.
국군의 날 행사가 있다니 가까운 면 한번 가봐도 좋을 것 같다.
여유 있고 편안함 속에
새로운 달을 시작하고
좋은 시작을 하길 빈다.
모두의 10월을 응원하며
모두의 새로운 한 달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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