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10월 2일, 백수생활 74일째, 탄천 산책과 칼제비 그리고 어떻게 살것인가?

by SSODANIST 2024. 10. 2.
728x90
반응형

이미지_한겨레 신문

매일 반복되지만 

그렇다고 결코 지루하지 않은

무언지 모르지만 꽉 차있는 듯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날씨는 추워지고 있고 얇은 점퍼 없이는

외출하는 것이 걱정될 정도로 쌀쌀해졌다.

평소 몸에 열이 넘치는 아메바가

등굣길 겉옷을 달라고 하는 걸 보면 가을은 가을이다.

 

단조로운 듯 꼭 그렇지 만도 않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새벽에 잠이 들었지만 일찍 일어나서 오전 산책을 나섰다.

 

오늘 집을 나서며 처음 올려다본 하늘은 

구름도 한점 없이 정말 푸른색 그 자체였다.

물론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구름이 좀 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처음 마주한 그 파란색이 너무 맑았다.

 

코스를 정하지도 않았고

가고 싶은 장소도 없었다.

그냥 하늘 높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이 날씨를 즐기려

발길이 가는 곳으로 몸이 따라가고 있었다.

얇은 바람막이를 입었는데

그늘로 가니 서늘한 기분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 바람맞으며 정해진 방향 없이

집에서 나와 처음 바라본 쪽으로 

직진 본능을 발휘해 걸어 나갔다. 

 

잠시 걷다 보니 분당 구청에 도착했다.

가을 운동회라도 하는지

구청 잔디마당 한가득 그늘막이 쳐 저 있고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새마을지도자 한마음 수련대회라고 쓰여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하나도 안 보이고 어르신들만 있는데

새마을 지도자는 무슨 일을 하는 단체이며

어떤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고

얼마나 국가 예산을 지원받는지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새마을 운동을 이끌어가는 봉사자라고 하는데..

새마을운동은 박통 때인 1970년 진행되었던 농촌계몽운동인데

도시화가 거의 진행된 그것도 분당 한가운데서

새마을 운동 지도자 연수라니....

그냥 여당에서 표밭관리 하는 용도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런 목적도 이유도 불분명한 단체 지원으로 얼마가 쓰일지 궁금하다.

누가 그랬다.

나라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놈이 많다고

딱 그런 생각이 드는 오전이라 

별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렇게 구청을 거쳐 분당교를 건너서 방향을 탄천 쪽으로 틀었다.

 

탄천은 정말 조성이 잘되어진 하천이다.

용인에서 발원하여 성남을 거쳐 

강남의 상섬동과 송파 잠실을 거쳐 한강으로 이어지는 

이 35km의 하천은 경관도 수려하고 물도 깨끗하고

자전거도로 도보 산책로가 정말 잘 가꾸어져 있다.

특히나 가을의 입구에서 걸어본 탄천은 감탄이었다.

 

한참 걷다 보니 가마우지가 많이 보이던데

저들이 터를 잡으면 물고기 씨가 마를 텐데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주변 경관을 감사하며 걷다가

신기교 근처의 돌다리를 건넜다.

갑자기 배가 고파왔다.

역시 입맛 없을 때는 운동이 최고다.

이전에는 3~4km만 걸어도 허리에 통증이 와서

안 그래도 힘든데 통증도 함께 참아야 하는 이중고가 있었는데

운동을 한이 후로 등과 척추가 건강해지고 있어

이제는 10km를 걸어도 문제없다.

다만 배고픈 것은 어쩔 수 없다.

분명 나오기 전에 계란을 몇 개 먹고 나왔는데

그새 소화가 다된 것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식당으로 향한다.

바로 돌고래 상가 안에 있는 돌고래 손칼국수이다.

https://place.map.kakao.com/27299101

 

돌고래손칼국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내정로174번길 42 상가 지하 162호 (수내동 53)

place.map.kakao.com

 

상호는 칼국수이지만

나는 수제비가 더욱 마음에 든다.

메뉴는 단 3가지이다.

섞어서(칼국수+수제비)

칼국수만

수제비만

가격은 9,000원으로 아직은 착한 편인데

양이 좀 작다. 가격을 좀 올리고 양을 푸짐히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겉절이가 입맛을 돋운다.

돌고래 시장에는 칼국수 말고도 먹을 것 볼 것이 많다.

전통과 재래시장이 쇠퇴기를 걷고 있는 요즘

정말 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모범적인 정통 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다시 또 집으로 걷는다.

다행히 먹은 칼제비가 모두 소화될 거리는 아니라 다행이다.

박여사는 필라테스로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니 잠이 쏟아진다.

정말 나이를 먹은 것인지 움직이면 반드시 보상을 줘야 한다.

그 단잠이 정말 꿀잠이다.

오전 산책지 고는 좀 오래 걸었지만 기분 좋은 피로함이다.

 

오후가 되니 정말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로 변했다.

그 많던 구름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올려다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하늘이다.

연휴에 많은 사람들이 여유 있게 이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분 좋은 생각들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오후에는 다시 책을 한 권 시작했다.

주역에 관한 책인데 이번에는 읽을만하다.

몇 번을 시도했지만 결국 포기했던 책이었는데

왜 어려웠고 왜 포기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일본 주역의 대가 중 한 명인데

주역을 큰 산이라고 한다면 산입구까지 가는데

10년이 걸렸다고 하는 걸 보면 정말 어려운 책인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쉽게 읽히지가 않았던 것이다.

이래서 책이 좋다. 

저자가 10년에 걸쳐 배운 노하우와 그 결실을

단 한 권의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지 않은가?

책은 정말 생각 확장에 최적화된 도구다.

 

그렇게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아메바를 픽업하러 나간다.

오늘도 신기할 정도록 많은 별들이 보인다.

깜깜한밤도 아닌데...

예전 티베트와 몽골에서 봤었던 쏟아지는 별들은 아니지만

지금도 충분히 반짝이고 있다.

도시에서 이 정도 보는 것만도 다행이고 행복이다.

 

내일은 또 휴일이다.

난 두 달이 넘게  쉬고 있으니 별 감각이 없는데

직장인들은 리듬이 깨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하루 쉬며 에너지 충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몸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졌을 때

꿈을 꾸고 그 꿈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시작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

지금이라도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자신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어떻게 행복해질 것인가?

남에게는 잘 물어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언제 했던가 돌아보라.

가장 중요한 질문은 스스로에게 하고

그 답도 스스로 구하는 것이다.

그러며 우리는 성장해하고 어른이 된다.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 많았다.

즐거울 그리고 행복할 인생을 응원한다.

그리고 모든 어려움 앞의 그대들의 건투를 빈다.

휴일 편안하기길...

728x90
반응형